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百年 / 문태준 (낭송 : 세인트/송성인)
2022. 8. 25. 20:06ㆍ☎열린文學人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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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百年 / 문태준 (낭송 : 세인트/송성인)
백년 百年 / 문태준 (낭송 : 세인트 / 송성인)
화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꼬지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이랑 한 이랑에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기배와 오늘 우연히
시령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 보았네
연기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 놓은
백년이라는 글씨
저 백년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앉자던 백년(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없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백년(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백년(百年)이라는 말
와병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와 하루를 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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