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호] 甲申(2004)年 새해 무의도 국사봉 호령곡산 우정산행

2021. 2. 19. 13:25☎청파산행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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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申年 새해 무의도 국사봉 호령곡산

 

1972년 전역후 하늘과 땅 사이를 밭갈며, 농촌에서 아들 딸 낳고 살자고 꾸었던 청운의 꿈을 접고, 이방인처럼 손 가방 하나 달랑 들고, 32세 늦은 나이에 서울에 취업을 했다. 그곳은 신당동에있는 활부 회사다. 나에 임무는 판매 사원들이 물건을 팔아 놓으면 수금을 하는 직책이다.

 

그렇게 시작된 낮설고 물설은 도심에서의 출발, 3개월여만에 나는 우수 사원이 되었다. 그 바람에 회사 사장께서 입사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 경리과장 자리를 시켰다. 그런데 이때 또 한편으로 종로 세운상가 점포에서 나를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갈등했다. 그러나 경리직 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대할 수 있는 판매사원이 되었다.

 

나는 생활의 신조가 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일을 시키던지, 늘 현실에 충실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그 내노라하는 세운상가 장사꾼들 동종 업계에서도, 나의 판매 수완은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장사란 것이 이윤을 남기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악의없는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된다. 돈 생각하면 그것은 과분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늘 장삿꾼 거짓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바람에 한편으로는 늘 마음속에 새로운 직업을 구상했다. 그러던중 내 집이있는 부평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15년여의 세운상가 생활을 접게 었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다. 어떤날은 불현 듯이 그때 세운상가에서의 생활과 인연들이 그리워 질때가 있다.

 

그 바람에 유별나게 더 절친했던 세 친구 부부들이, 2003123112일간의 송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장소는 무의도다. 생경스럽게 갑자기 결정한 일이라 민박집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하지만 기회는 다시 오는가 보다.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통화한 민박집에 마치 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드는 방이 있다고 해 인터넷 예약을 했다.

 

친구들과 오랜만의 만남이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앉고, 1231일 오후 4시 서울에서 세 집 부부가 만나 한 대의 차량에 탑승하고, 새로 건설된 신공항고속도로를 달려 무의도에 도착 하니 오후 5시다. 1시간만에 달려왔다. 우리 일행은 모두 무의도 여행이 처음이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달려와 전망좋은 곳에서 새해 일출을 볼 수 있다니......, 신기하다.

 

그런줄도 모르고 해마다 년말이면 일출을 보기위해 정동진으로, 속초로, 포항으로 많이도 돌아 다녔다. 여행을 하다보면 오고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고, 거기에 따르는 비용, 고생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인천의 무의도에서 새해 일출을 만나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좋다.

 

그 바람에 새벽 3시가 넘도록 세집 부부가 하하호호 웃으며, 무의도에서의 송년의 밤을 보냈다. 2004115시다. 행들은 아직 꿈나라 여행중이다. 서둘러 일행들을 들쑤석거려 잠을 깨워, 무의도 국사봉(230미터)와 호령곡산(245미터) 산행길에 나선다. 팬션 주인 아저씨 말씀에 따르면 산행을 잘하는 사람들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일러주신다.

 

이날 산행 대장은 나다. 아직 일출을 보려면 시간이 꽤 남았다. 헤드랜턴을 머리에 차고 국사봉을 오른다. 그런데 초행길이라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된다.’ 라고 길이 보이지 않으니 그냥 정상만 바라보고 등산로가 아닌곳을 치고 오른다. 그러다 보니 가시덤불 (일명 영감나무)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고통을 격으며 오른다.

 

새해 첫 날부터 대장을 잘못만나 일행들이 안해도 될 고생을 하며 오른다. 잠시 일행들은 쉬고 있으라고 정지 시켜놓고 나 혼자 등로를 찾는다. 그 모습을 보신 국사봉 산신령님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등로를 인도해주신다. 서둘러 일행들과 국사봉 정상 (230m)에 오르니 땀이 비오듯한다. 이때 시간이 7:30분이다. 일출을 보려면 아도 2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왠지 느낌에 새해 일출을 보기 쉽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왜냐면 일출이 떠오를 동쪽 하늘에 구름인지 뭔지, 회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것처럼 띠를 길게 느리워 가리고 있다. 거기다 박무현상까지 한 몫 거든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은 일출을 포기했는지 나만 남겨두고 호령곡산방향으로 먼저 간다.

 

그러나 일출을 기대하고 카메라를 들고있는 나는, 일출시간 7:50분까지 카메라 삼각대 다리를 버텨 놓고 손은 호호, 발은 동동 구르며 춘향이 먹은마음 일편단심으로 기다린다. 그러나 무정한 2004년 새해 일출은 나의 애타는 소망을 야박하게 외면한채, 구름 커텐으로 모습을 가리고 새해 일출을 숨기고 말았다.

 

안타깝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떠 오르지 않는 일출을 기다릴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일행들이 먼저 간길을 나홀로 구시렁 거리며 따라 가는데, 저 만큼 멀리 무의도의 명소 하나개 해수욕장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셋트도 보인다. 그러나 기대했던 일출을 만나지 못함으로 인한 서운함 때문인지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다 엇 저녁 벽녘 까지 마신 술 탓인지 목구멍이 칼칼하고, 컨디션도 별로다.

 

일행들을 국사봉과 호령곡산 갈림길 구름다리에서 만났다. 그런데 갑자기 일행들이 그만 하산 하자고 한다. 아니 지금 뭔말들을 하는겨? 내 사전에 새해 첫 산행부터 산행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행들을 어린애 달래듯 달랜다. 호령곡산 정상에 올랐다 하나개 해수욕 장으로 하산하며 서해 알프스를 보자고 하니 일행들도 두 말하지 않고 따른다

 

호령곡산은 인천시가 삼림욕장으로 개발해 등산로가 대부분 완만하다. 하지만 다리를 크게 다친적이 있는 아내가 걱정이다. 평소 같았으면 벌써 수 도 없이 아내에게 원망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일행들 덕택에 큰 무리없이 한결 마음 편안하게 오령곡산을 오른다.

 

그런데 이때다. 아내가 슬그머니 내 옆으로 오더니 말한다. 이정도 산행이면 자기도 주일날 교회 한주 쉬고, 내 산행길에 동행 하겠다고 마음을 연다. 그러면서 오늘은 웬일로 이렇게 느림보 산행으로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냐고 추켜 세운다. 아마 지난해 치악산 산행때 있었던 조난 사고가 기억에 남나보다. 그때일을 생각하니 또 아내에게 미안한 하다.

 

그 사이 호령곡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일행들과 간식을 먹는다. 그리고 하나개 해수욕장 방문으로 하산 코스다. 이곳은 서해의 알프스라 일컬을 정도로 풍경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이라고 안내판에 소개 되어있다. 먼발치로 진행방향을 굽어본다. ~! 역시 그럴만 하단 생각이 든다. 무수히 많은 섬들, 그리고 크고 작은 고깃배들이 구름에 달가듯 지나가는 풍경이 한폭의 그림같다.

 

그렇지만 옥에도 티가 있다200411일 무의도 하늘은 너무나 엉망진창, 먹구름이다. 중국발 황사까지 겹친 날씨다. 서해의 알프스란 이름이 무색하다. 동해나 남해 바다는 서해같이 오늘처럼 칙칙한 모습을 볼 수 없다. 아마 그래서 서해를 황해라 불렀나 보다. 서해는 바닷물도 황색이다. 안타깝다.

 

대망의 2004년 새해 일출을 보지 못하고 빈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2004년 새해 무의도 국사봉, 호령곡산 산행을 마치고 하나개 해수욕장 들러, 민박집에 도착 하니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마침 주인 아주머님께서 전날 우리가 과음 한 것을 짐작하시고, 시원한 조개국을 끓이고 파김치에, 순무김치 그리고 마을에서 키운 돼지 고기를 메뉴로 차려내신 가정식 백반이 꿀맛이다.

 

웬만해선 밥 한공기 이상 안먹는 내가, 공기밥을 추가로 먹는 모습을 보신 주인 아주머님께서말씀 하신다. 어쩌면 세집 부부가 이렇게 식사도 잘하고 다정 다감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고 하시며 당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하신다. 우리는 두 분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드리고, 다음 일정을 위해 부르를 자동차 시동을 걸어 달린다.

 

 

무의도는 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섬이다. 과거에는 배를 타야만 갈 수 있었으나, 2019년 무의대교가 개통되면서 차량 접근이 가능해졌다. 다만 다리 개통 이후 교통량이 10배 가까이 늘면서 2019년 7월 29일까지 주말과 공휴일 무의도 입도 차량을 900대로 제한한다. 무의도 주변에는 실미도, 소무의도 등의 섬이 있는데 연륙교가 연결되어 있어(광명항선착장에서 소무의도)도보로 10분~15분이면 소무의도에 갈 수 있다.

 

큰무리선착장에서 광명항까지는 무의도 마을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 소무의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무의바다누리길 8코스를 걸어야 한다.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소무의 인도교길'과 '명사의 해변길'을 따라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무의도에는 두개의 해수욕장이 유명하다. 하나개 해수욕장과 사유지인 실미해수욕장이다. 특히 실미해수욕장에서는 썰물 때 바닷길이 열려 실미도까지 걸어갈 수 있다. 또 하나개해수욕장에서는 호룡곡산, 국사봉 등의 등산까지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실미해수욕장

실미 해수욕장은 2km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해변 모래사장과 100여년씩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한 썰물 때에는 실미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의 갯벌에는 아직도 낙지가 집을 짓고 민챙이와 칠게, 고동이 살아숨쉬는 등 갯벌이 살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울창한 노송숲을 사이에 두고 산림욕장과 텐트야영장 등이 있다.

 

* 하나개 해수욕장

섬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의 하나개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차로는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모래가 깔린 갯벌 앞으로는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멀리 황해도 장산곶까지 보일 정도로 경관이 좋다. 바닷가에 원두막식으로 지은 방갈로에 숙소를 정하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과거 이 곳에서 촬영되어 인기리에 방영된 [천국의 계단] 세트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