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1. 08:38ㆍ☎청파산행과여행기☎
별빛, 달빛 쏟아져 내리는 당진 돈 섬(錢島)"교로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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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달빛 쏟아져 내리는 당진 돈 섬(錢島) "교로산장”
얼마전 고향 파주시 탄현면 갈현초등학교 선배이신 일지 한준희 선배님의 전화를 받았다.
‘청파 잘 지내지!’
‘네 형님 형님도 그간 안녕하시지요’
이렇게 시작된 선배님과의 대화는 선배님께서 이미 15년전에 노년이 되면, 전원생활 하며 좋아하는 취미(문학)생활과 봉사 활동을 실천하기 위해, 충남 당진시 대호만로 1890-33 “돈 섬(錢島)”에 황무지 맹지나 다름없는 수천평의 임야를 구입하여, 그동안 나 홀로 ‘쓸모없는 맹지로 잠자는 임야를 개간하고 가꾸어’ 오늘에 “교로산장”을 일군곳을 한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하셨다.
선배와 전화를 하고 꼭 틈내서 한번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좀처럼 시간짬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중 어느 산행날이다. 늘 나와같이 산행도하고 둘레길도 걷는 산 친구들에게 선배님 이야기를 하며 함께 가자고 하니 뜻밖에 OK다.
그래서 급살로 꾸려진 구성된 5명(안영환, 김용섭, 박인선, 김재빈, 그리고 나) 일행들이 친구안형이 운전하는 차를타고, 2019년 8월 9일(금)~8월 10일까지 1박2일간 시원시원하게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돈 섬 교로산장에 도착하니 10시 40분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올 여름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가 온세상을 펄펄 끓인다. 자동차안에선 에어컨 때문에 몰랐다. 밖에 나오니 숨이 콱콱 막힐 것 같다. 그런데 다행히 교로산장은 싱그러운 느티나무 그늘 아래 다양한 모델의 정자들이 우리 일행을 반가히 맞이한다.
정자에 앞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작은 연못도 있고, 또 무더위를 식혀줄수 있는 아주 작은 물웅덩이(puddle)도 있다. 그런데 그곳 웅덩이에 선배님께서 우리들을 위하여, 무릅까지 물을 채우고 가운데는 원형 티탁자를 놓고, 뺑돌려 프라스틱 의자까지 준비해 놓으셨다.
마음같아선 먼저 풍덩 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그러나 우리들은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선배님을 모시고 당진화력발전속 인근에 위치한 (태균이네집)이란 식당에서 해물칼국수에 가볍게 낮술도 서너잔 했다.
그리고 다시 교로산장이다. 그런데 선배님 말씀에 의하면 이곳 교로산장은 한 여름이면, 우리나라 농촌에서 거의 멸종되다 시피해 보기 드문 “반딧불”이가 양어장 위 산기슭 숲에 서식하고 있다고 하신다.
깊어가는 한여름 밤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빛을 발하며 숲을 날아다니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땐 마치 “타이머신”을 타고 어린시절 고향에서 동무들과 뛰놀며, 반딧불이 잡으러 쫒아다니던 착각에 빠져들때도 있다고 하신다.
감동이다. 당진 교로산장엔 자연이 살아있다. 선배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도 정자를 뒤덮은 시원한 시원한 느티나무에서 그늘에서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는 매미들의 떼창 소리가 끄칠줄 모르고 이어진다.
그 매미 소리듣다 보니 어린시절 고향에서 동무들과 수십년생, 감나무 그늘 아래 장석깔고 낮잠이라도 잘라치면, 뗏창으로 울어대던 매미, 쓰르라미, 유자매미, 와르레기를 잡으러 곤충망들과 뛰어다니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때 나에 절친 승택이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오랜만에 선배님을 뵈었다. 우리는 자리를 이동해, 교로산장 돔하우스 문고로 갔다. 이곳 교로산장엔 돔하우스가 명물이다. 이곳 몽골텐트(ger) 돔문고에는 어린이도서, 성인도서 포함 약 2만여권이 장서가 비취되어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문고를 운영하실 예정이라고 하신다.
우리들은 내친김에 이윤을 목적 하지않고 15년여간 이곳 교로산장을 일구어오신, 일지 한준희 선배님의 비하인드 스토리 (behind story)를 들었다. 선배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아닌, 할아버지 슬하에서 초등학교 졸업을하고 중학교 진학을 했지만 중도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 중학교때 할아버지곁을 떠나 홀홀단신 서울로 올라와 고학을 하며 고려대학을 졸업하셨다.
그리고 알미늄계열 회사를 운영하시며 성공의 단맛도 보셨다. 그러다 IMF를 만나 거액의 부도를 맞는 바람에 빗쟁이가 되어, 봉천동에서 형수님과 포장마차를 하며 재기해 오늘에 이르르셨다는 선배의 아픈추억 이야기를 듣다보니 코끝이 찡하다. 오랫만에 선배님 만났으니 오늘은 밤새도록 한잔 나누며 그동안 못들은 선배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그런데 선배님은 83세의 연세에도 아직도 손놓지 않고 추구하고 계신, 문학관련 스켓쥴로 오후 4시경 인천 송도의 자택으로 떠나셨다. 선배께서 헤어지며 말씀하신다. ‘청파 이왕 온김에 친구들과 냉장고에 수박, 참외, 그밖에 각가지 재료들이 있으니 마음대로 활용 하라고 하시며, 잘 놀고 가라며 떠나셨다.
그렇게 선배께서 귀가하시자, 우리는 서둘러 당진 도비도항으로 달려가 우럭이랑, 광어랑, 도다리등의 푸짐한 회를 떠가지고 교로산장으로 왔다.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물웅덩이에 풍덩빠져들어 발담그고 형님한잔, 자네한잔, 아우 한잔 나누며, 밤 하늘 가득히 쏟아져 내리는 별빛, 달빛을 노래하며 교로산장에서의 날밤을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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