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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부치는 편지
눈부신 오월의 창문을 열면
벌판 가득 찬란한 햇살
구석구석 작은 풀꽃들
어른대는 빛의 길 따라
철새 쉬던 그 넓은 양어장
새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정지된 눈부신 풍경, 풍경
정작, 여린 잎 보라색 무꽃
눈물겹게 아름답구나
예측할 수 없는 일기가
변덕스럽게
수시로 4월을 먹더니
바람이 사는 마을에
깔깔거리는 바람의 웃음
데이지 꽃
흰 속살 드리운 얼굴 위로
하루종일 넘나들다 지친 바람
5월 장미의 나날
향기 따라 피어 오를 즈음
세상의 모든 사랑아
떠남에 익숙한 발걸음 멈추고
천지 사방에 초록으로
하늘하늘 피어나거라
무럭무럭 피어나거라
새순으로 피어나거라
【 고은영 시인님 시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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