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9. 16:09ㆍ☎청파산행과여행기☎
설악산 용아장성
설악산 용아장성(雪嶽山 龍牙長城)은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자연명승이다. 2013년 3월 11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102호로 지정되었다.
봉정암 사리탑을 기점으로, 동으로는 가야동계곡과 만경대, 공룡능선을 거느리고 서로는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을 끼고 서북주릉이 장대하고 웅장하게 펼쳐져 있어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내설악의 중심에 자리한 용아장성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봉들이 연이어 성처럼 길게 둘러쳐 있으며, 20여개의 크고 작은 암봉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있다. 능선이 커다랗고 길게 서 있는 모습이 장성(長城)같아 용아장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용아장성은 운해가 암봉들을 휘감을 때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 신비롭고 경이로운 비경을 보여주며, 가을철 단풍이 울긋불긋 물이 들면 용아장성은 더욱 비경을 보여준다.
꿈속에서 다녀온 설악의 “용아장성”
2006년 늦가을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 아무래도 내가 가을을 타는 것 같다. 자꾸만 무언가에 부딪치고 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불끈 거린다. 그런데 며칠전이다. 푸른소나무 산악회 총무님에게 연락이 왔다.
‘청파님 요즘 설악산 단풍이 한창인데,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 설악산 “용아장성” 한번 다녀오시지요.‘ 한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그동안 많고 많은 산행을 했지만, 선답자들이 다녀온, 용아장성 산행기를 볼때마다 수도없이 군침을 흘려왔기 때문이다.
그래 한번 도전해보자. 내가 가는 그 길이 설혹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힘든 길이라도, 이번엔 꼭 도전하고 말 것이다. 결심을 한다. 이때다. 혼자 산행준비를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손자아이 도영이가 할아버지 이번엔 어느 산에, 가시느냐고 묻는다. 그렇지만 답변을 얼버무린다.
그리고 서류함 깊숙이 간직 보관해온 각종 보험통장과 정리해놓은 일지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해둔다. 만약 만에 하나 내가 공룡능선 산행중 문제가 생기게 되면, 아이들이 내 유고 뒤에 할 일을 준비해둔 것이다.
드디어 산행날이다. 야심한 밤중에 출발하는 푸른소나무 산악회 버스를 타고, 달려 수렴동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어둠으로 주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마치 그러다 보니 단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다. 산행대장의 간단한 주의 사항을 듣는다. 그리고 출발이다.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두근두근 가슴을 벌렁 거리며, 새벽 4시 조금 지났는데 일행들이 마치 떼로 몰려 다니는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발끝을 들고 밤손님처럼 거의 7~80도 각에 가까울 정도의 암릉을 넘나들며 용아장성 속으로 빠져든다.
용아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나는 범법자가 됐다. 왜냐 용아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지정 등산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법인줄 알면서도 도전하는 것은, 내 생생 산행 기록중에 가장 선망받는 산행지를 다녀왔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다. 사람들이 나에게 침을 뱉어도 좋다.
용아장성 이곳은 한번 발들어서면 생과 사, 천당과 지옥 둘중의 하나의 길이다. 만약 성공하지 못하면, 불명예스럽게 헬기를 타야 하는 길이 될지도 모른다. 그 험준한 용아에 도전하기 위해 며칠밤을 설처는지 모른다.
그런데 막상 용아앞에 서고 보니, 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농아(聾啞)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 용아가 얼마나 아름답길래 그러냐구, 물음표를 던질 것이다. 그러나 나에 답은, 내 능력 내 상식으로는 그 용아의 아름다움을, 섣불리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할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져 그 산 설악의 용아앞에 서면 “유구무언”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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