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7. 16:12ㆍ☎청파산행과여행기☎
실미도(實尾島) 인천 중구 무의동
면적은 7만 5870평, 둘레는 6km이다. 인천광역시에서 남서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영종도(永宗島)인천국제공항 바로 아래쪽 무의도(舞衣島)와는 하루 2번 썰물 때 개펄로 연결된다. 섬 대부분이 해발고도 80m 이하의 야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해안은 모래와 개펄이 뒤섞여 있다.
1968년 북한의 무장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 세검정고개까지 침투했던 1·21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중앙정보부가 창설한 북파부대원 31명이 3년 4개월 동안 지옥훈련을 했던 뼈아픈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북파부대원들이 1971년 8월 23일 실미도를 탈출해 버스를 빼앗은 뒤 서울로 진입했다가 자폭한 실미도사건 이후에도 이 섬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실미도 북파부대원들의 실상을 파헤친 백동호의 소설 《실미도》가 1999년 발표된 뒤, 이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한 강우석(庶祐碩) 감독의 동명 영화(2003년 12월 개봉)가 개봉 58일 만에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33년간 베일에 가려 있던 실미도의 역사도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아직도 북파부대원들이 최종 목표로 삼았던 김일성(金日成) 주석궁과 평양시가지의 축도 등 당시의 훈련장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주말이면 영화 촬영 장소를 둘러보고, 역사의 현장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실미도를 찾는다. 이웃 섬 무의도에는 실미해수욕장이 있는데, 실미도와 이어진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아픈 상처의 부르스 … 영화 “실미도” 그섬엘 가다
산을 좋아하는 나는 인천 중구 무의동에 위치한 국사봉과 호룡곡산 산행은 여러번 다녀왔다. 그때마다 서해의 알프스 … 영화 “실미도” 촬영지 현장을 정상에서 내려다 보며 내 언제인가 꼭 한번은 실미도 땅을 밟아보고 싶어 벼르고 별렀다.
그러나 실미도엘 가려면 바닷물이 썰물일 때 이어야 건널 수 있는데, 나는 몇 번 시도를 했지만 매번 물때를 맞추지 못해 목전에서 돌아서야 했다. 최근 지난 1월 19일도 싸늘한 삭풍이 몰아치는 날, 동심회 일곱명의 사내들이 또 실미도 섬산행을 도전했었다.
그러나 이날도 또 허탕을 쳤다. 허무하다. 싸늘한 겨울바람은 옷깃을 속속드리 파고드는데, 바로 코앞에 실미도를 바라보고 돌아서다 보니, 일행들 너도 나도 ‘홧김에 서방질 한다.’고 형님 어디 식당에 들어가 한잔하고 갑시다.
하는 바람에 실미해수욕장 해송숲 몇 곳 식당가를 기웃거려 보지만, 겨울철이라 손님이 없어서인지 가는곳 마다 문을 닫았다. 그런데 마침 “해송 회 식당” 한 곳이 문을 열어 일행들이 들어서니 손님은 아무도 없는데, 할머니가 우리를 보고 반색하여 맞이 주신다.
그 바람에 바지락 칼국수에 파전 푸짐하게 시켜놓고 막걸리도 한잔하고 귀가길에 다음에 다시 한번 실미도에 오겠으니 실미도 건널 수 있는 물 때 시간 좀 알려 주시라고 당부를 하니, 명함(예약문의 010-3117-4252, 032-752-4752)를 주시며 전화 하면 오느날 물 때 시간을 알려 주시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바람에 2023년 2월 25일(토) 또 다시 일곱명의 사내들이 인천공항 제1청사 버스정류장에서 무의1행 버스를 타고, 무의대교 지나 큰무리 선착장 당산 들머리에 하차해, 이번에는 국사봉 코스를 버리고 데크목 계단으로 이어지는 “큰무리 둘레길” 코스를 따라간다.
이 코스는 국사봉 코스와 달리 가볍게 반 시간여 정도 실미대교를 바라보며, 국사봉 산자락 기슭을 걷는 코스다. 지난 1월과는 달리 이날은 다행히 날씨는 많이 푸근해졌다. 그러나 아직 겨울날씨에 바닷 바람이 드세 일행들 너도나도 모자위에 후드까지 조이고 걷는다.
그런데 이때다. 저만큼 안내판이 보이는데 전혀 생소한 이름의 안내판이 보인다. 일행들과 가던길을 멈추고 인증샷을 찍으며 “구낙구지” 간판 사연을 읽으 보니 다음과 같다.
‘무의도 트레킹 둘레길 스토리텔링’ “구낙구지”
큰무리 선착장에서 연도교 바닷가 쪽으로 따라 걷다 산으로 이어진 길에 올라서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탐방로가 시작된다. 파도소리를 따라 숲길을 걸어가다 보면 구나구지에 도달 한다. 이곳은 조선 후기 명장인 임경업 장군이 연평도를 가기 위해, 무의도를 주둔지로 삼고 진을 치던 곳에 구나구지라는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본 어원은 '군(軍), 군인 들이 모여 있는 무리'와'구지(九地), 적에게 쉽사리 발견되지 않을 만한 곳의 합성어로 군락지로 불리다가 구나구지'로 변형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구나구지를 뒤로하고 7~8분여 걸으니 어람쇼 또 저만큼 전방에 안내판이 보인다. 그런데 이곳 안내판 이름은 구나구지 보다 더 웃기는 이름이다. “웬수부리” 다. 또 그 안내판 내용을 읽어보니 아래와 같다.
웬수부리
원수(怨쌈)와 맞부딪치는 것과 같이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지역이라 하여 붙여지게 된 명칭이다. 실제로 어민들이 물질을 나갈 때 높은 파도와 삼각파도의 해상을 통과하기 어려워, '웬수(원수의 방언) 부리 (짐승의 주둥이처럼 튀어나온 부분)'라 부른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웬수라 불릴 만큼 인사하며, 탐방객을 환영한다고 한다.
그런데 안내판 설명처럼 이날도 거센 파도 부서지는 소리가 얼마나 사납던지 그 이름에 의미가 실감이 난다. 우리는 서둘러 웬수부리를 지나, 산 기슭을 내려서 10여분 바다위를 잇는 데크목 계단길을 걷다, 또 다시 야산길을 지나 이번엔 본격적으로 데크목 계단에 내려서니 ‘어! 또 이상한 간판’이 보인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무의도 트레킹 둘레길 스토리텔링. “도둑게”
도둑게는 해안 지역의 민가에 빈번하게 출몰해서 음식찌꺼기나 과일껍질에 붙은 속살을 훔쳐 먹어서 도둑게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는 정식 학명이기도 하다. 갯벌이나 논같은 습지 뿐만 아니라 해안에서 1km~2km 떨어진 산에서도 서식한다. 산에서 구멍을 파고 살며 나무의 씨앗이나 열매, 곤충의 사체 등도 먹는다. 도둑게는 7월 중순에서 9월 말까지 보름달이 뜨는 만조에 바닷가로 나가 유생상태의 알(조에아)을 턴다.
도둑게 지나 본격적인 데크목 계단길에서 무의도 명소가 된 “무의대교”가 손에 닿을 듯 바로 코앞에 보이고, 바다 저 건너 영종도 인천공항 관제답도 보인다. 산 기슭을 따라 이어지는 무의도 트레킹 둘레길 데크목 계단길은 오만상의 암릉과 쪽빛 푸른하늘,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모처럼 무의도를 찾은 일행들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것 같다.
전방 500여m 지점에 먼발치에 실미도를 건너는 방문객의 이어지는 모습이 보이다. 우리는 서둘러 백사장길을 지나, 실미도 탐방에 나선다. 처음 밟는 실미도라 그런지 일행들이 모두 앞으로 가고 나만 뒤를 따르며 모처럼 찾은 실미도를 영상과 사진을 담느라 바쁘다. 그런데 대부분의 실미도를 찾은 사람들은 우측 공룡 바위쪽과, 좌측 해안가까지만 갔다가 뒈돌아 무의도 해수욕장 해송숲으로 나간다.
그러나 나는 ‘6·25 한국전쟁’을 7살 때 몸소 체험하였고, 그래서 영화 “실미도”를 누구보다 감명깊게 본 터라, 당시 영화에 출연하였던 배우들이 고생하며 훈련한 숙영지를 꼭 가보고 싶다. 그래서 일곱명의 사내들이 살금살금 실미도 대원들의 숙영지를 보기 위하여 산속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숙영지 가는길은 조금은 을씨년 스런 분위기를 떨칠 수 없다. 긴장을 풀기위해 일행들과 실미도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야산 숲속을 걷다 보니, 저만큼 아래 내려다 보이는 숲속에 실미도 영화 배우들이 훈련했던 숙영지가 보이고, 그 아래 확 트인 망망대해 서해바다가 보이고, 훈련장으로 짐작되는 거대 암릉과 거친 파도가 거칠다.
그렇게 그리고 그리던 실미도 하고도 영화 배우들이 훈련과정을 소화하며 숙영했던 숙영지에 선 감회가 새롭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타 지자체의 경우, 유명 영화 촬영지를 그대로 보존하여 지자체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남긴곳이 여러곳에 있는데, 이곳 영화 실미도 촬영지 현장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실미도 탐방 후 귀가길 풍경
행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 1
행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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