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밥 - 함민복

2020. 6. 19. 12:59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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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뜨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험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궐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뒷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함민복 <긍정적인 밥>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