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곱 살 때 떠나온 고향엔 아직도 앵두와 보리수가 익어가고 있더라

2009. 7. 21. 23:43☎청파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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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곱 살 때 떠나온 고향엔 아직도 앵두와 보리수가 익어가고 있더라
윤도균 (ydk3953)
▲ 고향 형님댁 뜰에핀 자귀꽃 나무
ⓒ 윤도균
155 자귀꽃나무

내가 6.25가 나던 해 7살 때 피난을 나온 고향마을을 오늘 따라 유난히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종중 어르신들께서 선대 조상 님들의 시제를 모실 수 있는 재실을 건축하기 위하여 의논을 하려하니 바쁘더라도 자네가 꼭 참석을 하여 의논을 하자고 연락이 와서 나는 나의 큰 형님을 모시고 거의 200여리를 달려 고향마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마산리 파평윤씨 집성촌 마을을 찿었다

내가 어르신들과 전화 통화를 할 때 6월15일 10:30분까지 고향 마을 용산 골에 도착을 할 테니 형님들(종중어른들) 저에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을 하시자고 사전 약속을 하였기에 내딴엔 약속시간을 늦지 않으려 빗속을 달려 모시러 달려갔건만 약속시간 보다 10여분이나 빨리 도착을 하였는데도 두분 형님들께선 버스를 타고 이미 문 산으로 출발을 하셨단다

그런데 파주지방은 아침부터 내린 비가 예상보다 상당히 많은 량이 내려 마치 여름 장마 비처럼 쏟아져 개울물이 범람을 하고 도로 위에까지 흙과 돌이 유실이 되어 쓸려 내려와 있다

▲ 앵두 (손대면 톡 터질것만 같다)
ⓒ 윤도균
139 앵두

형님과 나는 어른들이 이미 출발을 하셨다니 하는 수없이 달려 온 길을 되돌아 차를 몰고 만나기로 약속한 문산 버스종점엘 찿어가니 어르신들께서는 10여분 전에 도착하였다고 하시며 비가와서 혹시 자네가 못오게 될까봐 버슬를 타고 나왔다고 하시며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나는 속으로 생각을 했다 앞으론 어른들과의 약속이 있을 때는 무조건 한시간 전엔 도착을 하여야겠다고 연세가 드신 어른들이신 대도 혹시나 내가 비가 쏟아지니 못 오게 될까봐 미리 나오셨다고 말씀을 하시는는 형님들의 순박한 마음씨가 평생을 때묻지 않고 길이 새겨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오히려 내가 좀더 일찍 오지 못한 것이 그저 송구 스러울뿐이다

▲ 연하디 연하게 자란 아욱 모습
ⓒ 윤도균
아욱

우리 집안의 종손이신 명균 형님은 75세이시고 존중의 유사일 을 맡아 봉사를 하시는 일균 형님은 82세이시다 아마 나의 생각으로는 이미 당신들이 연세가 드셨기에 이번 재실을 건축을 한 후에는 당신들께서 하시는 종중의 대사를 은근히 나에게 책임을 지우시려는 계획을 하고 계신 듯 말씀들 하신다

나도 물론 지금까지 묵묵히 봉사를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아오면서 앞으로는 종중 일을 이제는 조금 젊은 사람들이 책임을 맡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대상자가 내가 지목이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많이 무겁다 일이 힘이들고 어려워서가 아니라

▲ 다 쪽 마늘의 아름다운 모습
ⓒ 윤도균
177 마늘

아직은 내가 일선 현장에서 나름대로의 일을 갖고 있는데 종중의 큰 책임을 맡아일을 보게된다면 무엇보다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나로서는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쉽지가 않을 것 같은데 어디 어르신들의 논리에 그러한 나의 사정이 통하기나 할는지 염려가 된다

내 입장이 이렇게 난처한 대 세상물정을 아는 나로서 어떻게 또 다른 후임자를 물색을 하여야 할 것인지 대책이 서질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봉사를 회피하면서 다른 사람의 무언의 봉사를 기대하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성격상 인정을 하기도 쉽지가 않다

▲ 청포도가 자라고 있는 모습
ⓒ 윤도균
135 포도

어른 신들께서 대화가 무르익어 다시 고향마을로 돌아와 종가댁 작은형님댁에서 또다시 약주상을 받아놓고 파안대소를 터트리시며 약주를 하시고 계신다 나는 운전을 하여야 하는 관계로 그 자리를 무작정 지키고 있는 것이 지루하여 우산을 바쳐들고 집 주의에 있는 텃밭을 돌아보니

아! 세상에 피란 을 떠나기 전에 우리 집 울타리 안에 심어져 가지가 늘어지도록 다닥다닥 새빨갛게 열리던 앵두가 그것처럼 주렁주렁 열리지는 않었지만 드문드문 빨갛게 익어있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나는 너무도 오랜만에 실물 앵두를 볼 수 있는 기쁨에 다카를 꺼내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우산을 받쳐들고 셔터를 눌러 댄다

▲ 품종개량된 보리수가 소담스럽게 열린모습
ⓒ 윤도균
141 보리수(품종 개량됨)

나는 정열적인 앵두의 자태에 반해 비를 피해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보지만 습기에 약한 디지털 카메라의 특성 때문에 중지를 하고 서있는데 조카딸인 듯한 아가씨가 저 아래엔 보리수 열매가 앵두보다 더 아름답게 열어 익어 있다고 그리고 가서 사진을 찍으라고 가르쳐준다

나는 귀가 솔깃하여 조심스럽게 흙이 푹푹 빠지는 길을 요리조리 피해 보리수 나무 앞에 다가가니 세상에 분명하게 나무는 보리수나무인데 보리수 열매가 거의 고추만한것이 주렁주렁 열려 새빨갛게 익어있는 모습이 내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실감나게 주렁주렁 열려 빨갛게 익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는 거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우산을 받쳐들고 보리수 나무 곁으로 다가가다가 그만 풀숲이 미끄러워 보기 좋게 나자빠지고 말았다

▲ 청정재배된 알타리무
ⓒ 윤도균
147 총각무

필사적으로 다카를 보호하려 노력을 한 덕택에 엉덩이는 아프고 옷은 말이 아니었지만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디지털 카메라가 무사하다는 것이다 나는 휴! 안심이다 그나마도 불행중 다행이라 생각을 하며 우산을 받쳐든 상태에서 개량형 보리수 열매를 촬영을 하였다 그런데 세상에 보리수 열매가 어떻게 이렇게 클수가 있는지 나는 60평생 처음 본다

하도신기해서 이것이 정말 보리수가 맡는가 한 알을 따서 입에 넣어 맛을 보았더니 맛은 역시 보리수 맛이 유사하게 나는데 재래종 보리수 열매 맛보다는 감칠맛이 적다 마치 어느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나도 본래 술을 조금씩 하는 사람인데 운전관계로 술좌석을 멀리 피해 기다리는 마음이 몹시 조급하지만 그렇다고 어르신들의 약주좌석을 이제 그만들 잡수시라고 말씀을 드릴수는 없고 정말 대기한다는것이 이렇게 어려운것이줄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 손대면 터질것만 같은 보리수
ⓒ 윤도균
144 보리수

약주상을 받으신지 한시간여가 흘러서야 약주를 하시던 형님들께서 모두 자리를 일어서신다 다행히 비도 조금은 멈춘 듯 하늘이 개여 보인다 이제 마지막으로 존중 유사어른이신 일균형님을 댁에 모셔다 드리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일균형님께서 자네 오늘 정말 애를 많이 썻는데 소주도 한잔 못해서 어떠하냐고 하시며

빗길 조심운전하고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하시며 사위에게도 개봉을 안 했다는 오가피주 항아리를 손수 개봉을 하여 한 병을 가득 채워 차에 싫어주신다 고향을 떠나오며 인상깊은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앵두와 보리수 열매를 볼 수 있었으며 카메라에 그림을 담을수 있었다는 것이 기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가피주를 한병 담어주시며 집에 가서 먹으라고 배려를 해 주시는 일균 형님의 고향의 훈훈한 인정에 머리가 숙여진다

▲ 노 형님께서 손수 담어 주신 오가피주
ⓒ 윤도균
00150 형님이 손수 담아주신 오가피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