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오는 길목에서

2008. 9. 1. 17:10☎사람사는이야기방☎

728x90

구월이 오는 길목에서



구월이 오는 길목에서
떨어지는 잎에 기도문을 쓰면
나무 한그루 가지고도 부족하고
그것이 눈물 되어 땅을 적시면
빗물처럼 고여오겠지요

외로움이 허락 없이 찾아오면
바람을 안아보게 하소서
슬픔의 구름이 몰려오면
하늘을 보며
차라리 눈물 한 방울 흘리게 하소서

쓸쓸함이 가슴에서 일렁이면
나무를 보면서 벗이 되게 하소서
생각만으로 죄가 되는
욕망이 안개처럼 밀려오면
들꽃을 그려보게 하소서

그리움에 젖어들면
촛불 밝혀두고 불빛아래
어둠으로 달려가는 마음 태우게 하시고
그대에게 빛으로만 머물게 하소서

단 하루 주어진 삶처럼
하루 최선을 다하는 순간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잠자리에 누워
기쁨의 미소를 짓게 하소서 


  - 좋은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