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삼월삼짇날 동서 부부와 함께 오른 마니산496m 1

2013. 3. 4. 19:52☎청파산행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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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삼짇날 동서 부부와 함께 오른 마니산496m

 

 

 

 

 

동서 부부와 함께 오른 마니산 496m

 

지난해 (2012년 2월 2일) 밤 저녁을 잡수신 86세 장인 어르신께서 연세는 있으셔도 평소 잔병 없이 건강하시던 분이 갑작스러운 감기 증세로 체력이 급격히 저하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소재) "모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내 발로 걸어 들어가 입원을 하셨다.  

 

그 후 병원에서 "X-ray와 Mra"등 각종 검사를 하더니 장인어른의 대동맥에 문제가 있어 수술하셔야 한다고 한 후 (2012.2.3)새벽 대동맥 확장 수술을 하셨고 담당 의사 소견은 수술 결과가 아주 좋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수술 후 장인 어르신께서는 한 번도 깨어나지 못하신 상태인데 또다시 천식으로 호흡기가 안 좋아 여러 차례 수면치료하였으나 호전은커녕 더 나빠져 식물인간 상태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시다 결국 내 발로 병원 들어가신지 1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2013.3.3)이 장인 어르신 기일인데 마침 일요일이라 동서 내외와 함께 강화에 사는 처남댁으로 장인어른 1주기 제를 모시러 가야 하는데 아내와 처제가 전날 밤 장시간에 걸쳐 전화통화를 하더니 그때 시각이 밤 10시가 지났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아내가 '여보 우리 낼 마니산'에 갔다 아버지 제사 모시러 갈까? 한다

 

제사 보다 잿밥에 눈먼 딸과 사위들

 

아내에게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얼씨구 잘한다. 마음속으로 추임새'를 넣으며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아니 이 여편네들'이 아버지 제사 모시러 가는 사람이 일찍 가서 처남 댁 도와 제사 모실 생각은 안 하고 뭔 소리를 하는 거냐며 핀잔을 주니 조금은 머쓱해진 아내가 여보 그래도 오랜만에 동생네하고 기왕지사 가는 길이니 마니산에 한번 올랐다 가자고 사정을 하다시피 한다.

 

'나 참 별꼴 다 보겠네!' 평소 그렇게 내가 산에 갈 때 함께 가자면 다리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는 둥 별의별 핑계를 대며 요리 빠지고 조리 빠지려고 개구멍만 찾던 아줌씨가 뭔 꿍꿍이속 바람이 불었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놈의 "여심"을 모를 일이다. 그래 한마디 더 한다. 그려 '죽은 사람 소원도 풀어준다'는데 산 여편네 소원 못 들어주면 서방 체면 말 아니지…. 했더니

 

어럽쇼 울 도영할망 완전 신바람이 나 그 밤중에 또 처제와 또 뭐라고 그렇게 길게 전화를 하더니 갑자기 오랫동안 안 쓰던 배낭을 챙기느라 시간을 보내더니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요? 평소 같으면 밤 10시면 어김없이 꿈나라 여행 떠나는 할망구가 '눈이 반짝반짝'해 가지고 뭘 그렇게 챙긴다.

 

환갑지난 아내 아직도 친정이 편한가 보다.

 

그래 아니 여보 당신 나이가 환갑인데 아직도 친정 가는 게 그렇게 좋으냐고 물으니 아내 왈 배시시 웃으며 그렇다고 한다. 나 참 기가 막혀 누가 알면 생전 아내를 친정에 안 보낸 못된 남편 놈으로 알게겠네, "기왕지사" 말 나왔으니 이참에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라고 내 자랑 한 번 해야겠다.

 

내 주위 여러 친구는 처가 나들이를 일 년에 서너 번 아니면 몇 년에 한 번 간다는데 어떻게 된 사람이 난 아내가 좋아서 그런 것인지 처가댁이 좋아 그런 건진 몰라도 결혼 39년 지나도록 (설, 추석, 장인·장모님 생신, 어버이날, 여름나들이, 기타)일로 일 년에 보통 6~8번은 처가댁을 '생쥐 풀 방구리' 드나들 듯했다. 이쯤 되면 내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아내에게 못된 서방은 아니라고 자부한다.

 

그래서 시작된 강화도 마니산 산행은 2013년 3월 3일 이날은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는 날이고 근래엔 '삽겹살데이'라 마침 주위 친구들이 오랜만에 삼겹살 구으며 한잔하자는 전화도 어기고 이날 오전 11시 강화 국민관광지 마니산 주차장에서 동서 내외와 만나 마니산 산행을 하기로 약속 하고 운전해 달려가는데

 

'오마이갓!'옆 좌석에 탄 아내가 맨날 다니던 길로 가지 않고 딴 길로 간다고 얼마나 옆에서 구시렁거리며 성질 나게 하는지 왕짜증 상태로 마니산 주차장에 도착해 안산에서 오는 동서 내외를 40여 분 기다려 산행을 시작하는데 아니 옛날엔 삼월 삼짇날 진달래꽃 따다 화전 부쳐 먹었다는데 지난겨울 극심했던 추위 탓인지 강화도 마니산 진달래는 아직 몽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마니산 진달랜 아직도 동면중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온은 조금 쌀쌀해도 해마다 이맘때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 현상이 없어 천만다행으로 코발트색 파란 하늘이 얼마나 상쾌하던지…. 처제처럼 통 큰 여자가 아니라 나에게 늘 쟁쟁 대는 언니를 대신해 우리 부부 분위기 감을 잡은 처제가 12시 반쯤 배낭에 넣어온 막걸리에 김밥에 형부 좋아하는 돼지껍질 요리 꺼내며 우리 한잔하고 오르자는 바람에 모처럼 넷이서 기분 좋은 점심을 먹고 아이들 키우며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느림보 산 거북이가 되어 오르는 마니산 산행길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무엇보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날씨에 솔솔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을 가슴에 앉고 오르는 가족 산행의 재미가 남다르다. 그러다 보니 집 떠나 운전하고 올 땐 하도 옆에서 아내가 구시렁대 내심 맘속으로 '내 죽어도 다음 세상에선 저런 여자 안 만난다고 다짐'했던 마음을 풀고 그럼 안되지 내가 아니면 울 도영할망 만년 노처녀 귀신 신세 면치 못할 텐데…. 하며 옹골지게 매듭져 마음먹었던 마음을 풀기로 한다.

 

그리고 힘든 구간엔 손도 잡아주고 밀어도 주고 그러다 보니 도영할망도 나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웃으며 정상을 향해 오르는데 마니산 산행 코스 중 좀 수월하다는 단군로 코스도 정상을 코앞에 두고 마치 "천국의 계단"처럼 깎아질러 오르는 계단 길에 평소 같으면 엄살떠느라 지체하고 있을 아내가 처제와 뭔 재미가 그리 좋은지 하하 호호 산행길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으며 '소문만복래'산행으로 나보다 먼저 마니산 정상에 오른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매듭진 마음 푸니 그렇게 좋은걸

 

마니산 정상 "참성단"에 올라 사방팔방 확 트인 조망에 가슴을 열어 긴 호흡을 하던 우리들….'아버지껜 죄송하지만'산에 온 것 너무 잘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세상에는 몸에 좋다는 약도 많고 건강식품도 있지만, 돈이나 물질로 살 수 없는 저렇게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웃고 즐기는 시간이야말로 이 세상 그 어느 보약보다 더 값진 것이란 이야기를 들려주니 아내도 처제도 모두 수긍을 한다.

 

그래 내친김에 앞으론 자주는 아니어도 우리 일 년에 몇 번이라도 오늘 못 온 막내 동서네 그리고 처남들과 함께 가족 산행을 즐기며 우리 가족의 화목과 단합을 이루자고 제안하니 과연 말처럼 쉽게 이루어질진 모르지만 '외상엔 소도 잡아 먹'는다고 다들 OK 찬성이다.

 

그리고 곧 이어진 하산길은 오를 때와 달리 "참성단"로 로 내려서는데 이곳 구간엔 계단 높이가 어중쭝해 무릎이 안 좋거나 관절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만만치 않은 계단길인데 한 수 더 떠 아직 얼음이 녹지 않아 자칫 낙성하면 크게 다치기 십상인 빙판 계단 길로 이어지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다리가 튼튼 치 못한 아내와 동서가 많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등산보다 하산'을 더 힘들게 모두 마치고 처남댁으로 달려간다.

 

강화도 고인돌 인근에 사는 처남댁에 도착해 밤 9시 반 장인어른 1주기 제를 모시고 늦게 귀가를 서두르는데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처남과 처남댁이 누나들 매부가 오셔서 든든하고 좋다며 여름내 땀 흘려 정성으로 지은 농작물과 된장, 고추장, 간장, 김치, 시래기, 심지어 큰 매부 좋아한다고 개 다리도 하나 챙겨줘 바리바리 차에 싣고 돌아오며 처남 내외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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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람사는이야기속으로
글쓴이 : 청파 윤도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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