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이야기

2007. 2. 23. 10:42☎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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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이야기

김재범(가명)

 

나의 고향은 함경북도 온성군 풍인이다.

남한은 전라남도 완도군이 남쪽에서 제일 끝이지만 북한은 나의 고향이 위로 맨 끝이다.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여름이면 감자 꽃이 온 들판을 하얗게 물드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봄이면 강냉이와 감자, 콩, 담배, 등 기타 여러 가지 농작물들을 심기위해 씨뿌리기에 들어간다. 북한은 기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농사일은 전부 인력으로 동원한다. 직장인들은 물론 고등중학교, 심지어 초등학생들까지도 농촌 지원에 동원된다.

봄부터 시작하여 가을걷이가 끝나는 초겨울까지 농촌 지원은 계속된다.

 

풍인은 탄광으로도 이름 있는 곳이다.

북한에서 아오지 탄광이 제일 크다고 하면 풍인탄광은 두 번째로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전기사정으로 인해 석탄 생산량이 많이 축소되었지만 1970대부터 90년대 초까지 풍인탄광에서 캐낸 석탄은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공공업소, 일반주택에 까지도 공급되었다. 이렇게 풍인은 탄광과 농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농장보다 탄광으로 귀에 더 익숙해져있다. 그만큼 석탄생산이 많았다는 것이다.

현재는 갱도에 물이 차고 침수되어 더 이상 석탄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이로 인해 땔 것이 부족하니 산에 있는 나무를 무작위로 도벌하여 땔 감으로 이용한다.

 

내 고향 풍인

내가 어릴 때 만해도 산은 새들이 고향이요, 동물의 왕국이었다. 산토끼, 꿩, 노루, 여우, 멧돼지, 등 많은 산 짐승들을 볼 수 있는데 언제부턴가 산은 점점 탈모증에 걸린 머리마냥 벗겨지고 벌거숭이가 되어갔고, 지금은 산 중턱이 전부 다락 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농민들은 국가에서 지정해준 땅으론 1년 양식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법이긴 산을 자기들의 소유의 밭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전기 부족으로 인해 탄광은 물론 북한 전역이 암흑이 세계로 빠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나의 친구들, 그리고 이웃 주민들을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풍인에서 태어났고 더불어 풍인에서 자라고 성장해 왔다.

그런 내 고향을 어찌 잊으랴, 정든 내 고향과 친구들 그리고 주변의 환경들, 많은 추억들로 하여금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길을 걷다가도 문뜩문뜩 생각나 북녘 하늘을 쳐다보며 말한다.

 

“가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내가 살던 집은 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친구들은 뭐하면서 지내는지, 아~내 고향 풍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