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신선은 이런 기분일까

2009. 7. 21. 23:47☎청파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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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신선은 이런 기분일까
빗속에서 월출산의 장관을 맛보다
03.07.24 11:22 ㅣ최종 업데이트 03.07.24 13:54 윤도균 (ydk3953)
 
 
 
▲ 월출산 정상에서 본 구름사진
 
ⓒ 윤도균
 
몇 년전에 다리를 다쳐 아픈 아내와 함께 월출산을 찾았다가 두사람이 너무도 고생만 하고 그렇게도 수려하다는 월출산 경치를 제대로 구경도 하지 못하고 9시간 동안 고생만하고 돌아온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늘 언제가 한번은 꼭 다시 월출산에 다시 찾아가보겠다고 다짐하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 월출산 국립공원 입구에서 바라본 월출산 전경
 
ⓒ 윤도균
 
그런데 드디어 7월 19일 군생활시절 만난 35년지기 친구와 그리고 고향 마을에서부터 친형제같이 지내는 동생 이렇게 3명이 월출산 등산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서울 영등포역에서 밤 11시 34분에 출발하는 광주행 야간 열차를 타고 무박 2일 코스로 광주와 영암을 경유하여 천황사와 월출산이 있는 월출산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새벽 아침 6시였다.

그런데 이곳엔 계속해서 남부지방에 내린 장마비 호우 여파로 인해 이른 아침에도 이슬비를 동반한 안개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되고 보니 우리들은 산행 시작부터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해야하는 현실이다.

그러니 우리 일행들의 마음은 무겁기 짝이 없다. 하지만 월출산에 오르기 위하여 그렇게도 멀고 먼길을 달려 이곳 영암까지 달려온 시간과 정성이 너무 아까워서라도 우리들은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산행을 결행하여야만 했다. 더 이상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비가 내리는 상태에서 월출산의 악명높은 거의 90도각에 가까운 철사다리 코스를 오르려니 무엇 보다도 미끄러움으로 인한 위험이 한시도 우리 일행을 방심할수 없게 긴장하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야 20여미터도 분별이 쉽지않은 상태의 날씨에 안개비까지 동반을 하고있으며 월출산 특유의 습지와 고가 사다리구간을 오르내리는데 옷이 몸에 달라붙고 땀으로 범벅이 되어 걸음을 걷기가 정말 쉽지가 않다.

등산을 하는 조건으로서는 최악의 조건이다. 너무 산행이 힘이 들다보니 나는 모두들 쉽지 않다고 하는 지리산 종주와 두타산 등의 난코스를 무리없이 등산을 한 경험이 있는데도 정말 월출산 정상을 향하는 순간의 마음은 혹시 내가 무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산행이 결코 쉽지 않고 벅차다.

 
▲ 월출산의 명소 구름다리
 
ⓒ 윤도균
 
아마 그래서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누구도 함부로 가볍게 생각하고 말 하지 말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월출산 산행을 계획 하면서 속으로 월출산 등산로가 제아무리 악조건이라고 해봐야 고작 809미터인데 그정도의 산쯤이야 하고 내면 자신을 하며 오른 산행인데 그것이 곧 나의 오만이었음을 알게됬다.

하지만 등산이란 것이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스스로 자진해서 나선것인만큼 누구를 원망을 하거나 탓을 할수도 없는 일이다. 오히려 맘을 먹고 나선 등산객들에게는 이렇게 악조건의 산행구간이 절호의 기회가 되어야 더 좋은 호기가 아닌가 생각하니 다소 불안하고 후회스럽던 마음이 안정되어 나 자신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다.

걷기와 쉬기를 반복 하며 갈지(之)자 형태로 지그재그 이어지는 험난한 고가 사다리 난코스를 넘고 그리고 가파른 바위 사잇길을 요리조리 피해 산행을 시작한지 거의 3시간이 지나서 드디어 우리 일행이 그렇게도 숙원하고 바라던 월출산 정상 천황봉엘 오를수가 있었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 심호흡을 하기도 전, 비를 동반한 검은 구름이 몰려 오더니 드디어 제법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정상엔 우리뿐이 아닌 다른 코스를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30~40여명의 등산객들이 비를 피해 우왕좌왕하고 있지만 정상이 온통 험난한 바위위에 수백길이나 내려다보이는 절벽으로 이루어졌 있으니 솔직히 뛰어봐야 독안에든 쥐 신세와 다를바가 없었다. 드디어 사람들이 모두 우왕좌왕하기를 포기하고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배낭을 풀고 점심을 먹는다.

 
▲ 월출산 정상에서 산행객들의 점심시간 사진
 
ⓒ 윤도균
 
우리 일행들도 우선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산을 하기 위해 기후 조건에 상관없이 점심을 먹어야 했다. 다행이 정상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그 뒷처리로 산이 오염되는 것을 나 한사람이라도 막고자 산행 출발 전날 저녁에 3명이 먹을 주먹밥을 만들어 싸왔기에 그래도 우중에서도 식사하기가 한결 쉬웠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세상에 그렇게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정상에 오른 산행객들이 너도나도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먹기 위하여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밥을 잘 먹었다. 나 역시 밥맛이 꿀맛이었다. 고생끝에 먹는 음식이기에 더욱 소중함을 느꼈다. 게다가 곁들여 배낭에 넣어간 팩소주도 꺼내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나니 다소 춥게 느껴지던 한기가 어느정도 해소되며 오히려 잔등에 살짝 내리고 있는 이슬비가 마치 샤워를 하는 듯 시원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렇게 힘겨운 산행을 한 후 나름대로 즐거운 점심을 먹고 있는데 별안간 고향 동생이 "형, 저 아래 좀 봐요"하고 손으로 가르킨다. 무슨일인가 아래를 바라보니 '아! 세상에….' 월출산 정상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산허리 흰구들들이 때 맞춰 불어오는 세찬 바람으로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무쌍한 뭉게 구름이 연출, 환상적인 쇼한편이 라이브로 멋들어지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우리가 서 있는 정상이 마치 구름 위에 떠 올라있는 듯 그리고 내가 마치 구름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였다. 문득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나혼자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집에 있는 아내와 가족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 월출산 정상에서 본 구름사진
 
ⓒ 윤도균
 
아마 이런 맛에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모두 월출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 월출산 산행을 오기전 들은 월출산 예찬론 이야기 중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이 다음 우리가 이 세상에서 죽엄을 맞이해 저승사자 앞에 가게 됐을때다. 저승사자가 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어보는데, 그때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하면 그럼 전라도 영암에 있는 월출산을 가보았느냐고 물어봐서 가보았다고 하는 사람과 못 가봤다고 하는사람을 별도로 분리하여 월출산에 못가보고 유명을 달리하여 저승사자 앞에 선 사람에게는 저승사자가 '에라이 이 아무개야!'하며 저승에서도 제일 안좋은 곳으로 보낸다는 우스게 월출산 예찬론을 들은 바 있다."

막상 내가 오늘 월출상 정상에서 월출산의 환상적인 광경을 내눈으로 직접 바라보고 확인을 하니. 우스겟 소리로 만들어진 월출산 예찬론이지만 나름대로 그럴만한 근거도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말을 하면 월출산이 그정도로 우리나라의 산중에서는 명산중에 명산에 속한다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을 하며 마음은 조금 더 정상에 머물며 감상을 하고 싶지만 집으로 돌아올 시간을 생각하여 하는 수 없이 도갑사 방향으로 하산 발길을 돌리니 마음이 정상에 오를 때의 고통스러웠던 생각과는 달리 한결 가볍고 보람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