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보약이다...사패, 도봉산 6개능선 나홀로 산행

2021. 3. 18. 15:33☎청파산행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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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시 : 2004년 3월 20일(일요일)

◑ 산 행 지 : 사패산 도봉산(6개 능선)

◑ 산행코스 : 사패산 사패능선, 포대능선, 도봉주능선, 오봉능선, 우이능선, 보문능선, 도봉매

표 소

◑ 산행시간 : 6시간 반

 

한 달에 한 번 쉬는 학원 휴무일이 산행 떠날 생각을 하니, 마냥 설렌다. 이번엔 어느 산으로 갈까. 고민 하며 주섬주섬 배낭을 챙긴다. 이를 본 작은 아들이 ‘아버지 내일은 어느 산에 가시려고요.’ 하고 묻는다. 왜 너 아버지 따라 산에 한번 가려고“ 하고 물으니 몇 일전 학교에서 다리를 삐끗해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이번 기회에 의정부 사패산에서 포대능선 (자운봉), 도봉 능선 (주봉), 오봉능선 (오봉), 우이능선, 보문 능선으로 이어지는 도봉산 6개 능선 종주나 한번 해보자 맘먹고 3월 14일 (토) 집을 나선다. 부평역에서 의정부까지는 전철로 1시간 40분여 걸린다. 그런데 7시 10분이니 너무 일찍 나왔다.

 

에라 모르겠다. 먼 거리 가는 동안 설친 잠이라도 자려 눈을 붙여보지만, 고물딱지 전동열차 칸과 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문 여닫는 소리가, 6.25 한국전쟁때 포탄떨어지는 소리 방불케 계속 쾅쾅 거린다. 그바람에 잠자기는 아예 글렀다. 회룡역에 하차하니 8:45분이 지나고 있다.

 

회룡사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들머리 찾기가 혼돈된다. 그래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는데, 마침 몇 명의 등산객이 보인다. 그런데 이 분들은 정상 등산로가 아닌 개천으로 간다. 내가 보기에 그분들이 알바하는것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 그 일행들을 따라 간다. 회룡사 매표소에 도착하니 9시 10분이다. 입산료를 지불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우이령을 경계로 북한산 북동쪽에 있는 도봉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일찍이 경기의 금강으로 불리어왔다. 최고봉인 자운봉(740m)을 중심으로 만장, 선인봉등의 암봉이 걸출하다. 자운봉 북으로 포대능선, 남서쪽으로 주봉, 관음봉 오봉으로 이어지며, 운도봉계곡, 용어천계곡, 오봉계곡, 송추계곡등 수려한 계곡과 함께 절경을 이룬다. 최근에는 그동안 출입통제지역으로 입산이 금지되었던 송추계곡이 개방되어 등산코스가 더욱 다양화 됐다.

 

안내판 지나 조금 더가니 회룡사다. 잠시 경내 사진 몇 컷 찍는 사이, 앞서가던 젊은이들이 보이질 않는다. 토요일 이른 시간이라 회룡사 경내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저 만큼 거리에서 송아지 만한 멍멍이 3마리가 짖어대며,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는 눈초리로 달려와 ,나를 포위하고 냄새를 맡으며, 마치 나를 죄인 다루듯 훅훅 냄새를 맡으며 겁을 준다. 그러다 보니 없는 죄도 있는것처럼 겁이난다.

 

야 이놈들아 너희들 사람 잘못봤어. 네놈들 보다 훨씬 더 덩치 크고 무서운 새파트도, 내가 휘파람을 불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데, 너깐것들이 어딜 감히 도사님 앞에 달려들다니, 하는짓이 괘씸하다. ‘그래 어디 물어봐라.’ 하며 엉덩이를 돌려 놈들의 주둥이에 드리대고 엉덩이를 고추세우니 그렇게 당당하던 놈들이 하나같이 꿀먹은 벙어리처럼 “유구무언”이다. ㅋㅋㅋ

 

그러더니 나중엔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뒤로 물러선다. 기회를 주지않고 바로 돌아서 놈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러자 이놈들 세놈이 너나 할 것 없이 체면이고 뭐고 다 팽개쳐 버렸는지, 서로 대가리를 들이밀며 저 먼저 쓰다듬어 달라고 머리를 드리댄다. ㅋㅋㅋ 서슬 퍼렇게 달려들던 놈들을 물리치고 나니, 어깨가 으쓱해진다. ‘야 이놈아 앞으로 조심해.’ 하고 타이르며, 서둘러 회룡사 일주문을 나선다.

 

그러자 이놈들 어랍쇼. 내가 배웅해 달란 말도 하지 않았는데 셋이 쭐렁쭐렁 다리목까지 나와 배웅을 한다. 아마 저 놈들이 지들끼리 나를 평가했나보다. ‘저 인간 참 웃긴다. 키는 짜리 몽땅 해 가지고 겁을 줘도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셋을 단체로 기도 펴지 못하게 했으니 대단한 놈인 것 같다.’고 느낀 것 같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훗일을 걱정을 하는 것 같다. 만약 주지스님이 제놈들 꼬락서니 보셨으면, ‘에이 이 식충이들아 사찰에 함부로 들어오는 사람 지키라 했더니, 세놈 모두 꼬리 내리고 배웅까지 했다고 질책 하시면 어떡하지.’ 하며 걱정스런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보니 우습기도 하고 안되 보인다. 이럴줄 알았으면 배낭에서 빵이라도 꺼내 나누어 주고 올걸......,

 

등산로 우측 회령 계곡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정성으로 쌓은 크고 작은 소 원탑 수백 개가 즐비하다. 스쳐 지나는 길에 나도 소원탑에 돌 하나 언고, 갈길을 간다. 이어지는 등산로는 철계단과 너덜겅인데, 예상 보다 힘이 덜 든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다. 곧이어 가파르게 이어지는 된 비알 언덕을 올라서니, 우측으로 사패산 0.6km 좌측으로 포대능선 입구 1.6킬로이다.

 

나는 여기서 사패산 정상(552m)에 올랐다, 다시 뒈 돌아 내려와 포대능선을 탈것이다. 그런데 이날따라 박무가 자욱하고 깨스 현상까지 있다. 그런데다 햇볕이 역광으로 쏟아져 내린다. 사진찍기가 쉽지가 않다.

 

그동안 나는 나는 수도 없이 북한산, 도봉산 산행을 했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도봉산, 북한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는, 사패산이 으뜸이다. 만약 오늘처럼 박무 현상만 아니었으면 “일망무제”로 멀리 소요산, 감악산 까지 조망할 수 있으며, 불암산, 수락산 북한산 포대능선(자운봉 만 장대 신선대) 오봉, 여 성봉 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 여러 장의 사진을 찍지만, 가스로 인해 사진이 영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모두 삭제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을 시발로 남으로 내려오다 원산 아래 추가령 지구에서 하나의 정맥을 떨어낸다. 이것이 한북정맥이다. 한북정맥은 내려오면서 백암산 적근산 대성산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운악산을 이루고 도봉산을 이루기 전 사패산으로 솟아올랐다. 사패산은 동쪽 수락산을 남쪽으로 도봉산을 끼고 안골 계곡과 고찰 회룡서를 안고 도는 회령계곡 등 수려한 자연휴식 공간들이 숲과 어우러진 산이다.

 

사패산은 조선시대 선조의 여섯째 정휘옹주가 유정량에게 시집올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회령계곡, 안골계곡, 송추계곡, 원각사 계곡을 통해서 사패산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사패능선 포대능선을 통해 도봉산 자운봉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이때다. 내가 지난 3월 14일 한국의 산하 가족 만남 산행 때 달았던, 한국의 산하 명찰을 보고 등산객 두 분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자신들은 의정부에 살고 있다며 (이종식 유명호) 한국의 산하에서 산행기를 읽으며 반갑다는 인사를 한다. 앞으로 한국의 산하 명찰을 달고 산행할 때면 행동거지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포대능선은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해발 739미터)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이다. 그런데 능선 중간에 대공포진지인 포대가 있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능선길이는 약 1.2km 정도이며 이 능선을 타고 북쪽으로는 사패산, 정상으로 가면서 원도봉계곡, 회령계곡, 범골, 안골, 송추 원각사 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으며, 남쪽으로는 도봉 주능선을 따라 도봉계곡, 오봉능선으로 산행할 수 있으며 우이암 능선을 통해 우이동 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다.

 

북한산(北漢山)의 우이령(牛耳領) 그 동북편에 우뚝 솟은 자운봉(紫雲峰 표고 740m) 만장봉(萬丈奉 708m) 선인 봉 (仙人峰 표고 708m)일대를 도봉산 (道峰山)이라 하며 이봉우리 일대는 산세가 웅대, 험준하나 그 형상이 준수하고 기품이 있어 특출한 경관을 이룬다.

 

사패산에서 내려와 이어지는 포대능선 가는길이다. 이 구간은 가파르게 솟아오른 암릉 코스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회를 한다. 그러나 나는 우회하지 않고 장갑도 없이, 릿지를 해서 암릉구간을 오르 내리다 보니 손톱 밑에 피가 난다. 선, 만, 자 신선봉에 이르기까지 코스는가 다 암릉구간이다. 더 이상은 암릉을 타지 않고 위회 하며 간다.

 

새벽 일찍 출발하느라 아침을 뜨는 둥 마는 둥, 시원치않게 먹고 왔더니 뱃속에서 쪼르륵 소리가 난다. 어쩔 수 없이 신선봉 채 못 미쳐 소나무 아래, 나홀로 “혼밥” 점심을 먹고 다시 갈길을 간다. 그런데 이때다. 등산객들이 산에 버린 쓰레기를 주워 뫃은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부끄럽다. 내 경우는 산행을 하던 무엇을 하던, 평생을 휴지한장 껍 껍데기 하나 버리지 않고 살았다.

 

무식한 사람들 소리가 절로 난다. 자기가 산에 와서 발생한 쓰레기를 왜, 가져가지 않고 산하에 버린단 말인가. 그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무슨 산행을 하는 것일까. 그런 인격자들이 집에선 자식들에게 바르게 살라고 훈계 할 것 생각하니, 누군지 모르지만 그들의 이중성에 토(吐)가 나오려 한다. 등산객 여러분 부탁 드립니다. 제발 산에서 내가 발생시킨 쓰레기는 배낭에 넣어가 주십시오.

 

그 사이 오봉에 도착했다. 그런데 저 아래 멀리 원통사가 보인다. 일전에 우이능선에서 본 그 사찰이다. 호기심이 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원통사로 가는 길이 있냐고 물으니, 그분들이 말한다. 로프타고 내려가기 전에 맨몸으론 절대 불가라고. 어쩔 수 없이 오봉 약수터로 오는데 희미하게 비지정 등산로가 보인다. 호기심 그길을 따라 내려선다. 그런데 어! 이상하다. 가도가도 등산로는 없고 원시림처럼 우거진 잡목숲에 갇히고 말았다.

 

내가 모험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내 딴엔 고즈넉한 길을 선택한 것인데 결국 퇴로가 없는 미로에 갇히고 말았다. 도대체 이노릇을 어쩐단 말인가. 고개를 들어 까마득히 올려다 보니, 좌측으로 백운대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오봉이 보인다. 아찔하다. 순간적으로 더 이상 이대로 가는 것은 불가하다. 해는 벌써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했다.

 

당황하니 온폼에 땀이 흥건하다. 여차하다간 조난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안되겠다. 힘이 들더라도 다시 내려온길을 거슬러 올라가자. 마음이 불안하니 온몸에 땀이 비오듯 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 와중에도 지쳐 늘어진 자화상 사진을 찍어둔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이곳은 군사작전 지역이 되어 등산로를 폐쇄했다는 푯말이 보인다.

 

앗뿔사 내려갈 때 이 푯말을 보지 못했다. 그바람에 위험 지역으로 내려간 것이다. 분명히 알바다. 서둘러 내려왔던 길을 따라 다시 오른다. 불행중 다행이다. 고생 끝에 오봉약수터에 다시 돌아왔다. 서둘러 샘물 한바가지 발길을 재촉하다 보니 우이능선 지나 보문 능선이다. 이후부터는 아는 길이라 안심이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진다. 안된다.

 

내가 만약 여기서 늘어지면 큰일이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어머니 젖먹던 힘을 빌려, 하산을 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받으니 뜻밖에 35년지기 절친 전우의 목소리다. ‘형님 산행 무사히 마치셨는지 안부 전화다.’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니 소진되었던 근력이 재충전이 된 듯 발걸음도 가볍다. 도봉매표소를 지나는 것으로 이날 산행을 모두 마친다.

 

전철을 타고 부평역에 도착하니 8시다. 그런데 마침 작은아들에게 전화가 온다. ‘아버지 어디 오셔요.’ 응 지금 막 부평역 했어. 했더니 네 아버지 부평역 그대로 계세요. 제가 차가지고 나갈께요. 그 바람에 편히 귀가해 온가족이 단란하게 모여 앉아, 족발 안주에 소주 한잔하니 그 맛이 꿀이더라. - The end -

 

 

도봉산

높이는 740.2m이며, 주봉(主峰)은 자운봉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일부로 산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절리(節理)와 풍화작용으로 벗겨진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다.

 

주봉인 자운봉(紫雲峰)에서 남쪽으로 만장봉(萬丈峰)·선인봉(仙人峰)이 있고, 서쪽으로 오봉(五峰)이 있으며, 우이령(牛耳嶺)을 경계로 북한산과 접하고 있다.

 

도봉동계곡·송추계곡(松楸溪谷)·망월사계곡(望月寺溪谷)을 비롯하여 천축사(天竺寺)·원통사(圓通寺)·망월사(望月寺)·관음암(觀音庵)·쌍룡사(雙龍寺)·회룡사(回龍寺) 등 많은 사찰이 있다. 그 밖에 조선 선조(宣祖)가 조광조(趙光祖)를 위하여 세웠다는 도봉서원(道峯書院)이 있다.

 

주요한 탐방코스는 사패산 코스, 망월사∼포대능선∼회룡 코스, 오봉코스 등이 있으며, 북한산 지역과 더불어 연간 500만 명의 탐방객이 찾는 공원으로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남쪽에는 우이령을 넘어 우이동에 이르는 도로가 있으나 1968년 청와대를 습격한 간첩침투사건으로 폐쇄되어 있다가 2009년부터 제한적으로 등산객에 대하여 제한적인 출입이 가능해졌으나,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도로의 건설을 요구하는 양주시와 원상보존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지역이다.

 

계곡의 수석이 아름다워 유원지로 개발되었고, 수락산(水落山)·불암산(佛巖山) 등과 함께 서울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될 뿐 아니라, 좋은 등산로가 되고 있다.

 

도봉산 동쪽에는 서울과 의정부간의 국도, 서쪽에는 구파발과 송추간의 지방도로, 북쪽에는 송추와 의정부간의 국도가 있다. 또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있는데 이는 2007년 12월 28일 개통되어, 착공 20년만에 127.5㎞ 완전 개통을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개통된 의정부 나들목과 송추 나들목 구간이 국립공원 지역에 속한 사패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만들어지게 되면서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운동이 활발하였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