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8. 12:34ㆍ☎청파산행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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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시려워, 발이시려워 꽁꽁...78세 여림 할베 청파의 “새벽을 여는 아침”
간밤에 함박눈이 내렸다. 그바람에 새벽 운동(걷기)를 못나가는 꿈을 꿨다. 눈을 떠 시계를 보니 4시 반이다. 순간적으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선다. 서둘러 세면을 한다. 그리고 운동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이어 새벽운동을 하기위해 조용조용 운동화를 신는다. 그런데 이때다.
안방에 자고 있을줄 안 아내가 현관앞에 나와 한 소릴 한다. ‘여보 오늘같이 추운날은 운동을 하루 쉬라고...,’ 평소엔 내가 운동을 일찍 나가거나 말거나 관여하지 않던 아내다. 그런데 웬일로 새벽드리 콩나라 팥나라 참견이다. 아마 눈길에 낙상이라도 당할까 걱정이 됐나 보다.
솔직히 아내의 잔소리가 아니더라도, 사실은 이렇게 기상조건이 안좋은 날은 나도 조금은 망서려진다. 그렇지만 그동안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하루도 빼지 않고 연이어 10km 이상 걷기를 실행해온, 기록에 구멍이 나는 것 같아 포기가 쉽지 않다.
그건 안되지, 일례로 전장(戰場)에 임한 병사가 날씨 때문에 전장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은 형국이다. 대신 두터운 방한복을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14층에서 내려와 1층 아파트 현관을 내려서니, 살을 에이는듯한 찬바람이 콧등을 스치는데, 이만저만 아린것이 아니다. 그뿐 아니다. 마스크에서 허연 입김이 나오더니 순식간에 눈썹에 성에가 매달린다.
집에서 백운공원까지 가는 자동차 도로는 염화칼슘을 뿌렸는데도, 새벽드리 도로위에 헛바퀴를 돌며 미끄러지는 차들이 보인다. 백운공원이다. 집에서 백운공원까지 2.5km를 걸어왔다. 그런데 날씨 때문인지 공원엔 새벽운동 나온 사람들이 없다. 나홀로 새벽 서설(絮雪)을 밟으며 걷는다. 그 걸음걸음 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난다.
눈위를 걷는 기분은 신선하다. 하지만 평소 눈이없는날 걷기 보다 군힘이 배는 더 드는 것 같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점퍼에 넣고 다니는 사탕을 입에 문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다섯바퀴 돌면 사탕이 다 녹는다. 당분 섭취를 했기에 발걸음이 가볍다.
백운공원은 한바퀴 도는데 약 600m 정도 된다. 나는 이곳 백운 공원을 매일 10바퀴씩 돈다. 그리고 귀가길에 들어 가다, 도로옆에 있는 십정공원을 또 세바퀴 돈다. 그리고 백운역을 지나 부평공원에 도착한다.
부평공원은 (부평1공원, 부평2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 두 공원을 내 걸음으로 한 바퀴 도는데 약 1.5km 13분 정도걸린다. 막 한 바퀴를 돌때다. 나에 운동 기록을 일년내내 열심히 기록해주는 트랭글 앱에서 12km 지점을 통과했다고 알려온다.
드넓은 부평공원은 온통 은백색 세상이다. 손목에 찬 스마트 시계를 보니 7시다. 걸음은 16,000보를 걸었다. 이젠 귀가 할 시간이다. 이때다. 싸늘한 찬바람에 손, 발, 몸둥이까지 꽁꽁언 소나무군이 윙윙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부평공원 설원 모습을 사담고 싶다. 서둘러 스마트폰을 꺼내 몇 컷의 설경 사진을 찍는다.
살을 도려내는 듯한 매서운 추위로 폰 사진촬영이 쉽지않다. 손이 시려워 꽁꽁, 발이시려워 꽁꽁, 심지어 얼굴까지 누구에게 싸대기 맞은것처럼 얼얼하다. 심지어 사진을 찍는 손은 장갑을 꼈는데도 저리다. 더 이상은 무리다. 서둘러 시린손을 호호불며 귀가한다.
귀가해 트랭글 기록을 보니 15km를 걸었다. 2021 새해에도 78세, 여림할베의 새벽을 여는 아침 운동은, 혹한추위 상관 않고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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