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12. 15:13ㆍ☎청파의사는이야기☎
성격이 내성적인 나는 나름 사회활동은 꽤 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그 성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분위기에 익숙치 않다. 그런저런 이유로 나는 나를 처음 대하는 사람들에게 깍쟁이 같다. 성격이 차다는 평을 들으며 살았다. 그런 나에게 지난 6월 말경 느닷없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누굴까? 궁금해 하며 통화중 전화 동기를 들어봤다. 그랬더니 다행히 전화한 상대방도 나도 우리는 둘이다 SNS 페이스북에서 “박근혜대통령의 억울한 탄핵”에 항거 일어나 태극기 휘날리며
"인생의 목숨은 초로와 같고
조국의 앞날은 양양하도다
이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아 이슬같이 기꺼이 죽으리라"란 충정가(양양가)를 함께 외친 동지다.
그러다 보니 단 몇 분간의 통화였지만 우리는 특별히 서로의 신원이나 신분에 대해 따지고 말고 자실 필요가 없다. 한가지 흠이라면 내가 '먼동 (서또깡)이라는 닉을 쓰는 서재용이란 친구보다 나이가 25세정도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나이 때문에 만나고, 못만날 그런 이유가 없는 동지다.
그바람에 먼동(서또깡)님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우리는 지난 7월 초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 허름한 빈대떡 집에서 첫 대면을 했다. 첫 만남인데도 우리는 서먹하지 않았다. 마치 꽤나 오래된 친구처럼, 형제처럼 우리는 거리낌없는 포응을 했다. 그리고 빈대떡에 막걸리 잔 기울이며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시국관련 이야기, 박근혜대통령의 억울한 탄핵 이야기, 더 나아가 대통령도둑놈 문재인의 의식 및 사상문제, 사람사는이야기 등에 대해, 마치 한 부모 피를 받고 태어난 형제처럼 공감 이루며, 우리의 대화는 녹익었다.
하지만 우리는 예상보다 크게 편차나는 나이 때문에, 서로의 호칭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 먼동(서또깡)님은 나를 삼촌이나 아저씨, 선생님 정도로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에 생각은 달랐다. 내 비록 고희를 훌쩍지나 75세지만, 삼촌이나 아저씨란 호칭을 듣는 것이 거북스럽고 별로다. 그래서 내가 제안했다. 그냥 우리 ‘형님 아우’로 정하자고, 그러자 먼동(서또깡)님이 망서렸다.
그래서 내가 거듭 힘줘 말했다. 자네같은 젊은이가 나같은 노인에게 형님이라 부르면 듣는 형님, 젊은 기력 이심전심 전수받아 더 젊게 살게될것이니 그렇게 하자고 사정했다. 그 바람에 우리는 그날 만남 이후 ‘형님, 아우“가 됐다. 호칭을 정리하고 나니 한결 내 기분이 업되고 편하다.
그후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서로간의 안부를 전하며 이어지는 우애를 나눴다. 그 과정에 경기북부지연 민통선(DMZ)북방지역 1박2일 여행도 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만남은 마치 필연(必然)적인 것처럼 우애가 두텁게 쌓였다. 젊은 아우 먼동(서또깡)을 둔 기분이 한결 든든하고 날것 같다.
아우의 집은 서울 목동이고 회사 근무지는 서울 광화문쪽이다. 나는 부평에 살고 지금은 전업, 장노(장기간 노는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 오 가는길에 내가 먼저이던 아우가 먼저이던 연락해, 자연스럽게 만나 저녁도 먹고 스스럼없이 한잔도 걸치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 과정에 어제(2018.08.10.)아우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시계다. 생일선물로 샀다고 했다. 아우가 준 선물의 값의 고하를 떠나 염치없이, 아우에게 받는 미안하고 부담스럽다. 그러나 선물속에 아우가 쓴 손글씨 편지를 읽으며 더 이상, 미안해 하지 않으며 감사의 선물로 받아 긴요하게 착용하고
‘시계처럼 약속 잘지키고 거짓, 가식없는’ 형아가 되기로 다짐을 했다. 먼동(서또깡) 아우야 고마워. 잘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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