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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완공될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조감도 | |
인천 계양구 계양산과 철마산 허리에 자리한 징매이고개에 전국 최대의 생태통로가 만들어진다. 인천시는 지난 12일 오전 계양산 산림욕장 산책로에서 안상수 시장과 박창규 시의회의장, 지역 국회의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명로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연결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공사가 완료되는 2009년 5월 이후 현 경명로로 인해 단절된 녹지축이 계양구 계산동과 서구 공촌동을 잇는 징매이고개로 이어지게 된다. 에코브리지(Eco-Bridge)로 불리는 징매이고개 생태통로는 폭 100m, 길이 80m, 높이 12m 규모로 만들어지며 왕복 8차선 도로 위에 아치형태로 놓인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 63억여원과 시비 85억여원 등 총 148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전체적으로 터널 모양의 생태통로 상부에는 2~5m 두께로 흙을 덮어 교목 등 총 1만5천7백여 그루의 수목이 식재될 계획이다. 아울러 이곳에는 야생동물이 이동할 통로와 작은 연못 2개소 등이 함께 조성돼 짐승들의 안전과 휴식을 돕는 한편 불빛 차단시설과 별도의 산책로도 만들어 등산객들의 편의도 높일 예정이다.
이곳은 지난 1995년 계양구 계산동과 서구 공촌동을 잇는 징매이고개 정상에 경명로가 개설돼 녹지축과 야생동물 생태통로가 단절됐다. 계양산은 백두대간 12정맥중 하나인 한남정맥의 일환으로 우수한 자연생태가 조성된 인천의 진산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계양산과 철마산을 잇는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사업으로 야생 동·식물의 원활한 교류가 이뤄져 생태적·유전적인 생물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되면 시민들이 푸른 숲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녹지축 연결 사업이 본격화되는 것은 물론 생태계의 흐름을 다시 찾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태통로 조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하던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번 착공식과 관련해 협조와 참석을 거부하며 오히려 현장에서 규탄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뜨거운 논란 중에 있는 롯데 계양산골프장 계획과 관련해 “한쪽에서는 파괴가 불 보듯 뻔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다른 편에서는 수백억원을 들여 생태계 복원 사업을 한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말이 되지 않은 행태”라며 “이 같은 인천시의 이중적 태도를 규탄하며 진정 자연환경과 생태를 위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시민위원회도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징맹이고개에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산을 절단할 당시 뜻있는 인사들과 전문가들은 터널 등의 방식으로 녹지축을 보전하라고 인천시에 촉구했지만 조언을 무시한 채 계양산을 절단하여 녹지축 단절은 물론 중심산성 등 역사 유적지도 사라지게 했다.”면서 “그리고 지금 훼손된 녹지축을 복원하기 위해 15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시민의 혈세를 퍼붓는 웃지 못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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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관계자들의 피켓 시위(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
이어 시민위원회는 “인천시는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롯데골프장 건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훼손부지를 복원해야 마땅할 것”이라며 “훗날 골프장으로 훼손된 계양산을 복원하기 위해 우리 후손들이 낸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하는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리장’이라는 아이디의 시민은 “(징매이고개 생태통로가) 또 다른 '공사'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계양산 골프장과 온갖 개발사업으로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를 파괴하면서 이들을 위해 생태통로를 만들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100여개나 되는 개발사업 중에 친환경 생태복원이란 생색내기용 사업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며 “마구잡이식 개발 후 망가진 자연과 생태계를 건설사들의 밥벌이 대상으로 생태복원이다, 친환경 녹지조성이다 해서 또 다른 공사를 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