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탐험가 모건박사 등 5명 남북당국 승인하에 北에서 南으로
“외국인도 넘는데…
안타까워”
‘남북한 오토바이 종단 여행’ 중인 개러스 모건 박사 등 뉴질랜드인 5명이 29일 오후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와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를 빠져나가고 있다(아래쪽 사진). 모건 박사(위쪽 사진의 오른쪽)는 “북한은 실제로 가서
보니 아름다웠다. 농촌 모습은 뉴질랜드 같았다”고 말했다. 파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나 같은 외국인도 비무장지대(DMZ)를 지날 수 있는데
왜 한국인들은 안 되는지 아이러니하다.”
오토바이 탐험가인 개러스 모건 박사(60)는 29일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O)에서 기자들을 만나 “DMZ를 지날 때 경치가 매우 환상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한 종단 여행에 나선 모건 박사 등
뉴질랜드인 5명은 이날 군사분계선(MDL)을 지나 북에서 남으로 넘어왔다. 외국인이 남북 당국의 승인을 받아 오토바이를 탄 채 DMZ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7월 말 러시아 마가단 주에서 출발해 이달 16일 두만강 철교를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이후 백두산
함흥 원산 평양 등을 두루 누볐다. 모건 박사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북한에 대해 배고픔, 빈곤 등을 떠올렸지만 실제로 보니 매우
아름다웠다”며 “농촌 지역을 지날 때에는 마치 뉴질랜드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모건 박사는 지난해 평양을
방문해 북한 고위층 인사 3명과 이번 여행의 일정과 경로를 사전에 논의했다. 이번 북한 체류 기간에는 북한 측 방송국 관계자들이 따라 다니며
그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모건 박사는 ‘북한 주민들이 접촉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모두 친절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을) 더이상 우리와 다른 부류로 여기지 말고 단지 시스템이 다른 곳에서 사는 사람으로 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모건 박사 일행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기원하고 분단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뜻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이번 여정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서울 속초 대전 완도 제주 등을 들른 뒤 다음 달 17일 부산에서 ‘오토바이 한반도 탐험’을
마무리 짓고 출국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