[제10장 상상력의 미학적 형상화] 1. 상상력, 그 시적 교감과 희열 2.상상력, 사물에 대한 정신의 옷 입히기

2018. 9. 27. 13:41☎시작법논리와전략☎

728x90

 

 

 

1. 상상력, 그 시적 교감과 희열

 

  우주에 존재하는 인간과 만물 등 모든 존재는 서로 우주의 모든 소성(素性)이 잠재되어 있고, 서로 기쁨의 대상으로 창조되었다고 한다. 가령 한 송이의 꽃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도 그 꽃이 지닌 바의 형상이나 속성, 향기등의 원형이 관조자 자신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바, 그 주체자(시인)와 대상(꽃) 사이의 그 상호 교감을 통하여 합치되는 미적 체험의 일치점에서 비로서 희열이 속구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인간은 만물을 통하여 기쁨과 아름다움의 조화를 얻으려는 가치추구욕을 지닌다. 따라서 여기에서부터 존재와 인식에 대한 특별한 사고가 요구되는 예술 활동은 시작되고, 천태만상의 조화의 미가 탄생, 전개된다.

  철학은 이성에 호소하지만, 문학은 상상에 호소한다. 바로 상상력이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 지성의 창조적인 능력, 정서와 지성, 때로는 감각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체험적 요소들을 종합하고 조직해서 새로운 초월적 가치를 창조하는 능력이다.

  한마디로 상상력이란 무관해 보이는 사물들 간에 유사성을 발견해 내는 능력이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내 마음은 풀잎이요, 내 마음은 휴대폰이요, 내 마음은 구름이 될 수가 있어 기쁨과 희열을 얻을 수가 있다.

  상상력의 자양분은 평서 독서를 통한 사색과 사유가 그 원천에 있다. 나아가 시인이 상상력을 발달시키는 한 가지 방법은 마치 마술사가 무의식적으로 늘 동전을 만지작거리면서 오른손을 가만두지 않듯이 늘 연상의 언어를 만지작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2. 상상력, 사물에 대한 정신의 옷 입히기

 

  시(문학)가 정신적 창조물로서 예술일 수 있는 단초는 '대상(사물)에 대한 정신의 옷 입히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 정신을 옷을 입힌다는 말은 새로운 의미의 부여, 바로 상상력의 발동을 말함이다. 이른바 시에서의 상상력은 시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정신작용으로, 예술을 창조하는 힘이며 창조력, 창작력, 구상력을 각제 하는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바슬라르는 이 상상력이 '이미지가 가져다주는 혼의 울림'이라 하여 시인과 독자 사이를 교감하게 하는 다리로 보고 있다. 또 M. Bodkin은 상상력이 시인의 심리적 심층에서 자리 잡고 밖의 세계를 조직적으로 실서화시킨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공상'과 '상상력'은 다르다. 곧 공상'은 기계적인 것으로 헛된 것이나, 이에 반하여 상상력은 기계가 아닌 '생명이 있는 것', 살아서 성장하는 식물처럼 활동하는 유기체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 결국 이 말이 진닌 상상력이란 서로 관계가 없는 요소들까지도 하나의 유기적 전체, 상호 의존성으로 구성된 새롭게 생생된 통일체 속으로 융합시키고 종합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낱장인, 나를 주장할 수 없었어요

여러 겹이 되기 위해

하얗고 캄캄한 세상으로 들어가야 했어요

합류하지 못한 몇 장의 바깥은 밭고랑에 버려진다고 했어요

앞과 뒤가 겹쳐 하나로 뭉쳐지고

온전한 이름을 얻었어요

누군가 굴러갈 수 있을 때까지 참으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동그라미는 제가 골몰한 인생이에요

마경덕 <양배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