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영아 생일 축하 한다.
엊그제까지도 마냥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게 생각되었던 손자넘 도영 이가 언제 이렇게 훌쩍 커 버렸는지? 이런 경우를 두고 마치 무 크듯 한다고 하는가 보다. 2001년 2월 1일 할아버지 할머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며 태어난 아이가 간호사로부터 남자 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을 얼마나 설레게 하며 축복 속에 태어난 아이인데,
그 아이가 벌써 10년 생일을 맞이하였다. 그때 도영이 할아버지 나이가 58세였으니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기쁨보다는 조금은 익숙지 않은 어정쩡한 나이라 생각되어 할아버지란 소리를 듣는 것이 조금은 어색함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나보다 9살이나 연하인 도영이 할머니 (49세) 나이에 할머니 소리를 들어야 했으니 얼마나 더 멋쩍었을까?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 아이의 탄생을 또 다른 생애 기쁨과 축복으로 생각하며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똑똑한 것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바람은 “건강하게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하는 마음으로 아이에 대해 기대를 했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일까? 아이는 정말 건강하게 명랑하게 쑥쑥 잘 자라 주었는데….
처음과는 달리 할아버지 마음에는 손자넘이 공부에 신경을 덜 쓰고 오락이나 노는 데만 깊이 빠져드는 것 같아 늘 아이에게 잔소리하다 보니 요즘 아이들 자고 새면 하루가 달라지게 변화하는 문명 탓일까? 할아버지 할머니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 있는 듯 웬만한 일에 있어선 일일이 간섭을 하지 않나! 그건 둘째라 쳐도 어쩌면 그렇게 할아버지 할머니 말을 무시하며 말을 안 듣는지….
이런 아이를 나무라기라도 하면 이놈 요즘은 으레 할아버지와 맞대응을 하려 드는 바람에 도대체 할아버지 체면이 영 서질 않는다. 아마도 아이를 할아버지 할머니가 키우다 보니 버릇을 나쁘게 키웠기 때문일까 아니면 머리 좋은 손자넘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그런 모호한 입장을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일까? 그러다 조니 요즘은 차라리 아이가 더 어릴 적이 귀엽고 예뻤다는 생각이 나며 그때가 더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변화하는 어쩔 수 없는 환경이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최근 들어 더욱 그 빈도가 빈번하게 할아버지와 대립하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어릴 적 귀여움 보다는 할아버지도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동물인지라 ‘이놈을 언제 한번 단단히 손을 봐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앞에 서면 마음이 약해지는 바람에 혼쭐 내는 일을 미루다 보니 그런 할아버지 약점을 손자 놈이 철저하게 잘도 이용하는 것 같다.
미운 7살도 지났는데…. 도 영아 이놈아 이젠 너도 철이 나야지 언제까지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응석받이 노릇으로 일관하려는 것이냐? 부디 새해 4학년부터는 새 마음 새 각오 새 정신으로 이젠 더욱 노력하여 공부에도 신경 쓰고 네가 할 일은 네가 알아서 하는 습관을 하나하나 익혀 나가기를 할아버지가 이렇게 간절히 소원한다. 도 영아 할아버지가 진심으로 너의 10회 생일을 축하한다.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