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50과 사랑 / 여러분 힘내세요

2008. 9. 23. 10:43☎사람사는이야기방☎

728x90

 

 

날씨가 점점 추워질수록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수록
무서워지고 두려워졌다.

수능 D-50.
난 지금 청소년 생활 중
가장 힘들다는 고3 수험생이다.

한 번의 시험으로 인해
인생이 결정된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고
한숨과 적막만이 나를 지배했다.

피가 말라가는 느낌...
그 느낌은 겪어보지 않곤 알 수 없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똑같은 소리를 들으며
난 고3생활의 대부분을 보냈었다.
"공부해라. 대학 잘 가야 인생 핀다."

그런데 며칠 전
가족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었다.
평소에 얼굴도 잘 마주치지 않을뿐더러
대화를 나눠본 적이 드물기에 어색했다.
딱히 대화를 나눌 소재를 찾기 힘들었다.
한참동안의 침묵이 이어졌을까?
어머니께서 내게 물으셨다.

"힘들지?"
그 한마디에서 난 많은 것을 느꼈다.
근심이 가득하신 얼굴로 나를 보며
'힘들지?'란 한마디를 건네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
눈물이 날뻔했지만 애써 담담하게..
"나만 힘든것도 아닌데..뭐.."
라고 대꾸를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지켜보시던 어머니는
"건강하기만 해. 이 엄마는 다 필요없다."
라고 말씀하시며 나를 꼭 안아주셨다.

참고 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한참동안을 어머니의 품에서 울고 나서야
그 동안 내가 느꼈던 절망을 버릴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몸 챙겨가면서 공부하라고
비타민을 챙겨주시는 아버지가 곁에 있기에..
뭐든 시키는 건 다 해주겠다며
힘내라는 든든한 남동생이 곁에 있기에..
언니랑 같은 대학 갈꺼라고
같이 열심히 공부하자는 여동생이 곁에 있기에..
몸만 건강하면 된다고 기운 내라는 어머니가 곁에 있기에..
더이상 이 세상이 두렵지 않다.

 

 

- 최지혜 (새벽편지 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