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 17:28ㆍ☎시작법논리와전략☎
'시란 언어의 건축물이다'라고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말했다. 한편의 시는 시적 착상의 '중심이미지(perciding image)'로부터 전개, 발전하여 행과 연을 이루고 형상화된다. 그리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이미지들을 창조하여 언어 구조체를 형성해 나간다. 그리고 중심이미지의 시적 운행에서 주동적인 역활을 하는 것이 상상력이다. 그러니까 현실 체험, 혹은 대상에서 촉발된 착상 중심이미지를 토대로 시라는 건축물로 완성되기까지 그 힘은 연상이나 상상력에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와 상상이 주조를 이루는 시상 전개의 형상화는 시인의 개성, 취향, 그리고 소재에 따라 그야말로 다양한 방식과 논리가 적용될 수 잇다. 선경후정, 시간과 공간의 변화, 이미지 전개, 기승전결, 반복과 병치, 변증법, 순환적 방식, 수미상관의 논리 등 그야말로 다채롭다.
1. 선경후정(先景後情)의 논리
먼저 시상의 전개에서 고려할 사항이 선경후정(先景後情)의 놀리이다. 선경후정은 말 그대로 먼저 경치(자연)에 대해 보여주고, 그 뒤에 정서를 말하는 것을 의미하낟. 여기서 정서란 선경에 대한 작가 내면세계의 정서적 반응으로 남다른 느낌, 의미부여, 상상력, 통찰, 깨달음 등을 총칭한다. 말하자면 전자는 외면풍경이요 후자는 내면 풍경인 것이다. 여기에서의 외면풍경이란 ㅗ하자 밖의 묘사되는 대상, 시의 모티브를 이루는 경험적 현실이요. 냐면풍경은 시인이 감지한 느낌과 생각, 소재의 내면화, 의미부여가 되는 상상력 같은 것이다. 바로 시는 두 가지의 결합에서 얻어지는 것. 바람직한 시적 형상화는 바로 외면풍경과 내면풍경의 조화에서 이루어진다.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先景)
당신의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의 마음 (後情)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함민복 <만찬(晩餐) 전문
위 함민복의 <만찬(晩餐)>은 선경후정의 논리에 입각해 쓰여진 시이다. 전반부의 "혼자사는 게 안쓰럽다고 /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부분은 선경이요, 후반부의 "김치보다 먼저 익은 / 당신 마음 / 한 상"은 후정이다. 그리고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도 후정에 속하지만 전경화(前景化)에 해당된다.
선경후정(先景後情)의 논리에 의한 시 쓰기 방버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첫째, 보고 겪은 하나의 체험을 모티브로 어떻게 보여주기의 선경(先景)으로 제시할 것
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다.
둘째, 소재로부터 끌어낸 중심이미지를 구체적, 감각적 비유 등으로 어떻게 호기심 있
게 전개할 것인가를 고심해 본다.
셋째, 시의 중반부에서는 후정(後情)의 시상 전개로 시인 내면의 남다른 느낌, 의미부
여의 생각, 상상 등을 생동감 잇고, 입체적으로 전개한다.
넷째, 시의 후반부에서는 비약과 전환 등 후정을 더욱 심화시켜 전경화로 마무리 한다.
위에서 어느 부분까지가 선경(先景)의 단계이고 후정(後情)의 단계인지는 작품마다 다를 수 있다. 또 메시지 전달 방식, 형상화 장치에 다라 일정하지도 않다. 그러니까 체험적 모티브를 드러낼 때까지가 선경이고, 그 소재에 대한 깊은 반응으로 내면풍경을 들러낼 때는 후정(後情)이 되는 것이다. 후정에서의 시적 언어의 허용, 전경화로 소재에 대한 정신의 옷 입히기로 내면세계를 역동적으로 내용을 전개시켜야 하고, 비유를 쓴다거나 역설, 반어 등 텐션의 미학을 효과적으로 살ㄹ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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