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졸업에 부치는 편지 여보 정말 수고 많았어요

2009. 7. 22. 00:41☎청파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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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졸업에 부치는 편지 여보 정말 수고 많았어요
[사진] 도영이 할머니 졸업하던 날
윤도균 (ydk3953)
▲ 졸업식 행사장 진행 모습.
ⓒ 윤도균
그러니까 벌써 4년전 일이다 두 아들을 군에 보내놓은 아내가 한동안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무료하게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인가 모 방송국 텔레비젼 프로에서 출연자들이 어린시절 가정 형편으로 인하여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고생을 하며 살다 시집와 살면서 이제는 어느덧 자녀들도 성장을 시켜 다소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당신들 가슴에 평생 두고두고 남은것은 배우지 못한것에 대한 한이 남아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그 나이로는 머리가 굳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나이에 오직 배우고 싶은 그 불타는 욕망 하나를 가슴에 앉고 체면이나 챙피함 같은것은 생각지 않고 무작정 일성여자 중.고등학교에 입학 하여 늦깎기 공부를 하여 중.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60 ~ 70의 나이에 당당하게 어린 학생들과 나란히 수능을 보아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어 당신들이 평생 동안 가슴에 한을 맺고 살았던 배움의 성취를 이루어 가시면서

▲ 졸업생들이 시상을 받고 있는 모습.
ⓒ 윤도균
이제는 당당하게 제 2의 인생을 살아가시는 만학도 아줌마들의 이야기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날 따라 유달리 아내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방송을 보고 있는것을 발견 할 수 있어어요 사실은 저의 아내도 어린 시절 처가댁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해 어린 나이에 중학교 문턱에도 가보지를 못하고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어 아리게 살아 온 과거가 있었어요 그리고 보니 나의 마음에는 이날 따라 그런 아내의 모습이 왜 그렇게 안돼 보였는지요

그래 나는 그져 스쳐가는 말처럼 아내에게 당신도 한번 저 아줌마 덜 처럼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하고 아내에게 물으며 아내의 반응을 살피니 아내의 얼굴이 다소 쑥스러운듯 한 모습으로 그냥 맘 뿐이지요 내가 어떻게 살림을 놔 두고 학교에를 갈 수 있어요 하면서 체념을 하는듯한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아니 당신이 정말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요 하고 말을 전하고서 사무실에 출근 하여

▲ 고령자 할머니들의 영광된 수상 모습.
ⓒ 윤도균
인터넷에서 일성여자 중.고등학교에 대한 약도와 자료를 준비하여 다음날 아침 아내에게 내놓으며 여보 당신이 정말 공부를 하고 싶으면 다른것은 생각 하지말고 일단은 이 약도를 가지고 학교를 찿아가 입학에 따른 모든 절차에 대하여 알아보고 가능 하다면 아예 내친김에 입학원서까지 제출을 하고 오도록 해요 하며 얼마의 용돈을 아내의 손에 쥐어 주며 쑥스러워 하는 아내를 등 떠밀어 학교로 보냈어요

그런데 오전에 집을 나서 학교에를 간 아내가 오후 5시가 거의 다 되어 가는데도 아무 연락이 없고 오지를 않아 오히려 내가 더 궁금해 하고 있는데 5시가 조금지나 아내가 나의 사무실로 들어서며 상기된 얼굴에 홍조 띄우며 조금은 멋쩍은 웃음섞인 모습으로 여보 나 일성여자 중 학교에 입학을 하고 왔어요 하는것이었어요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나는 조금 늦은감은 있지만 정말 잘했어요 하지만 아마 당신이 늦깎기 공부를 하려면 생각이나 의욕 처럼 그렇게 쉽지많은 안을꺼야요

▲ 오재규(71) 할머니의 만학의 꿈 영광의 졸업식 고우신 모습.
ⓒ 윤도균
보통 정신이나 각오를 가지고는 결코 해내기 쉽지 않을꺼야요 그런줄 알고 대신에 당신 학교를 다니다가 힘이 들다고 중도 포기를 하면 절대로 안되요 만약 추호라도 그럴것이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아요 하고 아내에게 단단히 다짐을 받았어요 이렇게 시작된 아내의 늦깎기 중학교 생활은 보통 새벽 2 ~ 3 시를 넘기며 공부에 여념이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 마음이나 약속과는 달리 아내의 집안 살림은 자연적으로 다소 소홀하여 지기 시작을 하게되었고

나중에는 집안 살림은 물론 손자 아이 놀이방 등교까지 아예 내가 책임을 지고 도와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나는 어떤때 내 팔짜를 한탄을 하기도 했지요 6학년 3반 된 내 나이에 이게 무슨놈의 팔자란 말인가 하고서요 그런날이면 난 늘 산을 바라 보았어요 그리구 시간만 나면 미친듯이 산으로 가곤 했어요 산에 들면 나의 울화를 나름대로 평정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덧 4년이란 긴 세월이 흘러 아내가 중학교를 졸업에 이어 이번에 그 아내의 꿈 같은 고등학교 졸업을 하게 되었어요

▲ 졸업생들이 송사를 읽는 동안 숙연한 모습.
ⓒ 윤도균
그런데 아내의 졸업 축하를 하여주기 위하여 졸업식장에 참석을 하였던 나의 여동생(57세)와 그리고 처제의 친구는 아내의 영광스런 늦깎기 졸업식 장면을 보고 자신들도 아내가 졸업을 한 일성여자 중.고등 학교에 입학을 하여 공부를 하여야 겠다고 흥미를 보이며 여동생이 언니에게 하는 말이 있었어요 언니 그동안 언니가 학교에 다니느라 오빠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언니를 원망도 많이 했었는데 오늘 언니의 빛나는 졸업식을 보니 언니 정말 장하구 그리구 오빠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격려를 하여 주네요

이날 2006년 2월 28일(화)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문화쎈터 퍼포밍아트홀(대강당)에서는 일성여자 중학교(296명) 고등학교(208명) 만학의 꿈을 이룬 아줌마들의 영광의 졸업식이 각계인사 및 많은 가족들과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대성황리에 거행이 되었어요 인산인해를 이룬 졸업식장 분위기는 각종 매스콤의 취재 경쟁이 이날 졸업식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었어요

▲ 2층 졸업식장에서 본 1층 졸업생들 모습.
ⓒ 윤도균
이날 졸업식에서는 덕행상(9명) 근무상(22명) 학술상(28명) 효행상( 9명) 애교상(7명) 봉사상(69명) 개근상(212명) 3학년 개근상(52명) 정근상(18명) 3학년 정근상(5명) 끈기상(67명) 근면상(98명) 특기상(한자읽기 - 152명 사자성어 - 68명 한자활용 - 58명 펜글씨 -45명 워드 - 45명 문학 - 3명 웅변 - 1명) 계844명이 영광의 수상을 하였어요.

특히 이날 졸업생들 중에는 73세의 중학생 할머니가 한자 특 2급 취급을 하신 분이 계시는가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청천병력같은 암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고서도 하던 공부를 계속하여 "암세포를 녹인 향학열" 또 그런가 하면 엄마도 딸도 06학번 대학생 새내기가 된 어머니의 이야기, 또 언니(52세)동생(50세)의 자매가 나란히 대학생이 된 이야기 그리고도 얼마나 많은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는지

▲ 아내의 동창생들과 함께.
ⓒ 윤도균
4년간 아내를 학교에 보낸 남편으로 그동안 내가 들은 일성여자 중.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루 다 나열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이 있었요

이날 졸업식장의 단면들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이날의 졸업식은 학생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못 배운 한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못 가르쳐 시집보내 평생을 딸 자식에게 미안한 죄인의 마음으로 살아야 하셨던 친정 어머니 아버지의 한도 풀어 주는 일종의 씻김굿을 보는듯한 현장 같았어요

그런가 하면 오십 ~ 육십이 넘은 딸의 중.고등학교 졸업식을 보고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노모와 기뿜의 눈물을 감추지 못한는 졸업생들의 모습이 온통 눈물반 기쁨 반으로 글썽이고 있었어요 솔직히 저도 이런 아내의 모습이 대견하고 가상하여 눈물이 흐르는것을 주체를 할 수 없을 정도 였어요

이날의 영광스런 졸업식을 맞이하는 졸업생들은 대부분 처음엔 알파벳 영어를 몰라 자신의 영어 이름자도 쓸 줄 모르고 자기집 자동차 이름은 물론 자신의 단골 상점 영문 상호도 못읽던 주부들이 대부분이었고 한자로 자기 이름도 못 쓰던 아줌마들이었는데 이날 영광의 졸업식을 맞이 하는 아줌마 스쿨 학생들의 모습은 정말 저의 아내를 비롯하여 대단한 인간 승리의 현장을 보는듯 하였답니다

▲ 아내와 누이동생 그리고 아들과 함께.
ⓒ 윤도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