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마음 좀 알겠어
2008. 3. 30. 23:17ㆍ☎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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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부터 속으로 삭이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버려지지 않는
장점이자 단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혼 전에는 먹고 살기 바빠
아파도 아프다는 말 못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10년을 한 직장에서
일 했습니다.
열이 39도가 넘어도 약 하나 먹고
일을 나갔습니다.
그런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2살이 되기까지 단 한 번도 아프지 않던
아들이 갑자기 열이 나고 경기 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랐습니다.
하늘이 노랗게 변한다는 말을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가슴이 찢어질듯이 아파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 일이 있던 후에도 가끔 녀석이
아플 때 아프다는 소리는커녕 뛰어 다니며
놀다가 열을 제면 38도 내지는 39도나
올라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툭 내 뱉었습니다.
"저 녀석은 누굴 닮아 저러지?
아프면 아프다고 해야 할 것 아냐
그래야 무슨 낌새라도 체고 대처를 하지"
내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신랑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속상해?"
"그럼 속상하지!"
"이제 내 마음 좀 알겠어?"
"무슨 소리야?"
"당신도 똑같아 아프면 아프다 힘들면 힘들다
말을 해야 알지 저번에도 열이 39도 넘어 갔는데
배추 사가지고 와서 김치 담갔잖아
아픈 척도 안하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
- fairyfor님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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