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4. 11:23ㆍ☎청파산행과여행기☎
제2회 “한국의 산하” 가족... 경남 거창 의상봉 1046m 산행
◉ 산 행 지 : 경남 거창 우두산 의상봉 (1046m)
◉ 산행일시 : 2004년 5월 2일 일요일
◉ 산행코스 : 고견사 주차장 = 견암폭포 = 삼거리(이정표) = 헬기장 =우두산 (의상봉)정 상 = 고견 사 =주차장 =수월산
장(뒷풀이장소)
◉ 산행인원 : 산하가족 70여명
◉ 산행시간 : 4시간
2004년 5월2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한국의 산하 남도산하 가족 모임의 날이다. 그런데 전날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고 퇴근해, 3시간여 토끼잠을 잔다. 잠을 자면서도 불안하다. 만약 늦잠을 자게되면, 산하 가족모임에 펑크날것이 걱징이다. 그 바람에 2개의 자명종을 맞춰놓고 따르릉 알람 소리에, 마치 현역시절 5분대 기조 출동하듯 일어난다.
급하다. 급해, 서둘러 어제밤에 챙겨놓은 걸망을 지고 새벽 4시 반 집을 나선다. 부평역에서 첫 차가 5시 40분 출이다. 무려 1시간여 시간이 남아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잠을 더 잘걸......, 하지만 원래 생겨먹은 태생이 미리미리 스타일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찌감치 개찰구를 나와 서성이는데, 어~ 저쪽 10m지점에 꼭두 새벽에 한국의 산하 명찰을 단 사람이 줄렁줄렁 내 앞으로 다가 온다.
이상하다. 상대방도 내 한국의산하 패찰을 뚫어지라 보며 다가온다. 초면이지만 일단 인사를 나누고서야 운해님인줄 알았다. 운해님은 집이 동암이다. 그런데 동암에서 백운역지나 45분이나 걸어 부평역으로 첫차를 타기 위해 왔다, 만난 것이다. 그렇치 않아도 나이든 사람이 주책없이 나서는 것 같아 꺼렸는데, 운해님을 만나 함께 가게되어 기분 띵호와다.
전철을 타고 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사당역이다. 그런데 그렇게 서둘렀는데도 약속시간 보다 10여분 늦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출구를 나서니, 한국의 산하운영자님과 관리자님, 1500산 김정길 아우님, 그리고 권경선 총무님, 주왕님, 김정목님들이 반가이 맞아준다.
많은 인원이 각처에서 보이다 보니, 나 보다 더 늦게 도착하는 분들도 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눈후, 7시 10분 출발이다. 출발과 함께 권경선 총무님의 사회로, 운영자 김경중님과 관리자 이남주님의 인사소개 말씀이 있는 후, 여러 회원님들이 앞에서부터 순서에 따라 소개가 이어진다.
서로 반가운 인사말과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산하 가족 40명을 태운 버스는 일요일이라 전용차선을 잘도 달려간다. 차창밖 하늘은 마치 가을 하늘을 연상하리 만큼, 선들 바람이 불어오고, 뭉게구름은 심심한지, 남으로 남으로 달리는 우리 차를 같은 속도로 따라 온다. 차안에선 오랜만에 만남으로 설레이는 회원님들의 담소가 이어지며, 때론 파안대소, 왁자지껄 하다.
나란 사람 원래 복이 지지리 없어서, 어린시절 소풍 몇 번 다녀본 것 이외, 맞이하는 여행길라 많이 낮설다. 하지만 기분은 좋다. 내성적 성격탓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나는, 휙휙 스쳐 지나치는 차창밖 풍경이 편안한 친구다.
달리는 차창밖으로 어릴적 고향에서 함께 뛰놀던 “죽마고우” 친구들도 함께 달린다. 그 시절 우린 함께 ‘하늘과 땅 사이를 밭 갈며 새농민’을 꿈꾸었었던 친구들이다. 그런데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친구들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촉촉하다.
숨가쁘게 달려온 차가 안성휴게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서 화성에서 오신 “빵과 버터님” 부부를 만난다. 나도 새벽드리 출발을 서두르느라 아침을 못했다.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으려 계산을 하는데 어느결에 같이 줄을 섰던, 김정목님께서 내 계산을 한다. 막무가내로 만류했지만, ‘선배님께 곡 식사대접 하고 싶다.’라고 하니, 지나친 사양도 결례일 것 같아 감사의 마음으로 꿀맛 나는 아침을 때운다. (김정목님 고맙습니다)
식사를 하고 다시 남도를 향해 달려간다. 그런데 이때다. ‘1500산 김정길님과 고석수님께서’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산들에 대한 소개를 하는데, 차창밖 산풍경은 내다 보지도 않고 반대로 돌아서서, 왼쪽 오른쪽을 가르치며 이 산은 무슨 산이고, 그 다음 산은 무슨 산이고 하며 지난 시절 국민교육헌장 읽어내리듯 술술 읊어낸다.
1500 산님의 설명을 넋놓은채 들으며 생각한다. ‘아니 저 사람은 이 길을 얼마나 수도 없이 지나 다녔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음 산을 나열하며, 설명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저사람 혹시 전직 ‘산신령이나 도사’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산신령, 도사는 아니었어도 기인 같은 생각이 든다. (1500산 김정길 아우님 미안합니다.)
더 웃기는 것은 비슬산을 지날 무렵이다. 왼 쪽에 보이는 미인봉을 소개하며, 자신은 여러 미인은 상대해 보지 않아 모르겠는데, 보는 사람 따라 미인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라고 입담을 푼다. 그러면서 그 미인봉 옆에 있는 산이 “숙성산” 인데 여자가 미인이 되려면, 적당히 숙성이 되어야 여성미가 난다고 소개를 한다.
그 바람에 차에탄 사람들 다함께 파안대소를 하며 웃는가운데, 우리를 싫은 차량이 서울에서 출발한지 4시간 20분을 달려 비슬산 고견사 주차장에 들어선다. 주차장에는 벌써 미리와서 기다리던 남녁 산하 가족들이, 서울에서 온 가족들을 반가이 맞이 한다. 그 정겨운 모습이 왁자지껄 한데, 대부분의 회원들 하나같이 디카를 들고 있다. 예측한다. 오늘의 한국의 산하 가족 의상봉 산행, 그 뒷 이야기 산행기가 기대가 된다.
산행 출발전 남녘에서 산하 가족모임을 앞장서 주선해주신, 이두영(새한솔산악회) 회장님, 그리고 한국의 산하 김성중 운영자님의 인사 말씀을 듣고 출발이다. 산행길은 들머리 초입부터 너덜겅 지대로 이어진다. 그 길을 따라 70여명의 산하 가족들이 늘어선 모습이 장렬하다. 맨 뒤에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걸작 산행기를 쓰는, 진맹익이 후미를 본다.
울퉁불퉁, 삐뚤삐뚤 이어지는 스릴넘치는 암릉길을 지난다. 어디쯤 올랐을까, 가던길을 멈추고 마장재 이정목이 있는 넓은 공터에서 6~70여명의 가족들이 점심을 먹는다. 이때 시간이 오후 1시를 지나고 있다. 그런데 통영에서 참가하신 이수영님 부부는 통도 크다. 그 많은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감성돔회를 스치로폼 상자에 얼음을 깔고, 준비해 오셨다.
그 바람에 해발 1,000여m 산상(山上)에서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정오 만찬이 열렸다. (이수영 아우님께 감사를 드린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무거운 감성돔 회, 박스를 한국의산하 재무인 주왕님께서 운반을 자청해 메고 올라오셨다. 젊은분이 일요일이면 할 일도 많을텐데, 거의 매주 산행을 하며 꼬박 산행기도 쓰고, 오늘같은 날도 궂은일을 도맡아 봉사를 하신다. 주왕님의 그 정신과 산 우정에 감사를 드린다.
식사를 마치고 이어진 산행은 지나온 코스보다 더 험준한 암릉 코스로 이어지는데, 문제는 하필이면 이날따라 잔뜩 찌프린 날씨가 이어지더니, 약간의 이슬비까지 내려 암릉코스 위험을 동반해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행들이 전국에 내노라 하는 산꾼들이라, 곡예사가 외줄타기를 하는것처럼, 조심조심 암릉을 넘고 넘은 끝에 오후 2시 우두산 의상봉(1,046m)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다 보니, 일부 회원님들은 벌써 정상찍고, 하산하는 이들도 있다. 서둘러 남은 일행들끼리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이다. 그런데 어디쯤일까. 우리나라 국립공원이 5월 15일까지 산불금지를 위해 입산금지를 했는데, 하산길 옆, 이름모를 좌불상 좌대 아래 지키는 사람도 없는데 촛불이 몇 개나 켜있다.
설치한 불자들 보기엔 안전할 것 같아 촛불을 켠 것 같다. 그러나 만약 바람에 낙엽이라도 날아와 불이 붙으면 그 책임은 누가 질것인가. 부질없는 불자들의 무지한 정성이, 아름다운 금수강산 산하를 불태우게 될 것 같아 촛불을 끄고 싶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의 눈길이 어떨지 몰라 그냥 지나친다. 나무관세음보살......,
기암절경 우두산 산행을 마치고 고견사 주차장에 원점회귀 하니, 3시 20분이다. 일행 전원은 다시 뒤풀이 장소 “수월산장”으로 이동해, 2시간여 기쁘고 즐거운 뒤풀이 행사를 마치고, 서둘러 아쉬운 작별을 하기전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 6섯시다 서둘러 단체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산하에서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친형제 처엄 산 우정을 나눈 이수영 아우가 있다. 그런데 처음만나 겨우 몇 시간 산행을 하고, 다시 이별이다. 헤어지기 그러다 보니 수십년지기의 작별처럼 헤어지기 섭섭해 코끝이 찡하다.
이날 의상봉 산행에 참여해주신 회원여러분, 그리고 이번 산행행사를 위해 물심양면 수고하여 주신 남녘 산하 가족 여러분, 한국의 산하 운영자 김성중님, 관리자 이남주님, 그 외 집행부 여러분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ND-
경남 거창 의상봉(1046m)
우두산은 별유산, 의상봉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의상봉(義湘峰 1,046m)은 우두산(牛頭山)의 아홉 봉우리 중의 하나일 뿐이다. 우두산은 일본 개국신화와 관련된 전설의 산이며, 의상봉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과거세와 현세에서 참선(參禪)한 곳이라는 뜻에서 의상대사 이름을 빌려 산 이름으로 삼았으며, 속세를 떠나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 할 만큼 경치가 빼어 난 돌부리 산이다.
정상에서 맨먼저 눈에 띄는 봉우리는 가야산이다. 그 맥에 닿아 있는 의상봉은 별유산의 한 봉우리에 불과하지만 골짜기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점하며, 정면의 암릉과 암봉모양이 이 산의 마루턱이라 부를 만하니 이 산을 의상봉 아닌 별유산(실제 별유산은 의상봉에서 동으로 4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솟아있다)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싶다.
비계산 (동남쪽), 북쪽으로 수덕산, 서북서쪽으로 덕유산-남덕유능선, 기백-금원산능선, 황석-거망산 능선이 보인다. 우두산은 지도상에 별유산으로 되었으나 최근의 개념도에 우두산이라 나와 있고 거창군청 홈페이지 안내와 우두산 정상표지석과 의상봉 표지석에 우두산이라 최근에 바뀌었다. 우두산은 산세의 수려하기가 덕유산, 기백산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의상대사가 참선하던 곳으로 알려진 의상봉, 처녀봉, 장군봉(953m), 바리봉, 비계산 등 빼어난 산세를 자랑한다.
우두산(별유산) 아래에는 고견사와 고견사폭포, 쌀굴 등이 있어 볼거리가 많다. 고견사의 세가지 구경거리로 높이 80m 되는 가정산 폭포, 최치원 선생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의상대사가 쌀을 얻었다는 쌀굴 등이 있다. 고견사는 견암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절로 덕유산 지봉의 해인터에 이어 거창의 두 번째 해인터이다. 절을 지을 때 쌓아 올렸던 신라 때의 석축이 눈에 들고 고운 선생이 심었다 하는 은행나무와 만든 때가 새겨진 범종과 석불 의상대사가 수도할 때 두 사람분의 쌀이 나왔다 하는 쌀굴과 십이지신상석이 있다.
산행과 더불어 역사와 경관을 맛볼 수 있다. 별유산 정상 남쪽턱밑 억새밭께에서 만나는 별유샘도 꼭 들러가야 할 코스중에 하나이고 가조천의 첫 물길이 된다. 우두산 (별유산) 산행 후 가조 온천에서 온천으로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주말이면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고견사에서 등산로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대웅전 앞을 지나 요사채를 거쳐 나 있는 길은 계곡을 따라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대웅전 왼쪽 뒤로 나 있는 길은 능선으로 해서 바로 의상봉에 오르는 길이다. 고견사를 떠나 능선까지는 20분정도 소요된다.
능선에 이르면 길은 세 갈래로 갈라진다. 선자리에서 왼쪽은 장군봉과 바리봉으로 가는 길이며 오른쪽은 의상봉으로 가는 길이다. 능선에서 의상봉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암벽 등반의 기초를 익힌 사람이면 쉽게 오를 수 있으나, 겨울이나 우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능선에서 의상봉까지 가는 길은 의상봉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구간이라 철난간이 설치된 곳도 있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 의상봉 왼쪽 능선에서 계곡을 타고 고견사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상을 가고자 한다면 의상봉 왼쪽 능선에서 상봉으로 오를 수 있다. 능선에서 상봉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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