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아마 이 겨울
죄다들 미쳤는가 보다
그렇치 않구서야 어케 남해에서
부산에서 서울에서 시골에서
너두 나두 모두들 미친듯이 선자령으로 달려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나두 옛말에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말 처럼
왜 그런지 자꾸만 이미 내 맘은 선자령으로 달려 가고 있다
그런데도 울 도영 할마이는
이런 내 안달이난 모습을 보고서도
애써 못 본체 외면을 하고
자기는 조반 숫갈만 놓으면
교회로 수영장으로
아니면 아줌마 부대들과
이 식당 저 식당을 전전하며
나에겐 달랑 전화로 한 통화로
여봉!
오늘 점심도 뭐 하나 시켜 먹어요 하고선
신바람나게 퍼질러 나가 휩쌓이고 있다
그래도 이 못난 도영 할베
기래도 설마 점심은 와서 주겠지 하고
오후 3시까지 기둘려 봐도
기다리는 도영 할마인 오기는 커녕
내 뱃속에서 쪼르륵 소리만 처량하게 들려온다
에이 무정한 사람 아니 무정한 여편네
점심이라도 주고 싸질러 다니면
어디 덧나나? 쯔쯔쯔
그리고 허벌나게 자전차 페달을 밟아
인근에 소문난 청국장 집엘 갔는데
시상에 맙소사 오후 2시반이 다 된 시간에도
그 청국장 집에는
어림잡아 머리 수 를 세어 보았는데
자그마치 이십팔년들이 밥을 먹으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식당안이 소란스럽네요
시상에 이십팔년(女)중에
고추는 달랑 나 하나
흐미 기죽어서 아니 부끄러버서
도로 뛰쳐 나갈까 생각을 하다
기왕지사 시켜논 밥상이니
그럴 수 없어 죽치고 기둘르는데...
흐미 저편 상머리에서 밥을 먹던 띵띵한 아줌마
아줌마 여기 고추 좀 더 줘 하네요
으이그 부끄러버라 고추는 달랑 나 하나 뿐인디
그런데 쥔 아줌씨 미안 합니다
고추가 떨어졌네요 하니 ㅋㅋㅋ
이십팔년(女)들이 ㅋㅋㅋ
모두다 나를 바라보며 웃는지
ㅋㅋㅋ ㅎㅎㅎ 아이고 부끄러버라
기래서 받은 밥상도 다 해치우지 못하고
허벌나게 서둘러 그 청국장집을 빠저 나왔지요
그렇게 남푠은 청국장 한 그릇 먹으러 갔다가
개 망신 쇠 망신 당하며 곤욕을 치른 줄도 모르고
울 도영 할마이 허벌나게
돌아 다니다 저녁 6시에 와서는
저녁이라고 고작 파전 한 조각 부쳐주며
자기같은 현모양처 없다나 어쩐다나?
너스래를 털어 놓는다 면목 없승께
나참 기가막혀 ㅋㅋㅋ
증말 승질대로 할 수 있다면
울덜 31년전 맺은 인연
당장 달려가 장인 장모님께
환불하여 달라고 싶은 맴이
굴뚝 같지만 어디 세상인심이 그럴 수 많은 없지 않은겨 ?
옛말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
좋던 싫던 지들 좋아 살림차린지 32년이나 되고
그 속에서 두 아들넘들에
손자넘 도영이두 맹글었는데
마치 쉰 떡 치듯 안 팔리는 물건 샀다
반품하듯 바꿔달라고
어언 백발되신 장인 장모님 속을 뒤집을 수 는 없는일
그래서 에라이 모르겠다
홧김에 서방질 한다구
어제밤 꿈속에서 이 청파 신바람 나게
울 도영 할마이 보란듯이
언 날 좋아 하는 여자 산님과
어깨동무도 하고 팔짱도 끼고
룰룰랄라 콧노랠 부르며 허벌나게
바쁘게 선자령에 다녀 왔지롱
ㅋㅋㅋ 그러길레 요눔의
도영 할마이야 와 노래도 있잖여
있을때 잘혀 있을때 잘혀란 노래 말여
ㅋㅋㅋ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있을때 잘혀 그러길래 잘혀
함께간 언니 이름이 뭐냐구?
와? 몽 갈켜 줄쭐알고라?
웃겨쓰 나가 와 몽갈켜 주냐?
풍악 언니다
어쩔껴?
그러길레 잘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