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2. 20:02ㆍ☎박동규교수문학실☎
196~206] 제2장 주제와 소재의 이론적 접근...2. 주제의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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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제의 설정
1) 주제설정의 과정
▶ 주제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제일 먼저 밟아야 할 과정은 바로 주제를 설정하는 일이다. 어떤 글을 두고, 이 글은 '무엇' 에 대해 썼다라고 말할 때 이 '무엇' 을 일러 바로 주제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한마디로 '무엇'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글의 중심내용을 바로 주제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의 중심내용이라는 이 말은 겉보기처럼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삶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취미는 교양과 같다.(절절하게 계발된 취미는 그 소유자의 품성을 순화시켜준다). 가장 이성적인 삶의 하나는 하는 일 자체가 '취미' 와 일치되는 것이겠지만 이미 그때는 그것은 추이이기를 그쳐버리고 말 것이다. 당사자에게 즐거움과 마음의 편정을 선사하면서 동시에 순화에도 기여하는 추미의 배양과 육성은 하는 일이 점점 외곬으로 치달아 가는 현대생활에 있어서느 일조의 새일적인 필요처럼 되어 가고 있다.
-유종호, <나의 취미> 중에서
이 글이 무엇에 대해 쓴 것인지 생각해보자. 우선 '취미'에 대해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구체적으로는 '현대생활에 있어서의 취미의 의의'에 대해 쓴 것이라 할 수도 있다. 또한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고려하여보면 '현대인은 품성의 순화를 위해 취미의 배양과 육성이 필요하다' 라는 내용에 대해 쓴석이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느것이 주제, 즉 이글의 중심내용일까.
그러나 사실 이러한 질문은 의미가 없다. 이 세 가지를 모두 다 주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는 바로 주제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차원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취미'는 이 글의 대체적인 중심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현대생활에 있어서의 취미의 의의' 는 이글의 구체적인 중심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현대인은 품성의 순화를 위해 취미의 배양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이 글의 중심사상을 하나의 문장의 형식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제는 이처럼 대체적인 중심내용, 구체적인 중심내용, 그리고 중심사상의 세 가지 차원으로 나뉘어진다. 대체적인 중심내용을 가주제라 하고 구체적인 중심내용을 참주체라 한다. 그리고 중심사상을 문장화해놓은 것을 주제문이라 한다.
주제에 이처럼 세 가지 차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이에 대한 이해가 주제의 올바른 주제를 설정하는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 가주제를 설정하여야 한다
일단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당연히 무엇에 대해 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우선 아주 막연하게 무엇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랑에 대해 쓰고 싶다든지, 또는 학문에 대해 쓰고 싶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바로 이 막연한 무엇을 일러 가주제라 한다.
가주제는 그 범위가 넓고 막연한 상태의 주제를 말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글의 대체적인 중심내용인 것이다. 사람에 다라서는 이를 제재 쪼는 화제라 부르기도 한다. 가주제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결정해준다. 하지만 가주제가 정해졌다고 해서 곧바로 글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주제는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막연하여 실제를 글을 쓰는 데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냥 학문에 대해, 사랑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는 글의 첫머리르 열어갈 ㅜㅅ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글을 시작하기 위해서 가주제는 좀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가주제를 일러 잠정적 주제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 참주제를 설정하여야 한다
가주제의 범위가 좀더 좁혀져 글의 실질적인 내용과 범위가 되었을 때 이를 일러 참주제라 한다. 다시 말해 글의 구체적인 내용인 셈이다. 참주제는 글쓴이의 관심에 따라 ㅏ주제의 범위를 한정함으로써 결정된다. 예를 들어 사랑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 사랑이 가주제라 한다면 앞서 말한 사랑의 유형, 사랑의 의의, 사랑의 개념 등은 모두 그것의 참주제가 될 수 있다. 제각기의 관시에 다라 사랑의 범위를 한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참주제를 한정된 주제라 하기도 한다.
어느 범위까지를 가주제라 하고 어느 범위까지를 참주제라 해야 하는지 절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앞에서 참주제는 글의 실질적인 내용과 범위라 하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어서 사람에 따라 아주 구체적으로 말할 수도 있고 조금포관적으로 말할 수도 있다. 또한 가주제는 참주제가 무엇니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참주제에 이르기 전까지는 어차피 모두가 가주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양학문의 특성은 직관적이고 서양학문의 특성은 논리적이라는 내용에 대해 쓴 글이 있다고 하자. 이 글의 가주제와 참주제는 무엇일까. 먼저 참주제에 대해 말해보자. 우선 학문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구체적으로는 학문의 지역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아주 꼼꼼한 사람은 더욱 구체적으로 동양학문의 특성과 서양학문의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가주제에 대해 말해보자. 이는 참ㅈ제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그저 학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선 그저 학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좀더 좁혀서 학문의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학문의 지역적 특성이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가주제와 참주제의 구분이 절대적이지 않은데도 굳이 이를 구별하여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글에는 글쓴이의 중심사상이 뚜렷이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글의 중심사상이 뚜렷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글의 모든 내용이 이를 중심으로 집약되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중심사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은 모두 제거되어야 한다. 그런 내용은 모두 중심사상을 뚜렷이 드러내는 데 장애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넓고 막연한 내용을 가진 가주제는 중심사상과 관련이 있는 내용으로 좁혀져야만 한다. 중심사상을 얘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내용만이 남아 더 이상 이를 좁힐 수 없을 때까지 자구자꾸 좁혀져야한 한다.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좁혀질 수 없는 이 내용을 가리켜 바로 참주제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말한 예를 들어 다시 한 번 설명해보자. 동양학문의 특성은 직관적이고 서양학문의 특성은 논리적이라는 중심사상을 이야기하려는 글이 학문의 특성이라는 광범위한 내용을 전제로 삼고 있다면 이것은 참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학문만이 이러한 성격을 지녔다는니, 옛날의 학문은 이러 했는데 오늘날의 학문은 저러하다느니 등등 학문의 특성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이 여기저기서 투어나와 삼만하기 그지없는 글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글쓴이가 위의 중심사상에 대해 한두 마디 했다고 해서 이것을 주목할 독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용의 범위를 학문의 지역적 특성으로 좁혔다고 해보자. 중심사상을 전달하는 데 한결 효과적인 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에서는 이러한 학문이 발달했는데 저런 지역에서는 그러하지 않았다느니, 한국의 학문은 이러한데 중국의 학문은 저러하다느니 하는 쓸데없는 이야기는 여전히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전체 글에 있어서 위의 중심 사상이 지니는 중요성은 상당히 훼손될 것이다. 그러나 내용의 범위를 동양학문의 특성과 서양학문의 특성으로 더욱 좁혔다고 생각해보자. 글의 내용이 위의 중심사상을 중심으로 집약되어 뜰데없는 군더더기를 지니지 않을 것이다. 독자는 글쓴이의 중심사상을 명쾌하게 이해하고 이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을 것이다.
결국 가주제와 참주제를 구별하는 이유는 어떤 글에 있어서 그것이 각각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다. 좋은 글은 중심사상을 뚜렷이 드러내는 것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글의 내용이 오로지 중심사상과 관련 있는 내용만으로 집약되어야 한다는 것을 글쓰는이로 하여금 깨닫게 하기 위해서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참주제, 즉 글의 실질적인 내요오가 범위는 중심사상과 관련 있는 내용만으로 지뱍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제란 바로 이 참주제에 이르기 전까지는 결국 모두가 가주제, 즉 잠정적 주제일 뿐이다. 이러한 참주제와 가주제의 진정한 의미를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고서는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 주제문을 만들어보아야 한다.
앞에서 가주제를 통해 참주제를 이끌어내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러나 참주제가 결정되었다고 해서 또한 바로 글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주제는 어디까지나 글이 다루게 될 내용의 범위를 한정해주는 데 지나지 않는다. 다라서 실제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 내용을 어떤 식으로 펼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식으로 매듭을 지을 것인가 하는 등등의 글의 구체적인 전개방향을 결정해야만 한다. 이러한 글의 전개방향을 결정해주는 것이 바로 글의 중심사상이다. 따라서 참주제를 결정한 다음에는 반드시 글의 중심사상을 결정하여야만 한다.
중심사상이란 참주제에 대한 필자 나름의 중심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말한다. 예를 들어 종교라는 가주제에서 종교의 현실참여문제라는 참 주제를 이끌어내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글쓰는 이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나름대로의 결론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종교는 현실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햐여야 된다든지, 아니면 되도록이면 거리를 유지하여야 된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상황과 대상을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든지 하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결론적인 생각이 그 글의 중심사상이 되는 것이다. 주제문을 작성하는 이유는 바로 글의 중심사상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하기 위해서이다. 하나의 완결된 문장으로 분명히 표현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그 중심사상은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제의 설정은 가주제의 설정에서 시작하여 이를 참주제로 한정하는 과정을 거쳐 명확한 주제문의 설정에까지 이르러야 비로소 끝난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저응ㄹ 거치지 않고서는 주제가 올바로 설정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무엇을 쓸지에 대해 분명히 결정하였다고도 할 수 없다. 무엇을 쓸지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그링 쉽게 쓰여질 리도 없다. 이처럼 무엇을 쓸지를 결정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주제의 올바른 설정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좋은 주제의 요건
▶ 좋은 주제의 요건
주제에도 좋은 주제가 있고 나쁜 주제가 있다. 글의 내용만 조리있고 알차면 되는 것이지 주제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잘못된 생각이다. 주제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면 그 글의 내용이 조리 있고 알차게 되는 일을 결코 없다. 주제가 바로 글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제 좋은 주제의 요건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주제는 작을수록 좋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주제가 작을수록 글을 쓰기가 쉽다. 예를 들어 사랑이란 주제로 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자. 하지만 그냥 이대로는 도저히 글문을 열 수가 없을 것이다. 주제가 너무도 막연하여 도저히 쓸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으로 주제를 좀더 좁혔다고 해보자. 한결 주제가 선명해지며 조금씩 쓸거리가 떠오르게 될 것이다. 다시 주제를 좀더 좁혀 우리 어머니의 사랑으로 했다고 해보자. 쓸거리가 저절로 정해져서 누구나 곧바로 글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주제가 작을수록 글을 쓰기가 쉬워진다. 따라서 글쓰기의 초보자들은 허황된 욕심만으로 거창한 주제에 매달리기보다는 되도록이면 작은 주제을 정해 쉽고 편하게 글을 쓰는 요령을 터득해야 될 것이다. 그래야만 글쓰기에 재미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 째로는 주제가 작을수록 글의 중심사상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글에는 중심사상이 부녕히 드러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글의 내용이 중심사상과 관련 있는 내용만으로 집약되어야 한다. 따라서 글의 주제는 되도록이면 중심사상과 관련 있는 최소한의 범위만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글쓰기의 초보자들은 단지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려는 목적에서 중심사상과 별반 관련도 없는 내용을 이것저것 떠벌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그 글은 결국 중심사상이 분명히 드러나지 못해 지식을 과시하기는커녕 횡설수설한다는 인상밖에 줄 수 없다. 따라서 글쓰기의 초보자들은 중심사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만으로 주제를 집약하는 데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것이다.
다음으로 주제는 쉬울수록 좋다. 주제가 쉽다는 것은 글쓰는 이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의미이다. 글쓰는 이는 자신이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이해 대한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만 쉽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 모르고 있더라도 이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여 반드시 글로 써보고 싶은 내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그 내용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그 재료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이 관심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성원리나 언어철학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스려고 한다면 이것이 좋은 글이 될 수 없다는 ㄱ덧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제한된 시간 안에 쓰기로 되어 있는 논술문 같은 글의 경우 쉬운 주제에 대해 써야 한다는 원칙은 무엇보다도 먼저 고려되어야 할 원칙이다.
다음으로 주제는 재미있을수록 좋다. 주제가 재미있다는 것은 그것이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라는 의미이다. 주제게 재미있는 것이 되기 위해 지녕야 할 첫째 요건이 바로 참신성이다.
참신성이란 바로 좋은 글의 요건에서 말한 바 있는 독창성을 의미 하는 것이다. 소재의 독창성, 그리고 시각의 독창성 등이 주제의 참신성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또한 같은 자리에서 언급된 것이지만 이러한 독창성은 온갖 신기한 것으로 독자의 관심을 끄는 삼류잡지의 선정주의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여야 한다.
3) 좋은 주제문의 요건
이제 올바른 주제문의 요건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말한 것처럼 주제문의 작성은 중심사상의 명확한 설정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주제문의 요건이란 곧 중심사상을 가장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잇는 요건을 말하는 것이다.
주제문은 글이 실질적인 전개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울바른 주제문의 작성여부는 곧 좋은 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좋은 주제문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하나의 완결된 문장이어야 한다.
의문문의 형태를 써서는 안 된다.
비유적 표현을 써서는 안 된다.
막연한 표현을 써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자명한 이치의 내용이어서는 안된다.
주제에 대한 필자의 의견이 집약적으로 드렁나야 한다.
제재의 한정된 국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근거에 의해 증명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주제문은 우선 명확화여야만 한다. 주제문의 명확성은 곧 중심사상의 명확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제문은 분명하게 의미가 전달되는 하나의 완결된 문장이어야만 한다. 우선 의문문은 완결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므로 주제문이 될 수 없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와 같은 비유적 표현, 그리고 "사랑은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와 같은 막연한 표현도 주제문으로서는 부적합하다. 분명하게 의미가 절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양립할 수 없는 둘 이상의 내용이 담겨서도 안 된다. 즉 서로 무관한 내용 또는 대립되는 내용이 함께 담겨져서는 안된다.
전자의 예로서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며 무용은 행위로 이루어지는 예술이다" 같은 문장을, 그리고 후자의 예로서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지만 예술은 현시로가는 무관한 것이다" 같은 문장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는 내용은 둘 이상이 담겨도 상관없다. 보다 넓게 보아 대립되거나 무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듯하지만 보다 넓은 견지에서 하나의 내용으로 포괄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중심사상이 참주제에 대한 필자의 중심적인 의견이나 생각이라는 것을 잘 이앻했다면 주제문이 필자의 의견을 집약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든지 제재의 한정된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은 절로 이해가 될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상식적인 내용은 누구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없는 내용이니 역시 주제문의 내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주제문은 논거에 의해 증명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의견이나 생각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확실한 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3. 소재의 수집
1) 좋은 소재의 요건
좋은 소재의 첫 번째 요건은 바로 주제를 뒷받침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재만 있으면 글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쓰는 글이 어떤 대상에 대한 관찰의 결과를 늘어놓는 과학적인 글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ㅏㄷ. 하지만 우리가 쓰는 글이 그런 것이 아니라면 결국 글의 목적은 필자의 사상이나 의도를 전달하는 것이다. 소재란 이를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가지나 주제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소재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소재 자체에만 몰두하는 태도는 절대 금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주제와 무관하거나 상반되는 내용이어서는 안된다.
다음으로 소재는 확실한 것이어야 한다. 확실하다는 것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뜻이다. 막연하게 주워들은 이야기, 떠돌아다니는 풍문 등은 소재가 될 수 없다. 소재가 확실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출처와 근거가 분명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사실과 의견이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라고 하더라' 라는 식으로 표현되어야 할 것이 '~이다 라는 식으로 표현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소재가 의견이라면 그것은 반드시 합리성과 타당성을 지닌것이어야만 한다. 합리성과 타당성을 지니지 못한 의견을 소재로 삼는 것은 글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따름이다.
다음으로 소재는 독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재미도 없는 소재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글을 읽으려는 이는 없을 것이다. 소재가 흥미 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창성을 지녀야만 한다. 상식적인 얘기가 아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상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신기하고 기발한 것이라 해서 모두 좋은 소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친근성과 보편성을 또한 갖추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재는 풍부하고 다양할수록 좋다. 다채로운 이야기는 글을 흥미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이 다양함과 풍부함을 반드시 주제로 집약될 수 있는 통일성을 갖추어야만 한다. 여러 소재가 통일성을 지니지 못할 때 소재의 다양함과 풍부함은 오히려 좋은 글의 저해요인이 된다. 소재의 풍부함과 다양함은 어디까지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시갛고 소재의 다양함과 풍부함 그 자체에 지착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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