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계족산/깃대봉/갓꼬리봉▲ 잡풀에 긁히고 무수히 많은 거미줄을 얼굴에 뒤집어 쓰며 .. 전남 순천

2006. 8. 25. 18:37☎열린자유글겔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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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잡풀에 긁히고 무수히 많은 거미줄을 얼굴에 뒤집어 쓰며 .. (155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6년 08월 20일 일요일
          ㅇ날씨: 오전에는 흐리고 부슬비, 오후에는 갬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전남 순천시(順川市) 서면(西面),
황전면(黃田面) 광양시(光陽市) 봉강면(鳳岡面)
          ㅇ산행코스: 청소리-계족산-안치-3개면 경계-깃대봉-3개면 경계-미사치-갓걸이봉-마당재-청소리
 




 
          ㅇ산행시간
         ㅇ11:52-계족산 등산로 다리에서 산행시작
         ㅇ12:38-안부삼거리 (고도 551M) 이곳에서 좌로 90도 꺾인다.
         ㅇ13:08~13:31-계족산 정상 (점심식사)
         ㅇ14:03-빨강과 흰색으로 빠삐용바지 무늬를 한 쇠봉이 서있는 봉우리
         ㅇ14:29-역시 같은 쇠봉이 서있는 봉우리
         ㅇ14:38-안치
         ㅇ15:18-3개면 경계
         ㅇ15:24-깃대봉 정상
         ㅇ15:29-3개면 경계
         ㅇ16:09-철탑
         ㅇ16:18-미사치
         ㅇ16:46-전망바위 (5분간 휴식)
         ㅇ17:08-리본이 걸려 있는 한봉우리 정상
         ㅇ17:25-전망바위 (지나온 두 개의 봉우리가 보임)
         ㅇ17:32-갓걸이봉(갓꼬리봉) 정상
         ㅇ18:01-폐헬기장 (여기서부터 내리막 길)
         ㅇ18:24-마당재 (이곳에서 좌측 내림길로)
         ㅇ19:07-청소리 까치산장
         ㅇ19:16-청소리 청소골산장
         ㅇ19:31-계족산 등산로 다리에서 산행마침

          ㅇ산행시간 7시간 39분
          ㅇ산행거리 약 15km
          ㅇ나의만보계 30,171步

          ㅇ일정시간표
         ㅇ09:25 통영출발
         ㅇ10:41 순천IC (비가 내림.)
         ㅇ11:03 청소리(청소골산장 앞)에 도착
         ㅇ11:52~19:31 산행
         ㅇ19:43~21:01 청소리 '유명가든'에서 저녁식사 (닭백숙-33,000원)
         ㅇ21:16 순천IC
         ㅇ22:22 통영도착


          ㅇ참고 산행기 -  환상의 상고대 능선, 순천 계족산에서 깃대봉까지 히어리 (click here!) 

 

 

 





           산행이야기..



           지난주 산행기를 토요일에 완성하니 당장 그다음날인 일요일에 또 산행을 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가까운 산(고성 구절산)이나 가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요일이 되자 날씨가 너무 좋아 마음이 달라진다. 아내도 한번 갔던 고성 구절산 보다는 다른산을 원하고..

          결국 부랴부랴 차기 산행지를 물색하는데 순천 [계족산~깃대봉~갓꼬리봉]이 눈에 들어 온다.  

          거리도 가깝고 미답산이고 또한 서쪽 지방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침을 부친과 함께 먹은 후 본가에 모셔다 드리고 시내에서 충무김밥 2인분 사고

          집에와서 커피 한잔까지 마시고 출발하니 09시 25분이다. 고성에서 바라보는 사천의 산들과

          동쪽의 적석산 여항산 등의 라인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 절로 신이 난다. ^^

          그런데 사천으로 빠져나와야 남해안 고속도를 달려야 하는데 그만 사천을 통과해 버렸다.

          지난 오산~둥주리봉~천왕봉 산행때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한것이다. 나 미쳐.. ^^;

 

 

          오늘은 지난번 산행기에 나온 뻐국나리 이야기 하느라 그만 지나친 것이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실수를 하다니 결국 서진주까지 올라가 유턴하여 (9시 59분.)

          하동부근에 오니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져 국지적 현상이거니 했는데 (하동 금오산이 비구름에 덮여 있음.)

          순천IC에 도착하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0시 41분.) 우산도 판쵸의도 없는데..

          통영에서는 날씨가 너무도 맑았고 서쪽으로 가면 갈수록 날이 맑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판한 것이다.

 

 

          순천IC에서 길은 두 갈래 나눠진다.  직진(여수,벌교 방향)하면 안 되고 우회전(구례,남원 방향)하면

          잠시 후 사거리 신호등이 나오고 우측으로 보이는 첫 번째 굴다리는 무시하고 두 번째 굴다리쪽으로 우회전하면

          바로 하이트맥주 순천지점이 나오고 청소리로 가는 840번 지방도와 연결된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산을 사야겠다고 생각이 드는데

          우산 파는 곳은 보이지 않아 미련스럽게 그냥 청소리로 향한다. 또 이렇게 비가 와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멀리 순천까서 와서 미답산을 타려고 하니 좀 막막하고 억울한 심정이다. 고성 구절산이나 탈걸..

 

 

 

 

 

 

 



▷ 청소골산장 옆 정혜사와 계족산 등산 안내판이 있는 지점 <11:08>


 

           정혜사 안내판이 보이는 청소골 산장 옆에 계족산 등산 안내도가 보여

          이곳에 화이트를 주차하고 (11시 03분.) 청소골산장에 들어가 우산을 좀 팔라고 하니

          쓰는 우산도 없다고 한다. (진짜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별 수없이 그냥 오를 수 밖에..

 

 

 

 

 

 

 



▷ 예쁜 폭스바겐 차 두대가 주차되어 있는 가옥('솔바람소리' 라는 찻집에서 200m 떨어져 있는 집)  <11:17>



           조금 올라가니 널찍한 마당에 예쁜 폭스바겐 두 대가 주차 되어있는 가옥이 나타난다.

          그런데 산길은 나타나지 않고 계속 시멘트 길이라 '이 길이 아닌가벼?' 하고 다시 청소골 산장으로 내려와 (11시 25분.)

          청소골 산장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맞단다.(한참을 올라가야 한단다. 이렇게 분할 수가!)

          공부(예습)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다시 걸어가야 하는데 아내는 차를 타고 가자고 한다.

          별 수 없이 차를 몰고 올라가니 정혜사 못가 계족산 등산 주차장이 나타난다. (처음부터 차를 몰고 여기까지 왔어야 함.)

 

 

          차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는지라 우산도 판쵸의도 없이

          이 비를 맞고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임 끝에 우산을 구하기로 하고 다시 차를 몰고 내려간다. 끙..

          촌구석이라 우산 파는 곳도 없어 꼼짝없이 순천시내까지 가야 할 판, 청소골산장 지나 조금 내려오니

          '슈퍼 휴게실'이라는 가게가 보여 일단 그곳에서 통사정을 해 보기로 하고 아내를 투입(?)시키니

          낡아빠진 우산 하나를 오천원에 구입하여 희색이 만면한 얼굴로 돌아온다.  ㅋㅋ

 

 

          우산 하나 더 필요하니 하나 더 사오라고 하니 잠시 후.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좋은 우산을 오천원 주고 사온다. (가게의 아들이 쓰는 우산이라 함.)

          우여곡절 끝에 우산 두 개를 구입하여 (11시 40분.) 다시 들머리로 이동하니 근 45분이 속절없이 날라갔다. (11시 49분.)

          하지만 이렇게라도 산행을 할 수 있으니  '슈퍼휴게실' 아주머니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

          님들! 항상 판쵸의는 기본으로 가지고 다닙시다. 저희처럼 우산 사냥을 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 비내리는 산행초입 (계족산 등산로 다리)  <11:52>



           정혜사 못미처서 왼쪽에 자그마하게 '계족산주차장'이란 곳이 보인다.

          여기에 주차를 하고 조금 올라가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여기가 계족산 산행 들머리이다. (정혜사는 여기서 400m 더올라가면 나온다고 한다.)

 

 

 

 

 

 

 



▷ 된비알 오름길에서..(나무 두그루가 특이하게 구부러졌음.) <12:29>


           다리를 건너자 급경사 길이 시작되고 고도계는 약 200m를 가리킨다.

          계족산 정상(682m)까지는 고도 480m를 치고 올라야 한다. 다행히도 빗줄기는 가늘어 진다.

          고도 320m 지점으로 올라오니 길은 산죽길이 나타나면서 다소 누그러지고

          아무도 다니지 않았는지 거미줄이 진로방해를 하고 있다.

 

          12시 22분.

           아내가 밑에서 끙끙거리며 올라오지 않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또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하여 우산을 받쳐드는데 무척 무더워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이곳은 꽃며느리밥풀이 얼마나 많이 피어있던지 꽃며느리밥풀 천국이다.

 

          12시 38분.

          안부 삼거리에 도착하니 시원한 솔솔바람이 불어온다.

          고도계를 보니 551m를 가리킨다.  이곳까지 올라오느라 힘들었고

          지금부터 길은 좌측으로 90도 꺽인다. 우측길은 등산로아님 이란 팻말이 서있지만 분명 길이다.

 

          13시 00분.

          좌측으로 전망바위가 나타나 조망을 살펴보지만 시계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산행이 어디 조망만이 전부인가 산속에는 많은 동식물과 곤충들이 있기에

          그들을 보며 감상하며 느끼고 배우며 찍으며 즐기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니..

          이제 능선은 서서히 고도를 높이므로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

 

 

 

 

 

 

 

 

▷ 아무도 없고 아무런 조망도 없는 계족산 정상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13:08>

▷ 정상석 대신에 서있는 이정표  <13:08>



           산님은 아무도 없고 아무런 조망도 없는 계족산 정상이다.

          이곳에서 충무김밥과 복숭아 아이스커피로 산상의 만찬을 즐기고 (13:08~13:31)

          유순한 능선길을 접어드니 꽃며느리밥풀, 노루발풀, 흰여로 등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 유난히 매미들이 많이 울어댄다. 메엠멤~~ ^^

 

 

 

 

 

 

 



▷ 벌써 다지고 없을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피어있는 귀여운 노루발풀  <13:38>



           노루발풀 [진달래목 노루발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

 

          부끄러워 고개 숙이는 ‘수줍은 풀’ 노루발과의 늘 푸른 여러해살이풀로 산기슭에서 자생한다.

          6~7월에 10~20㎝로 자란 꽃대에서 연한 황백색의 꽃송이 10여개가 땅을 향해 고개 숙인 듯이 핀다.

          우리나라 전국에서 자생하며 전초를 생약제로 쓴다. 매화노루발, 분홍노루발, 주걱노루발, 콩팥노루발 등이 있다.

          꽃말 -- "소녀의 기도"  

 

 

 

 

 

 

 



▷ 부처사촌나비처럼 생겼으나 아무래도 아닌 미확인 나비  <14:10>



            이 나비는 부처사촌나비처럼 생겼으나 아무래도 아닌듯 하다.

          등로를 걸어가는데 제발로 날아와 짜악 날개를 벌려 주니 얼릉 박아 준다고 하니

          아내는 내 표현이 재미있는지 깔깔 웃는다. 너무 야했나? 

 

 

 

 

 

 

 



▷ 꽃며느리밥풀의 꿀을 빨고있는 벌  <14:15>



           꽃며느리밥풀 [현삼과. 한해살이풀]

 

          우리나라에 자행하는 여섯종의 며리느밥풀중에 가장 꽃같이 생긴 꽃이 붙여진 이름.

          꽃잎 안쪽 아래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하얗게 되기도 하는데 모양이 마치 밥알같이 생겼다.

          밥알을 입에 물고 죽은 며느리의 한이 깃들 이야기가 전해진다.  

 

          [꽃며느리밥풀의 전설]

 

          옛날 어느 산골에 효성이 지극한 아들과 어머니가 살았습니다

          아들이 장성해서.. 장가를 보내어 며느리를 맞았는데

          며느리도 효성이 극진했으나.. 시어머니는 어쩐지 아들을 빼앗긴 것 같아 며느리를 질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집을 비울때면 며느리를 학대하곤 했는데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학대를 며느리는 참고 또 참았습니다.

          아들이 먼 곳에 여행을 떠나자 시어머니의 학대가 극에 달해서

          며느리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시어머니가 시키는 일만 했습니다

 

          어느 날 며느리가 저녁밥을 지으며 뜸이 잘 들었나?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조금 입에 넣는 순간..

          감시하던 시어머니는 그걸 놓칠세라 부엌에 들어와 마구 때려서 며느리가 그만 죽어 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기가 막혔지요. 효성스런 아들이었지만 어머니에게 몹시 화를 냈습니다
          밥알 조금 먹은 것으로 며느리를 때려 숨지게 했다하면 아무리 아들이라도

          자기편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시어머니는 거짓 변명을 했습니다

 

          "글쎄, 너 온다는 소식에 음식을 장만하라고 했더니만

          며느리년이 밥이 뜸들기도 전에 만든 음식을 죄다 먹어버렸지 뭐냐

          어찌 서방님과 시에미 상에 올리지도 않은 것을 지가 먼저 다 처먹니

          그래서 버럭 소리를 질렀더니 막 대들지 뭐냐 내가 힘이 있어야지

          그래서 작대기로 두어 대 쳤는데 하도 처먹은 게 많아서 그런지 체해서 죽었단다"

 

          그 뒤 며느리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나 여름이 되면 며느리 입술처럼 붉은 꽃에

          새하얀 밥풀이 두 개 뭍은 형상을 한 꽃이 피어났는데 꽃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서방님, 제가 먹은 것은 이 밥풀 두 개뿐이어요 다 먹지도 못하고

          이렇게 입술에 묻어 있는 걸요 전 결백합니다. 너무 억울해요"

 

          이때부터 이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 불렀답니다 이 꽃은 세상을 너무 무서워 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기 때문에 산 속에서 다른 나무나 풀에 숨어서 고개를 숙이고 핀다합니다

          꽃며느리밥풀의 꽃말은 '질투','여자의 한'이며 이 꽃을 새애기풀 또는 꽃새애기풀 이라고도 합니다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꽃의 모양새가 새애기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겠지요

 

 

 

 

 

 

 



▷ 이곳은 야생화와 야생열매, 나비와 벌들이 많아 기분이 참 좋았다. ^^  <14:16>




 

 

 

 



 



▷ 꽃며느리밥풀 만큼 많이 피어있는 개회향 (잎이 코스모스 처럼 생겼다.) <14:29>



            개회향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

 

          배암도랏· 사상자· 돌회향· 야회향(野茴香)· 훼상자라고도 한다.

          깊은 산의 습기 있는 바위틈에서 자란다. 뿌리는 조금 살졌고 땅속 깊이 들어간다.

          높이는 25cm 정도까지 자란다. 꽃은 7∼8월에 피고 흰색이며 복산형꽃차례로

          꽃자루는 길고 능선(稜線)이 있으며 위 끝에 돌기 같은 털이 있다.

          총포(總苞) 및 작은포는 줄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흰색 막질(膜質)이며 돌기 같은 털이 있다.

          열매는 분과(分果)로서 달걀 모양 긴 타원형이고 10월에 익으며 능선이 10개 있는데 날개 모양이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회향과 같이 음위· 간질· 치통· 부인병 등에 사용한다.

          제주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등지에 분포한다.

 

 

 

 

 

 

 

 

▷ 안치  <14:38>

▷ 안치 이정표 <14:38>



           14시 38분.

          안치다. 계족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1시간 7분 걸린 셈이다.

          오늘은 개스가 차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 여기까지 오면서 무척 노심초사 했다.

          이곳을 오기전 깃대를 세워놓은 곳을 두 곳 지나쳤는데 그 깃대의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안치를 지나면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안치의 고도가 650m정도이니 200m를 치고 올라야 한다.

          오름길을 끙끙거리며 올라 가는데 비암 한마리가 스르르 나타나더니 유유히 사라진다. (살모사)

          우산 때문에 스틱을 가져오지 않아 어찌할 수가 없다. 스틱만 있으면 잡아서 한 컷 찍었는데 아깝다.

          결국 오늘은 스틱을 안 가지고 오는 바람에 나중에 거미줄 바람에 큰 홍역을 치루게 된다.

 

 

 

 

 

 

 

 

▷ 안치에서 고도 200m를 치고 올라온 3개면 경계 쉼터  <15:18>

▷ 3개면 경계 이정표 <15:18>



           15시 18분. 3개면 경계 지점 쉼터

          처음으로 산님 네 분을 만난다. (여인1 남자3)

          이곳에서 깃대봉까지는 불과 235m..아내는 이곳에서 쉬고

          나홀로 깃대봉으로 향한다. (깃대봉으로 향하는 능선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 깃대봉 정상 (시계는 제로임다. 흑흑..) <15:24>



           깃대봉 정상에는 아까 그 네분의 산님이 보인다.

          한 봉우리를 올랐다는데 의의가 있을 뿐 진짜 별 볼일 없어

          사진만 한 컷 찍고 횡하니 앵오리 정기 갔다오는 식으로 다녀오니

          아내가 벌써 다녀왔느냐며 깜짝 놀란다. 썬크림 바르고 나니 왔다나.. ㅋㅋ

 

 

 

 

 

 

 



▷ 3개면 경계지점에서 미사치로 내려가는 넓고 편안한 등로  <15:36>



 

 

 

 




 



▷ 철탑에서 바라본 갓꼬리봉(갓걸이봉)쪽의 풍경  <16:09>



           16시 09분. 철탑

          이곳에서 갓꼬리봉쪽 방향을 바라보니  

          제법 뾰족한 봉우리가 하나 보이고 다소 둥그스럼한 봉우리가 보이는데

          두 번째 둥그스럼한 봉우리가 갓꼬리봉인가 생각했지만 아니었고

          갓꼬리봉은 이 봉우리 너머에 있었던 것 같다. (산행을 하고 나서도 헷갈린다.)

 

 

 

 

 

 

 

 

▷ 미사치에는 아까 그 네 분의 산님이 쉬고 있다.  <16:18>

▷ 미사치 이정표 (히어리아우는 이곳에서 심원마을로 하산했었다.) <16:18>



           16시 13분. 헬기장

          철탑을 지나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에는 어디선가 세줄나비가 날아와 싸리나무에 앉는다. 

          얼릉 접사 한장 찍는데 요놈이 자꾸만 나부대는 통에 사진을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버리고

          대신 등골나물에서 한창 연애질을 하고 있는 딱정벌레 3쌍을 찍은 후 

          김일래 형님께서 주신 말린 망고를 먹으며 미사치로 내려오니 아까 그 산님 네 분이 쉬고 있다.

 

 

          먹다 남은 망고를 권하고 이곳에서 갓꼬리봉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니

          그곳은 산을 몇 개 넘어야 하며 험하고 시간도 늦었으니 가지마라고 한다.

          하지만 이대로 산행을 마치기에는 약간 미진한 마음도 들고

          오늘 아니면 언제다시 갓꼬리봉을 타겠나 싶으니 망설일 것이 없다.

          그분들은 모두 심원마을쪽으로 내려가고 아내와 나는 갓꼬리봉을 향해 오른다. 

          미사치에 걸려있는 안내판에는 미사치에서 갓꼬리봉까지 4362m라 적혀있다.

 

 

          무신 4362m! 하며 콧방귀를 뀌고 올라가는데 산행을 마치고 생각하니

          갓꼬리봉까지는 아니고 마당재까지는 족히 4362m는 될것 같았다. (2시간 06분 걸렸다.)

          그런데 올라가자마자 아까와는 달리 등로가 엉망이다. 거미줄, 물기먹은 잡풀때문에

          금새 바지가 축축하게 젖는다. 순간 다시 미사치로 돌아갈까 하는 마음도 일어난다.

          된비알 등로는 또 어찌나 미끄럽던지 스틱도 없이 오르려니 참말로 죽을 맛이다. 헥헥..

          미사치에서 다시 고도 300m를 치고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 무엇때문에 이 생고생을 사서 하는지..

 

 

 

 

 

 

 

 

▷ 미사치에서 고도 200m를 치고 올라온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터널  <16:47>

▷ 안치를 관통하는 터널 (이 사진의 네모안이 좌측 사진이다.) <16:47>



           16시 47분. 전망바위 (신선바위)

          미사치에서 고도 200m를 치고 올라오니 전망바위가 나나탄다.

          이곳에서는 지나온 미사치와 깃대봉은 물론 좌측으로 구례 천왕봉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광양 형제봉과 계족산이 보이는데 시계가 좋지 못해 유감이다.

          잠시 앉아서 목도 축이며 조망을 살피는데 아내는 마음이 급한지 빨리 가자고 한다.

          하긴 등로가 너무 험하니 나도 내심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잠시 후 17시 08분..

          리본이 많이 걸려있는 한 봉우리 정상인데

          아마도 이곳이 아까 철탑에서 바라 보았던 뾰족한 봉우리인가 보다. (708M봉)

 

 

 

 

 

 

 

 

▷ 전망바위를 지나 한 봉우리를 오른 후 나타나는 잡풀에 덮힌 등로. <17:14>   ▷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계족산쪽 풍경 <17:19>

▷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두 번째가 갓꼬리봉) <17:19>  ▷ 갓꼬리봉 못가 전망능선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17:25>



 

 

 

 




 



▷ 갓꼬리봉(갓걸이봉) 정상  <17:32>



           잡풀에 긁히고 무수히 많은 거미줄을 얼굴에 뒤짚어 쓰며 드뎌 갓꼬리봉에 올랐다.

          갓꼬리봉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고 텅빈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 만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산불감시초소에는 백계남님께서 매직으로 쓰신 글이 보인다.

 

          글의 내용은 이렇다.

 

          1.갓걸이봉? 2.갓꼬리봉? 의견 : 갓걸이봉이 맞을듯 함.

          * 함양 괘관산 (역시 갓걸이봉)

          *93년 사람과 山 참조

          99~2000년 망덕산까지 종주함. ("회"도 먹고 끝)

 

 

 

 

 

 

 

 

▷ 갓꼬리봉(갓걸이봉) 내림길 암릉 (로프)  <17:43>

▷ 뒤돌아 본 갓꼬리봉(갓걸이봉) <17:57>



           17시 43분.

          로프가 매달린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만약 로프가 없다면 내려오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다.

          암릉지대를 지나니 등로 좌측으로 리본이 걸려 있는 하산길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길 역시 지도상에는 없는 길이고 함부로 내려가기에는 두려워 직진하니

          잡풀지대가 또다시 나타나는데 등로는 한마디로 정글이다.

          정글을 헤치고 나간 후 

          아까 그 하산길로 내려갔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갈등도 생긴다.

 

 

 

 

 

 

 

 

▷ 헬기장에서..(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갓걸이봉) <18:01>

▷ 마당재로 내려가는 급경사길에서 만난 살모사 <18:19>



           18시 01분. 헬기장이다.

          이곳을 정점으로 이제 내리막 길이다.

          내려가면서도 초행길이라 과연 마당재에서

          탈출로가 있는지 못내 걱정스럽다. 급경사로 쏟아져 내려가는데

          등로 한가운데 비암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브레이크가 잡히지 않아

          놈을 건너 뛰었는데 밟았으면 큰일날뻔 했다. 놈은 아까 안치 오름길에서 만난

          놈과는 달리 대가리를 빳빳하게 치켜들고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덕분에 놈은 사진을 세 컷이나 찍도록 포즈를 취해준다. ^^

          하지만 아내는 사색이 되어 어쩔줄 모른다. 등로를 돌아서 내려오라고 하니

          놈이 그말을 알아 들었는지 지가 먼저 유유히 풀속으로 사라진다.

          님들! 비암 조심하세요. 항상 땅을 보고 걸어야 함다.

 

 

 

 

 

 

 

 

▷ 고생 고생 끝에 도착한 마당재  <18:24>

▷ 마당재 임을 알리는 많은 리본들 <18:25>



           18시 24분, 마당재..

          고생 끝에 드뎌 마당재에 도착했다.

          직진은 수리봉 오름길, 왼쪽으로 탈출로가 보인다.

          휴~~ 이제 살았다. ^^

 

 

 

 

 

 

 



▷ 청소리에서 바라본 마당재 (가운데 잘룩 들어간 부분)  <19:00>



           마당재에서 한 30분 내려오니 계곡이 나와

          이곳에서 간이 목욕을 하고 청소리로 내려오니

          길을 잘못 들었는지 흑염소 우리와 양봉통이 나타나고

          어느 집으로 불쑥 들어가게 된다. (집이 산길과 연결되어 있다.)

          주인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는데 방에 계시던 나이드신 어르신께서

          낮술을 자셨는지 불콰한 얼굴로 남의 집을 무단 침입했다고 소리를 지르고 야단이다. 

 

 

          울타리를 넘어 들어온 것도 아닌데 너무 하시는 것 아니냐고 따지니

          어르신께서 더욱 날뛰시는데 할머니께서 대문에 걸려있는 금줄을 보여주시면서

          소가 송아지를 낳았다고 한다.  (송아지를 낳아도 금줄을 다는 것 처음 알았다.)

          그래도 그 어르신 우리가 오른쪽 길로 내려가니 그쪽 길이 아니라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바로 잡아 주시는 것을 보면 많이 화가 나지 않으신 듯하다.

          아내가 어르신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잊지 않는다.

 

 

          잠시 후 청소리 까치산장 앞에 도착하고

          다시 한 10분쯤 내려가니 아침에 왔던 청소골 산장 앞이다.

          택시를 부르기도 뭐하고 해서 나혼자 다시 올라간다. (속보로 15분 걸림.)

          차를 회수하여 이곳 청소리 '유명가든'에서 닭백숙을 시켜 저녁을 먹고

          맥주 세 병을 마셨더니 귀가하는 차안에서 "아~~정말 재밋다." 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것을 보면 재미있었던 산행인가 보다. ㅋㅋ

 

 

          오늘 산행은  깃대봉에서 마당재까지는 졸지에 호남정맥을 탔던 날이고

          들머리에서 한번, 안치에서 두번, 미사치에서 세번의 된비알을 치고 올랐으며

          특히 미사치에서 마당재까지는 산님들의 내왕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

          등로가 무척 희미하고 잡풀과 거미줄 바람에 큰 홍역을 치루었다.

          하지만 산행이란 모름지게 약간의 고통과 스릴이 있어야 더 즐거운 법..

          그런점에서 본다면 이코스는 훌륭한 코스임에 틀림 없었다. 

 

 

 

          <끝>




 
 
 

 

 



  Enya - How Can I Keep From Singing



출처 : 이수영의 산행이야기
글쓴이 : 이수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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