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글쓰기는 진실함과 성실함에서 출발하라

2020. 2. 4. 17:11☎박동규교수문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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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글쓰기는 진실함과 성실함에서 출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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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진심함과 성실함에서 출발하라

 

  글쓰기의 이론과 실제를 풍부한 예문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이 독자들을 글쓰기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리라 믿는다.


  글쓰기는 자신을 속직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글을 슨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남에게 드러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남몰래 일기를 적어놓더라도 세월이 흘러 먼지가 덮인 자신의 일기장을 두적여보면 또 다른 재 자신이 그 속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늘 결국 자신을 드러내놓는 일이 글쓰기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글쓰기의 기본으로 먼저 진실함이라는 것을 든다. 중학교 대 처음으로 그 당시 학생들이 보던 인기 잡지에 시를 투고해서 입선이 되었다 나는 서점 구석에서 몰래 내 시가 실린 잡지를보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름을 느꼈다.

  며칠후 내 시가 실린 잡지가 우편으로 왔다. 그러나 웬일인지 부모님이나 형제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내 시가 활자화되어 잡지에 실렸다는 기쁨은 순간이었고, 서점에서 얼굴이 빨갛게 되던 부끄러움이 되살아났던 것이다. 한동안 이 부끄러움의 정체를 생각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대로 시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일을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다. 마음에 그늘이 있으면 글에 그늘이 지고, 마음에 환희가 있으면 글 역시 밝아진다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진실함이 첫째가는 기본 자세가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 글쓰기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글쓰기의 기본은 성실함이다. 이 성실함은, 나타내고자 하는 생각과 감정을 정확한 언어로 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 생각과 감정이 언어로 표출하는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한 아이가 자신은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친구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과외공부를 끝내고 밤늦게 집에 가면 꼭 "저녁 먹을래?" 하고 묻는다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처음에는 그 말뜻을 몰라 어리벙벙했지만 아이가 "배고프지"하고 묻는 것과는 너무 다르지 않느냐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친구들이 이 아이의 말뜻을 잘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저녁 먹을래?' 하는 말과 '배고프지?' 하는 말 사이에 저녁 차리기가 귀찮다는 느낌과 배고픔을 잘 이해해주는 따뜻함의 느낌이 갈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상의 의사전달에서조차 어휘 하나와 문장 한 줄에 따라 의미전달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글쓰기의 기본에서 출발하여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겠는가 하는 방법을 체계화해보고자 한 것이 이 책이 집필 의도이다.

  이 의도를 두 가지로 분류하여 체계를 만들었다. 첫째는 실제적 방법에 의한 그르기 개념의 실증이 그것이다. 어떻게 써야 한다는 이론적 체계나 어떤 유형의 글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쉽지 않다. 이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문장작법에서와는 달리 체험을 바탕으로 한 예증식 설명을 앞세웟다. 둘째로 이론적 체계를 그 다음에 두었다. 특히 논술문의 작성법에서는 예문의 저오학한 해독에 중점을 두었다. 좋은 예문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절반은 써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잇다. 예문을 제대로 소화만 할 수 있어도 자연스럽게 스스로 체계를 세워 글의 골격을 만드는 힘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필자가 얼마나 고심해서 예문을 찾아내었는가를 쉽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쓰기를 두려워 말라》는 《문학사상》에 1994년 2월부터 1995년 12월까지〈새로운 문장작법〉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것을 묶은 것이다. 누구나 처음엔 글쓰기를  두려워한다. 나도 글쓰기의 요령을 익히기 전까지는 글쓰기를 싫어했고 두려워했다. 이런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벗아나서 누구나 자신있게 글을 쓸 수 있도록 글쓰는 요령을 일깨우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 이 책을 완성했다. 바라건대 일제시대에 나온 이태준의 《문장강화》가 당시 문학을 공부하려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문장형태를 익히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면, 이책은 오늘의 젊은이들이 쉽고 간편하게 좋은 예문을 익어가며 문장을 다듬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나올 수 있게 도와준 〈문학사상사〉임홍빈 회장님께 감사 드리며, 이론과 예문 등을 열심히 정리해준 백승렬 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을 밑바탕으로 해서 좋은 문장을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분당 중앙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서재에서

  박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