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적벽 끼고 걷는길... 산수화가 따로 없네

2015. 4. 30. 12:24☎오마이 뉴스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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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적벽 끼고 걷는 길... 산수화가 따로 없네

평화누리길 걷기 (연천)


 

 

멀지 않은 그곳에 평화가 있다

 

지난해 김포평화누리길 걷기 행사에 참석 했다 출근 시간이라 버스가 늦어지는 바람에 행사 참가를 포기하고 셋이서 가볍게 김포 평화누리길 일부구간을 걸으며 맛보기 체험만 하고 돌아 왔다. 그런데 그 생생한 평화누리길 풍경에 반해 반쪽짜리 여행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런데 뜻밖에 이 기사를 본 분이 나에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다.

 

4월 25일 실시하는 평화누리길 (연천) 임진적벽 걷기 행사에 지인들과 함께 참석 하라고 말이다. 그 소식을 듣고 부평에서 나와 함께 '시니어기자단' 활동을 하는 친구 2명과 함께 이른 새벽부터 2번이나 전철을 갈아타며 집결지인 대곡역에 도착하니 7시 20분이다. 출발시간 10분전에 간신히 도착해 헐레벌떡 차에 오른다.

 

퓨휴! 안심이다. 우리 일행이 타자마자 십여 대의 전세버스는 한국의 아웃토반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자유 로를 거침없이 달려간다. 차창 너머로 심학산, 오두산전망대, 국가대표 축구트래이닝센터, 헤이리마을, 고려역사박물관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자유로 오두산전망대를 지나 성동리를 달리다 보면 서해에서 강화, 김포를 거친 물결이 한강과 임진강을 만나 세 갈래 물결이 합해져,  '삼더품'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전해온다. 삼더품 지나 문산 쪽으로 달리다 보면, 바로 코앞에 손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북한지역 개풍군 일대 농촌 풍경이 보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북한지역 산이란 산 (송악산, 덕물산, 진송산 등)은 하나같이 1950년대 우리나라 황폐화 했던 산 모습과 흡사하게 그대로다. '저러니 제아무리 북한 동포들이 정성 들여 농사를 짓는다 한들, 어떻게 제대로 된 풍년 수확을 기대 할 수 있단 말인가.

 

한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가늠 하려면, 그 나라의 산림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산림이 우거지면 여름철 홍수나 장마 피해로 발생하는 자연 재해를 피할 수 있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산이 황폐화 되면 여름철 장마, 홍수 피해가 심해 정성들여 지은 농사를 폐농(廢農) 하기 일 수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1960~70년대 지금의 북한 농촌 모습과 같았다. 그런데 제1차~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사방공사와 산림녹화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했고, 또 한 편으로 아궁이, 부엌 개량, 생활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결과 오늘에 울창한 산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잠시 북한지역 산하를 관찰하는 사이, 우리 일행을 싫은 차는 파주 적성 어유지리를 지나 임진강변 길을 달리고 있다. 우리가 달려가고 있는 좌측 임진강 건너편은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지역 일대다. 그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숭의전'이 나온다.

 

숭의전에는 고려 태조와 현종, 문종, 원종 등 4명의 왕과 복지겸, 홍유, 신숭겸, 유금필, 배현경, 서희, 강감찬, 윤관, 김부식, 김취려, 조충, 김방경, 안우, 이방실, 김득배, 정몽주 등 충신 16명을 봉향하는 곳이다. 그런데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명에 의해 왕건의 원찰(기도처)가 되었다.

 

얼마쯤 달렸을까? 우리 일행을 싫은 차가 평화누리길 걷기 행사장 '임진몰새롬랜드공원'에 도착한다.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우정리에 들어선 임진물새롬랜드는, 연천군관내 군남면, 왕징면, 미산면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종말처리장을 건설하는 과정에 유휴 부지를 활용해, "이상한 나라 엘리스"를 주제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한 곳으로  연천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임진몰랜드에 도착하니 9시 10분이다. 우리는 곧바로 참가자 등록을 하고 등번을 교부 받았다. 내 등번이 "0993번"이다. 1,000명중 마지막 7번째에 운 좋게 신청이 된 것이다. 행사장은 벌써 오프닝 및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어 개회선언과 간략한 행사가 이어진 뒤, 준비체조를 마치고 10시정각 출발 신호에 따라 평화누리길 임진적벽길 걷기가 시작 된다.

 

 

 

 

그런데 출발선에는 뜻밖에 드론(drone) 이 나타나 비행을 하며 평화누리길 걷기 출발 실황 현장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이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2대의 카메라를 들고선 내 모습이 왜 그렇게 부끄럽던지, 마치 그 옛날 필름 카메라를 들고선 모습 같은 생각이 든다. 최첨단 전자장비의 실체를 이날 나는 난생처음 실감했다.

 

때는 바야흐로 울긋불긋 꽃피는 봄철이라서인지, 평화누리길 걷기 코스 좌측 야산엔 새 생명의 물끼를 흠뻑 머금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초목의 연초록 푸른 잎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거기에다 드문드문 여기저기 곱게 물들여 핀 산벗꽃이 한 폭의 산수화를 상상케 한다. 그 길을 따라 1,200여명의 평화누리길 걷기 참가자들이 걸으며, 어떤 이들은 그 옛날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를 부르며 간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 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화 이뤄, 어우러진 풍경을 나는 처음본 것 같다.' 특히 6킬로 지점 지나 주상절리에 이르자 임진강 건너편에 나타난 '임진적벽' 은 수 십 미터도 넘게 단애를 이루며 장엄한 모습을 자랑을 한다. 신비스럽기 짝이 없다. 그 아름다운 경관에 빠져 너도 나도 모두 감탄하며 걷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하늘엔 우리 대열을 계속 따라 오며 무인기 드론이 이날 행사를 계속해 촬영 하며 따라 오고 있다. 8킬로 지점을 지나자 임진강 건너편에는 단애를 이룬 절벽위에 전망대도 보이고, 그 아래 임진강 어민들이 고기잡이 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내가 만약 화가라면 그럴듯한 문 인화 한 폭 정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이 우리는 마지막 10km지점을 통과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어 수로를 따라 500m 를 더 걷고, 출발지였던 임진몰랜드에 도착해 이날 "평화누리길 (연천) 임진적벽길 걷기 행사를 모두 마친다.

 

이어 10.5km 구간을 걸었다는 "완보증"을 받고' 농산물 이용권도 받아 연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 구입도 했다. 또한 이번 평화누리길 걷기 행사를 후원한 Treksta 트랙스타에서 제공한 중형 배낭을 선물로 받아 들고,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던 평화누리길(연천) 걷기 행사를 모두 마치고 친구들과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를 한다.

 

 

 


평화누리길 개요

2010년 5월 8일 개장된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 김포, 고양, 파주, 연천 4개 시 ‧ 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 걷는 길입니다.

 

평화누리길 코스

총12개 코스, 189km의 길로 김포 3코스, 고양 2코스, 파주 4코스, 연천 3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1개 코스의 길이는 15km 내외이며 도보로 약 4~5시간이 소요된다.

 

평화누리길 특징

평화누리길은 마을안길, 논길, 제방길, 해안철책, 한강하류, 임진강등 역사 유적이 산재해 있는 길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길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며, 아이들에게는 자연, 역사,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평화누리길의 가치와 염원

1‧21 무장공비 침투로, 제3땅굴, 철도중단점, 실향민의 한을 달래는 이기봉 전망대등 한국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곳에 평화가 오길 희망하며 평화누리길을 경기도가 만들었다.

 

자연경관 및 동식물의 서식지

남과 북을 이어 흐르는 임진강, 깎아 내릴 듯한 주상절리, 천혜의 자연 경관을 지니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은대리 물거미의 서식지, 재두루미,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인 임진강 하구 일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역사 유적

고려태조의 위패를 모시던 숭의전, 율곡선생의 유적지 화석정, 조선시대진영 덕포진, 권율장궁의 얼이 서린 행주산성 등살아 숨 쉬는 한국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출처: 평화누리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