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호] 경남 황매산 철쭉은 지고··· 주룩주룩 봄 빗속에 걸었네

2021. 5. 3. 10:33☎청파산행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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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9RDCfZUqro

 

산 행 지 : 황매산 경남 산청군 차황면, 합천군 가회면, 대병면 경계975m)

산행일시 : 200459

산행코스 :

산행인원 : 부평산악회원 29

산행시간 : 5시간 반

 

[36] 경남 황매산 철쭉은 지고··· 주룩주룩 봄 빗속에 걸었네

 

얼마나 고대하고 고대하던 황매산 산행 날이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 시집갈 달에 등창 난다란 옛말처럼 하필이면 산행날 전국적으로 봄비가 세차게 내린다. 뉴스에 의하면 우리가 산행을 가는 남쪽지방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봄비가 100mm 정도 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그런 상황에서 새벽 5시 배낭을 챙기는 마음이 천근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정해진 일정을 변경할 수 없는 일이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몇 달전에 예약한 관광버스는 비 때문에 애초 예약했던 회원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45인승 전세버스에 29명만 타고 달린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달렸다.’ 산행을 제대로 하고 못하고는 다 운명에 맡기자. 그리고 안가면 몰라도 기왕 갈때는 가자고, 맘을 고쳐 먹는다. 내 곁에는 이웃에 사는 외사촌 여동생이 동행하고 있다.

 

개인 사업상 늘 그러듯 나는 어제 새벽 2시까지 근무 하고, 퇴근해서 잠간 토끼잠을 자고 5시에 일어났으니, 늘 잠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런데 마침 버스 좌석도 널널하겠다. 잠시 부족한 잠을 청해 본다.

 

그러나 잠이란 것이 전깃불 끄고 켜는 것처럼,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눈은 감고 있는데, 정신은 점점 더 또랑또랑이다. 이런 경우 사용할 수 있게 누군가 피곤할 때 잠시, 잠들게 하는 기계 발명하면 인기리에 팔릴텐데......, 아쉽다.

 

오늘도 한 소리 듣고 나왔다. 우리식구 전엔 안그러더니 언제부터인가. 산에 미친 남편 때문에, 자신은 일요 과부가 되었다는 푸념을 뒷통수에 대고 하는 소리를 듣고 나왔다. 하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렇치 않고 악의 없이 한 아내의 이야기를 두고두고 곱씹으면 괜스리, 산행길 내내 찜찜하다.

 

솔직히 이런날은 나도 차라리 집구석에서 빈대떡이나 부쳐놓고, 가족과 함께 하루 보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를 마다하고 가장이라는 위인이 이렇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가정을 이탈했으니, 이제 말배우는 네 살배기 손자(도영)아이 말처럼, 정말 나도 웃기는 짜장이다.

 

이렇게 반성인지, 번뇌인지 혼자 소설을 쓰는 사이, 우리 일행을 싫은 차는 4시간여를 달려 산천 시내를 지나고 있다. 그런데 산천 시내도 불법 무질서 주차 차량 때문에 버스 지나기가 쉽지않다. 아무리 지방이라해도 이건 아니다. 해당 지차체 경찰은 지나친 대로변 불법 주정차는 단속해 불편을 해소 시키는 것이 맞다. 안타까운 일이다.

 

힘들게 무법천지 산천 시내를 겨우 빠져나와 지방 도로를 달리는 시간도 밖에는 억수같은 봄비가 내린다. 그 사이 우리차는 목적지에 도착을 몇분 앞두었다. 이때 등반대장이 방송을 한다. ‘우중 산행이 되어 황매산 종주할 사람은 산행 후, 장박마을 입구로 하산하고, 산행이 어려운 사람은 합천군 여가수면에 있는 덕만 주차장에서부터 역 산행을 한다.’고 안내를 한다.

 

나는 버스에서 내리기전 미리 판초우의를 착용하고 하차해 출발이다. 그런데 29명 인원중 황매산 종주할 사람은 겨우 9명뿐이다. 그중 유일하게 홍일점으로 여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외사촌 여동생이다. 나는 속으로 걱정을 한다. 여동생은 산행경력도 별로 없는데, 오늘같이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우중 산행이 쉽지가 않을 텐데......,

 

이때 나는 일행들에게 말한다. 종주 인원이 단촐하니 한 사람도 낙오하지 말고, 서로 협조하며 페이스 조정해, 다 함께 황매산 종주 산행을 마치자고......,’ 종주팀 면면을 살펴니 하나같이 다, 웬만큼 산행을 하는 산꾼들이다. 그런데 여동생이 끼었으니 걱정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동생의 황매산 모험 도전길엔 오빠를 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여동생이 오빠의 도시락을 싸왔기 때문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걱정을 했으니, 나도 참 눈치, 코치 없는 사람이다.

 

악천우속에 일행들이 판초우의와 우산을 쓰고 저벅저벅 걷는 모습이, 마치 군인들이 특별한 임무 수행을 하기 위해, 출정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감동의 순간이다. 아마 이렇게 비가 내리는날, 누가 심부름을 시켜, 황매산을 다녀오라고 하면 모르긴해도, 너도 나도 다 된다고 오리발 내밀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닌, 모두 자발적인 산행이다 보니, 누구 한 사람 불평불만 힘든 내색 않고, 묵묵히 약진 앞으로 전진이다. 얼마쯤 지났을때다. 시멘트길을 지나고 우측 데크목 계단 입구에 안내 표지판이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모두 안내판이 가르치는 이정표 방향으로 간다.

 

그런데 우리팀은 이정표를 애돌아 나지막한 언덕이 나오는, 우측으로 표지판도 없는 협소한 등산로를 따라 가다 보니, 떡갈재 들머리다. 떡갈재 가는길은 안내 표지판이 없어,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어렴풋이 사람 다닌 흔적을 뒤따라, 황매산 정상으로 간다.

 

우리가 걷는 길은 어제부터 계속 내린 비로, 잡목 숲을 지날때면 나무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수가, 실제 내리는 비 보다 더 옷을 적신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 너, 나 할것없이 모습이 하나같이 비 맞은 족째비 같다. 그 바람에 가던길을 잠시 멈추어, 휴식을 취하며 일행들 서로 쳐다보다, ㅋㅋㅋ ㅎㅎㅎ 크게 웃는다.

 

그 사이 황매상 정상이다. 그런데 실망이다. 큰 기대를 하고 황매산 철쭉을 보러 왔건만, 철쭉은 이미 지고 간간히 군데군데 볼품없이, 핀 철쭉 몇그루 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황매산 철쭉은 우리나라 전국, 그 어느곳 보다 더 소문난 철쭉 동산이다.

 

또한 철쭉 못지 않게 하산길에, 만나는 모산재 기암 괴석 절경을 하루종일 내리는 비로, 운해인지, 박무인지 모르는 오리무중 현상으로 시야가 제로다. 그 바람에 디카를 손에 들고도 무용지물이다. 안타깝다. ~~~ 이제가면 언제 또 다시 올 수 있을까. 황매산 철쭉이여! 모산재여......,

 

황매산(黃梅山)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 경계에 있는 산.

 

높이1,108m. 소백산맥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는 송의산(539m) · 효염봉(636m)·전암산(696m)·정수산(828m)·삼봉(843m)·월여산(863m) 등이 있다. 남북방향으로 능선이 뻗어 있으며, 남쪽 능선에는 이검이고개·천황재가, 북쪽 능선에는 떡갈재가 있다.

 

산 전체의 사면은 급경사를 이루며, 남사면의 산정 부근에는 고위평탄면이 나타난다. 동남쪽 사면을 흐르는 계류는 가회면에서 사정천에 흘러들며, 북쪽 사면을 흐르는 계류는 황강의 지류인 옥계천을 이룬다. 황매산 가운데 합천군 일대의 면적 17.99㎢ 지역은 1983년 11월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기암괴석이 곳곳에 분포하여 경치가 아름다우며, 정상부에서는 북동쪽으로 합천호가 내려다보인다.

 

남동쪽 기슭 가회면 둔내리에는 신라시대의 절터인 합천영암사지(사적 제131호)가 있으며, 그곳에는 영암사지귀부(보물 제489호)·영암사지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영암사지3층석탑(보물 제480호) 등의 유물·유적이 있다.

 

황매산의 무학굴은 조선의 태조 이성계의 건국을 도운 무학대사가 합천군에서 태어나 수도를 한 동굴로 전해진다. 수도승 시절 무학대사의 어머니가 산을 왕래하며 수발하다 뱀에 놀라 넘어지면서 칡넝쿨에 걸리고 땅가시에 긁혀 상처 난 발을 보고 100일 기도를 드려 뱀, 칡, 가시가 없는 '삼무의 산'으로 불렸다는 전설이 있다.

 

모산재 정상부근에 있는 득도바위에는 고운 최치원이 수도를 했다고 전해진다 [다음백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