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 엄마 좀 말려 줘요

2008. 2. 23. 22:00☎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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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 온 집은
문 인방이 낮은 옛날집이다.

하긴 4, 50년 전, 그 시절엔 지금처럼
아이들 평균키가 180cm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어른들은 아무 불편이 없는데
키가 큰 아들들은 불만이 많다.

그 중에서도 늘 곤하게 잠을 자는 넷째는,
잠에 취한 채 화장실을 출입할 때마다
몇 번이고 반복하여 머리를 박는다.

"엄마, 이 집은 왜 이래?
정말 짜증나. 이사 언제 갈 거야?"

"이사 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이사를 가니,
이 집에서 오래 오래 살 거다."

"자꾸만 머리 부딪힌다 말이야."

"으응 ~ 이 집은 겸손한 몸가짐을
훈련하기 딱 좋은 집이야."
"부딪힐 때마다 묵묵히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안녕하십니까?'
하는 마음가짐으로 살려므나."

아들 왈,

'으이그~ 누가 우리 엄마 좀 말려 줘요!'


           - 김 경 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