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납골묘 기사화후 찬반 양론의 평을 들으면서...

2009. 7. 21. 23:18☎청파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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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납골묘 기사화후 찬반 양론의 평을 들으면서...
03.04.08 13:02 ㅣ최종 업데이트 03.04.08 16:02 윤도균 (ydk3953)
▲ 납골묘에 가족들이 헌주를 올리는 모습
ⓒ 윤도균
내가 가족 납골묘를 조성하게 된 동기는 고향 파주 선영 여러 곳에 흩어진 조상님의 묘를 해마다 벌초하는 일이 너무 고됐기 때문이다. 특히 60이 된 내 처지에서도 쉽지 않은 일을 연세가 드신 큰 형님께서 혼자 도맡아 하고 있어 형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매년 연례 행사로 11곳에 산재된 조상님 묘를 벌초한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조카들을 포함하여 아이들이 4명 있지만 집집마다 그놈의 공부 핑계로 벌초에 데리고 다니지 못했고, 또 나이가 되어 군대를 보내다 보면 정작 대물림을 이어가야 할 자식들은 힘든 벌초작업에서 번번히 제외되곤 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자식들에게 벌초의 굴레를 넘겨주었다가는 어쩌면 조상님 묘를 찾지 못해 벌초를 하지 않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조상님들의 묘가 주인이 있는데도 무연고 묘처럼 되어 자식들에게 공연히 불효라는 몹쓸 불명예를 안겨주지 않을까 우려하여 가족 납골묘를 조성하게 되었다.

앞서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란에는 환경을 파괴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물론 나도 울창한 숲속에 대리석으로 만든 인조물이 들어서 있다는 것이 자연 환경을 놓고 볼 때 흉물스럽고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또다른 자연을 훼손하여 납골묘를 조성한 것이 아니라 11곳에 흩어진 묘를 한 곳에 모아 우리가족이 150여 년간 사용할 수 있는 가족납골묘를 조성한 것이다.

결과를 놓고 보면 11곳의 묘자리 중 납골묘를 조성한 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10곳의 무덤자리는 수목이 자랄 수 있는 산림으로 다시 환원했으므로 오히려 장려해야 할 장례문화라고 자부한다.

독자의견중에는 화장을 해서 뿌리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나는 사후 화장하여 산야에 뿌려 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당대에 조상님들의 무덤을 파헤쳐 화장을 해서 뿌리면서까지 제사문화 자체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 개선된 제례절차에 따라 제례를 드리는 가족들
ⓒ 윤도균
현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과거의 것은 무조건 무시하고 타파하며 오직 당장 편한 대로만 행하는 것은 결코 신중하지 못한 생각이다. 과거를 너무 손쉽게 생각하여 쉽게 버리고, 말살하려는 냄비문화 정신은 개선해야 한다.

비록 과거의 것이라도 현재에 걸맞게 개선하여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문화를 발굴, 계승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 납골묘 전경
ⓒ 윤도균
납골묘 기사가 나간 후 각처에서 납골묘 조성에 따른 절차와 비용문제에 대한 질의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쇄도하고 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장묘문화와 제례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