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62p] 제1장 언어의 성격을 이해하는 길...4.신조어 5.비속어 6.어감에대해 7.언어순화

2020. 3. 18. 17:10☎박동규교수문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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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언어의 성격을 이해하는 길...4.신조어 5.비속어 6.어감에대해 7.언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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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조어와 유행어에 대한 이용방법

 

  신조어는 새로이 만들어진 말을 모두 가리킨다.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첫 번째 이유는 기존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사상(事象)이 자꾸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조어의 창조 및 사용은 불가결 하다. 따라서 새로운 사상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언중의 차지를 받는 신조어라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사용하는 것이 풍족한 언어생활을 누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신조어는 기존의 언어를 좀더 편리하게, 또는 특색 있게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다. 신조어의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두 번째 경우이다. 이러한 목적을 가진 신조어는 대개 기존의 언어를 조금 변형하여 만들어진다. 기존의 언어를 간략하게 또는 음운을 특이하게 변형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신조어는 주로 유행어, 비속어, 은어 또는 각종 상품이나 업체의 이름 등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개성적이고 지정적이고 발랄한 사람을 의미한다는 개지랄, 쓸 만하다는 의미를 지닌다는 쓰리쓰리하다, 그리고 살로만 만들었다는 의미의 살로우만, 나이를 변형한 나드리, 또 오라는 의미의 또또와 등이 무도 그러한 예이다.

  물론 언어를 좀더 편리하게. 또는 특색 잇게 사용하는 것이 나쁠것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신조어들이 대부분 언어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표현을 지니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할 일이다. 이러한 신조어의 만연을 나는 언어가 자본주의의 나쁜 측면에 감염된 것으로 본다. 즉 내실 보다는 선정적 자극으로 구매를 유도하려는 상업주의에 의해 언어가 상품화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신조어들의 목적이 오로지 잘 팔리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근래 만들어지고 있는 신조어나 유행어는 새로운 사상의 표현, 언어사용의 편리성, 의미의 특색 있는 전달, 시대현실의 반영 등 본래의 긍정적 기능과는 무관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많다. 상업주의에 감염되어 천박한 표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신조어가 곧 그러한 유행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결국 그 성격은 동일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언어와 사회는 상용작용을 하는 존재이다. 사회 현실이 언어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언어 또한 사회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천박한 신조어와 유행어가 만연하는 사회는 그러한 엉어처럼 어느 정도 천박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말을 쓰는 사람 역시 사정은 동일한 것이다. 이를 분명히 인식하여 이러한 신조어와 유행어와는 되도록이면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개인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사회의 품위를 유지 한다는 더 높은 차원의 의의가 숨어 있는 것이다.

 

5. 비속어와 은어는 어떻게 쓸 것인가

 

  비속어란 격이 낮고 상스러운 언어를 말한다. 비어를 결멸의 의도를 지닌 천박한 말로서, 그리고 속어를 그런 의도가 드러나진 않지만 상스럽고 통속적인 말로 구분하여 말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공갈이라고 하는 것이 속어이고 입을 주둥아리라고 하는 것이 비어라고 한다면 좀더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교양인이 쓰기에는 지나치게 격이 낮은 말이어서 굳이 구별하여 쓰지 않고 비속어로 통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까ㅏ지의 설명에서 이미 드러나 있듯이 비속어는 쓰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어휘이다. 흔히 문장에 재미를 주려는 얕은 의도에서 생각 없이 함부로 비속어를 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사적인 글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공적인 글에서는 절대 금해야 할 일이다. 보통 정당한 능력으로 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가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 비속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철없는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비속어의 사용이 심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비속어의 사용으로 일시적으로 상대방의 흥미를 유발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글쓴이의 인격은 여지없이 의심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은어는 어떤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만이 배타적으로 쓰는 언어이다. 따라서 그 집단 이외의 사람이 그 의미를 알기란 쉽지 않다. 범죄 집단 같은 데서 형사를 곰, 두목을 왕초라고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은어를 사용하는 이유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집단 내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하나, 집단의 동질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또 하나이다. 은어 역시 공식적인 글에서는 절대 금해야 할 언어이다. 은어란 오히려 공식적이고 보편적인 의사소통을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이기 때문이다.

 

6. 어감에 대하여

 

  1) 언감으로 언어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언어에는 크게 두 가지 형식이 있다. 소리, 즉 청각적 매체를 이용하는 음성언어와 글자, 즉 시각적 매체를 이용하는 문자언어가 바로 그것이다.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는 각기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음성언어는 멀리까지 미치지 못하는 공간적 체약과 발화 즉시 소멸해버리는 시간적 제약을 지니고 있다. 또한 내용의 수정 및 기억이 어렵다. 문자언어는 음성언어의 이러한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생겨 난 거이라 할 수 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고 내용의 기억과 수정이 용이하다.

  그러나 음성언어가 단점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음성언어는 의미의 전달과 수용에 있어 언어의 외적인 요소, 즉 발화상황의 도음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독자가 시각이라는 단일한 감각만으로 의미를 수용하는 문장언어와는 달리 음성언어는 청자가 오감을 모두 동원하여 발화상황을 파악하면서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음성언어는 문자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포괄적이고 섬세한 의미를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장점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즉 음성어어는 논리적, 개념적 사고의 내용은 전달하기 어려운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수용에는 감각의 활동이 도움을 주기 어려울 뿐더러 오히려 감각의 활동이 이러한 내용의 수용에 필요한 냉정한 이성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어는 소리 또는 문자라는 형식에 의미라는 내용이 결합 되어 이루어진 하나의 기호이다. 언어의 궁극적 목적은 의미전달이다. 그런데 이러한 으미의 전달에 크나튼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어감이다. 어감이란 말 그대로 언어가 풍겨내는 독특한 느낌이나 뉘앙스로서 언어의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이 어감을 만들어 내는 요소는 언어의 내용과 형식 양 영역에 걸처 있다. 우선 언어의 의미가 어감을 만들어낸다. 평어를 쓰느냐 경어를 쓰느냐 또는 비속어를 쓰느냐 고운 말을 쓰느냐에 다라 언어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잇다. 다음으로 언어의 형식 또한 어감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여기서는 소리만이 큰 구실을 할 뿐 문자는 거의 아무런 구실도 하지 못한다. 어감은 청각에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소리만이 큰 구실을 할 뿐 문자는 거의 아물런 구실도 하지 못한다. 어감을 청각에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리의성격이 어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리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을 음운이라고 한다. 음운에는 자음이나 모음과 같이 따로 불리해낼 수 있는 분절음운과 고저, 강약, 장단 등과 같이 따로 불리해내기가 어려운 비분절음운이 있다. 바로 이 음운의 독특한 사용을 통해 어감이 결정되는 것이다. 평음과 경음, 그리고 격음이 각기 다르 ㄴ어감을 푼기낟는 것, 유성음과 무성음이 각기 다른 어감을 풍긴다는 것, 그리고 약한 음과 강한 음, 높은음과 낮은 음, 긴 음과 잛은 음이 각기 다른 어감을 풍긴다는 것 등을 생각해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잇다. 자동차의 경적이 울리는 소리를 방방이라고 표현할 때와 빵빵이라고 표현할 때, 그리고 팡팡이라고 표현할 때 우리가 받게 되는 느낌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디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어감은 언어의 의미작용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의미의 형성에서부터 의미의 전달과 수용에 이르기까지 어감이 관여하지 않는 곳은 없다. 독일어와 불어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우리는 그 말의 의미를 모르면서도 왠지 독일인은 딱딱하고 차갑고 규격적인 사람, 그리고 프랑스인은 부드럽고 따뜻하고 자유분방한 사람으로 느끼게 되지 않는가. 언어에 독특한 내포를 부여하고 싶거나 의미의 전달과 수용을 용이하게 하고 싶은 사람은 무엇보다도 어감의 적극적 활용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어감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 저명한 국어학자 이희승 씨의 글을 인용해 본다.

  어감이란 것은 엉너의 생할감, 다시 말하면 언어의 생활력입니다. 어감 없이는 모든 말이 개념적으로 취급되어 버립니다. 즉 어감 없이는 말은 언어의 시체이거나 그렇치 않으면 정신 상실자입니다. 이와 같이 어감(語感) 은 언어활동에 있어서 생화ㅏㄹ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사상을 전달하는 언어활동은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표출자(表出者)의 표현효과를 휠씨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감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여보려 합니다. 대개 언어(言語)에는 의미, 즉 뜻과 음성, 즉 소리의 두 대면(大面)이 있습니다. '사랑' 이란 말은 '사' 란 발음과 '람' 이란 발음이 합하여 성립되어 가지고 '人(사람)' 이란 개념, 즉 의미를 나타내게 됩니다. 글므로 발음은 말의 형식이요, 의미는 말의 내용입니다. 그리하여 어감이란 것이 형식과 내용에 다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형식 즉 발음이 어감을 규정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습니다. 발음의 강약입니다. '바람', '구름', '꽃' 등과 같은 명사라든지 '얼른', '천천히' 와 같은 부사라든지, '아름답다', '탐스럽다' 등의 형용사와 같은 동일(同一)한 어(語)라도 그 발음의 강약은 무수히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 강약(强弱)이 말의 표현효과를 크게도 할 수 있고, 적게도 할 수 있습니다.

  ㉠ 발음의 지속 즉 장단입니다. 발음의 장단(長短)은 명사의 어감에도 크게 관계가 있게지마는 형용사, 부사, 감탄사 같은 것에 더욱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바람이 솔솔 분다' 는 말과 '바람이 소-ㄹ소-ㄹ분다' 늘 말이라든지, '걸음을 느릿느릿 걷는다'는 말과 '걸음을 느리-ㅅ 느리-ㅅ 걷는다'는 말의 어감의 차(差)는 지금 저의 발음을 들으시는 여러분이 안이(安易)히 판단하실 줄 압니다.

  ㉡ 발음의 고저(高低)입니다. 발음의 고저는 발음의 강약과는 다른 것입니다. 발음의 강약은 음파의 진폭(振幅)의 대서(大小)에 달렸습니다마는 그 고저는 음파의 진동수(振動數)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강음과 고음, 약음과 저음은 항상 일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男聲)은 저음인 동시에 강음이요, 모깃소리는 약하면서도 높은 소립니다. 그리하여 이 고저가 또한 어감을 크게 좌우 합니다.

  ㉢ 발음 속에 섞인 모음(母音)의 명음(明音) 입니다. 명랑한 모음이 포함되고 음암(陰暗), 컴컴) 한 모음이 포함됨에 따라 그 말의 어감은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그리하여그 의미까지 달라지다시피 합니다. 조선(朝鮮) 말에는 이와 같은 예가 퍽 많습니다. 명사로도 '가짓말'과 '거짓말' 이라든지, '모가지'와 '며가지', '뱅충이' 와 '빙충이' 등이 '가', '모', '뱅' 이란 발음은 퍽 명랑하고 가벼운 ㅗㅅ리요, '거', '며', '빙' 이란 발음은 매우 어둡고 무거운 소립니다. 그러나 형용사나 부사에 이런 예가 가장 많습니다 (중략)

  이상(以上)은 결국 언어의 품위를 결정하는 것이 됩니다. 말의 품위와 리듬이 잘 조화 일치될 때에 한 개의 단어로서 생동 발랄한 힘을 갖고 나타낙데 됩니다. 이 위에서 말씀한 것은 대개의 단어에 대한 문제입니다마는, 어구라든지 문장 전체로서는 어떠하냐 하면 여러개의 단어가 종합될 때에 도한 그 각 개 단어의 발음이나 의미와 잘 조화되도록 전체로서의 억약(인토네이션)과 완급(緩急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의미와 음성의 훌륭한 멜리디과 율동이 창조 될 것입니다. 언어가 이와 같이 표현될 대 그것은 듣는 이에게 호감을 줄 뿐 아니라 사상을 가장 완전히 전달할 수 있으며 언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예술이 될 것입니다.

 

  앞에서 나는 어감의 형성에 문자가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햇다. 그렇다면 말을 할 때와는 달리 글을 쓸 때는 어감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시각을 통해 받아들인 문자를 독자는 마음속에서 소리로 재생해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자언어를 사용하는 글쓰기에서도 역기 어감은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순수한 내면의 세계를 강물의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시다.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는 지은이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은이의 심정은 시의 의미를 통해 전달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언어가 지니는 소리의 특성을 통해 더 잘 드러나고 있다. 증 음성모음보다는 양성모음을 많이 사용하고 또한 ㄴ, ㄹ, ㅁ, ㅇ, 모음 등의 유성음을 많이 사용하는 한편 비슷한 음운을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이 시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있다. '도른도른' 이나 '도도네' 같은 표현은 감미로운 느낌 마져 준다.

  이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시어들을 가만히 읽어내려가다 보면 우리의 마음 역시 부드럽고 따뜻한 정서 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시에 드러난 지은이의 심정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감을 잘 활용하여 정서적 ㅗㅎ소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는 좋은 시라 하겠다.

 

7. 언어순화에 대하여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어휘는 그 성격과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이 그러하듯이 좋은 용도로 쓰이는 것도 있고 나쁜 용도로 쓰이는 것도 있다. 또한 바람직한 성격의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성격의 것도 있다. 그러니마늠 어휘의 사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나쁜 성격의 어휘를 좋지 못한 용도로 사용하는 살람이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언어와 인간은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에 있다. 즉 인격은 언어를 규정하고 또한 언어는 인격에 영향을 미친다. 천박한 인격을 지닌 사람은 천박한 언어를 쓰게 마련이다. 그의 인격이 언어에 숨김없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품위 있는 언어를 쓰는 사람은 절로 그 인격이 고상해진다. 언어에는 인격을 형성해내는 신비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말은 인간들이 모여 이루고 있는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사회현실은 언어를 규졍하고 또한 언어는 사회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각박하고 매정한 사회현시은 자연히 거칠고 저속한 언어를 만들어내며 또한 거칠고 저속한 언어는 사회현실을 더욱 각박하고 매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독일의 유명한 언어철학자 홈볼트는 언어를 무엇을 이루어내는 힘이라 하였다. 이 말을 아주 쉽게 풀이한다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은 내용이 된다. 즉 좋은 내용과 표현을 지닌 언어는 바랍직한 인성과 사회를 만들어내고 나쁜 내용과 표현을 지닌 말은 저급한 사회와 인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즐 홈볼트는 언어가 단순한 의사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특정의 사회와 인성을 형성하는 하나의 독립된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어순화운동이란 바로 이러한 믿음을 근거로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순화란 물론 나쁜 것을 걸러내고 좋은 알갱이만을 남기자는 것이다. 외국에서 빌료온 말을 토박이말로 바꾸는 것, 천하고 속된 말을 고운 말로 바꾸는 것,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바꾸는 것, 틀린 말을 올바른 말로 바꾸는 것 등이 바로 그러한 국어순화의 대표적인 본보기이다.

  좋은 어휘를 쓰기 위해 지켜야 할 첫 번째 규범은 바로 이처럼 순화된 어휘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는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언어에는 그 말을 쓰는 이의 인격의 바탕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따라서 저급한 어휘를 대할 때 독자는 글쓴이의 인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쓴이의 인겨을 의심하고 있는 독자에게 그 글이 호소력을 지닐 수는 없다.

  하지만 순화된 어휘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소극적인 이유에서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언어는 인격을 반영할 뿐 아니라 인격을 형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인격을 고매하게 가꾸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순화된 어휘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