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27. 14:01ㆍ☎사람사는이야기방☎
우풍(雨風) 낙엽이라
어제 오후 까지만 하여도 그 아름다운 빨간 단풍의 멋을 한껏 소담스럽게 뽑내던 단풍 나무가 어제밤 2시 이후에 소리 소문없이 내린 촉촉한 겨울을 재촉하는 비로 그 아름답던 단풍이 온통 아파트 단지 길가에도 뜰에도 떨어져 비에 젖어 딩굴고 있네요 그렇게 아름답던 단풍 나무가 그 아름답고 화려한 잎새를 모두 낙엽으로 떨어 트리고 늦 가을비 맞으며 을씨년 스럽게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깝네요
저 단풍 나무처럼 우리 인생도 피고 지는것이겠지...
피빛 보다도 더 샛빨간 단풍잎이 촉촉히 비에 젖어 그 빛을 더 발하고 있네요
기러기 울어대는 하늘 구만리 ...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 ~ 아~ 너도 가도 또 나도 가야지...
나는 가을이면 봉창 밑에서 세월의 전령사인 양 울어 대던 귀뚜라미 소리도 잊지 못한다. 달빛 기운 밤에 꿈결엔 듯 황망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을 때 개 짖는 소리가 하늘을 치솟던 기억도 잊지 못한다.
이제는 그 설움도 가고 문풍지의 세월도 갔지만, 나는 아직도 창호문에 비친 그림자와 문풍지가 내는 소리를 잊지 못한다. 그것 은 비록 아픔을 지녔지만은 우리네 감정을 대신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픔 이상의 처연한 정경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창호문도 문풍지도 없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지는 해, 뜨는 달도 창호문이 아닌 유리 창문을 통해서이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소리도 그 문을 통해서 들을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수나 고독이라는 언어를 떠올릴 수 있을망정 정한이나 애수가 지닐 수 있는 분위기를 쉽게 떠올릴 수가 없으니, 이것도 잃어버린 향수나 다름이 없을 듯하다.
아래 詩는 60을 채우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竹馬故友의 49재에 올 린 시 이다. 생전에 불가에 귀의 하였으므로 불교 식으로 獻詩 하였다.
간밤 깊은 꿈결 에서 南녁 寒天 허공 중에
오호라 ! 무심 함이여 人生이 무상 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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