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6. 12:22ㆍ☎청파산행과여행기☎
아듀(adieu)... 속초 영랑호, 설악산 울산바위여
5년전이다. 영랑호 인근에 손 아래 두 동생의 오피스텔 있어, 여행차 들렸다. 오피스텔 위치가 동해 바다도 가깝고, 속초중앙시장도 걸어서 10여분 거리다. 그런데 무엇보다 더 호감을 끈 것은 오피스텔 바로 인근에, 영랑호와 범바위가 있어 운동을 좋아하는 나에겐 “금상첨화”같은 곳이다.
좋아하는 나를 보고 두 동생들이 권 한다. ‘여기 오피스텔 17층에 빈집이 있으니 이왕 온김에 가 보고 맘에들면 하나 사서, 삼남매가 함께 오가며 살자’고 권유 한다. 자의반 타의반 반신반의하며 가보니, 원룸으로된 거실 창 넘어로 울산바위가 병풍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그뿐 아니다. 또 복도에서면 망망대해 동해바다 일출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 바람에 더 이상 망서림없이 덜컥 오피스텔을 구입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그동안 시간날 때 마다. 피서철, 꽃피는계절이면 삼남매 부부가 속초로 달려갔다. 산이 그리울땐 설악산 대청봉도 오르고, 울산바위도 오르고, 새벽이면 영랑호 8km를 개미 쳇바퀴돌 듯 많이도 돌았다.
그뿐 아니다. 속초에서 고성까지, 속초에서 강릉까지 경관이 좋은곳은 거의 다 다닌 것 같다. 그런데 내 나이 어언 8순을 2년 앞두다 보니, 매일 20~30km(20000~40000보) 걸음을 걷는 건강 체질인데도 속초까지 왕복 500여 km 운전이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은 버겁다.
그런데다 무엇보다 속초에 대한 낭만도 조금은 빛바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일년에 두 서너번 사용하는 오피스텔 관리비도 그렇고, 이래저래 생각하다. 결단을 내렸다. 5년여 정들었던 오피스텔을 매도하기로...
그리고 4월 3일 속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새벽드리 영랑호 8km를 걷는다. 그런데 이날따라 중국발 황사가 속초를 뒤덮어 영랑호 조망도 별로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마지막 보고 싶었던 울산바위, 설악산도 오리무중(황사무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몇 년전 있었던, 고성 대형 산불에도 영랑호 벚꽃은 고사하지 않고 살어서 흐드러지게 피어, 마지막 걷는 영랑호 기분을 위로해준다. 그러나 영랑호에 그 아름답던 영산홍, 자산홍은 한 그루도 남지 않고 화마가 핥퀴고간 열에 고사하고 말았다.
꼭 2년전 (2019.04.04.)이다.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영랑호까지 번져, 재난 지역이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영랑호 주변 별장지대는 복원은커녕, 손도 대지 않고 있다. 도깨비불처럼 날아다니는 고성 화마에 불탄버린, 별장집 벽에 대롱대롱 매달린 에어컨이, “아듀 영랑호”를 걷는 마음을 무겁게 짖누르는 것 같다. 기분이 찜찜하다.
영랑호 7.8km
영랑호는 해안 사구가 발달해 형성된 자연 석호로 둘레가 7.8km, 면적이 약 1.2㎢에 이르며 수심이 8m를 훌쩍 넘길 만큼 넓고 깊다. 장천천에서 흘러든 물이 영랑교 밑의 수로를 통해 동해와 연결된다. 속초시 장사동과 영랑동, 동명동, 금호동에 둘러싸여 있으며 호숫가 둘레로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맑고 잔잔한 호수와 벚꽃, 연산홍, 갈대 등이 어우러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인 ‘영랑’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친 영랑이 무술대회장을 가던 중 이 호수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만 수려한 경관에 반해 무술대회 출전도 잊고 이곳에 오래 머물렀다고 한다.
옛 기록에도 남아 있을 만큼 영랑호는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속초8경 중 하나인 범바위는 보는 이들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호랑이가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 같은 신비로운 기운이 흐른다. 기암괴석이 여러 개 모여 있는 관음암과 보광사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호숫가 서쪽에는 있는 습지생태공원도 가볼만 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영랑신선무리가 놀며 구경하던 암석이 기묘한 곳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도 구슬을 감추어둔 것 같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이라 표현하고 있다.
속초시에 있는 2개의 석호 중 남쪽에 있는 청초호가 속초항의 내항으로 이용되면서 속초시의 생활 하수 등에 의해 본래의 아름다움을 상실한 반면, 영랑호는 원래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어 척산·오색·장수대 등과 함께 설악산관광권에 속한다. 또한 잉어·붕어·황어·자라 등의 민물고기와 전어·흑돔·광어 등의 바닷물고기가 함께 서식하고 있어 낚시터로도 인기가 높다.
뱃놀이도 즐길 수 있으며, 수상 스키, 골프장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호수의 입구는 배가 드나들 수 없을 만큼 바다 쪽이 막혀 있으며, 좁은 입구에는 영랑교가 놓여 있어, 이를 통해 강릉에서 고성을 잇는 국도가 통과한다.
'☎청파산행과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으면 건강하다 ...봄바람 꽃바람 따라...아차, 용마산 역사기행 1 (0) | 2021.04.08 |
---|---|
[제30호] 계양산 진달래 산행...기대에 못미쳐 택도 아니더라 (0) | 2021.04.06 |
걸으면 건강하다...인왕산 "개나리공원"으로의 초대 (0) | 2021.04.05 |
걸으면 건강하다...울창한 숲길 따라 걷는 안산자락길 조망이 명품 절경이더라 (0) | 2021.04.01 |
걸으면 건강하다... 새봄 만끽하며 걷는 부천문화둘레길 1코스 도시숲길 (0) | 2021.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