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좋다 친구가 좋다

2018. 6. 30. 22:13☎청파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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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좋다 친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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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좋다. 친구가 좋다.



벌써 반세기가 훌쩍 넘은 1965년 당시 이야기다. 그때 우리나라 농촌은 집집마다, 자녀가 대여섯에서 많게는 열명이 넘는집이 허다했다. 인구는 그렇게 많은데, 농촌 생활 환경은 전근대적(前近代的) 농업 환경을 탈피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피땀흘려 농사를 지어, 장례빗 갚고 나면 남는 것은 빈손이었다. 허망했다. 오죽했으면 그 많은 가족 끈이 꺼리를 걱정해야 했을 정도다

  

이렇게 해마다 반복되는 농촌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당시 파주군 농촌지도소에서는 농한기를 이용, 농촌 청장년들을 상대로 새로운 농업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6개월 코스 고등농민학원을 개설하고 군내에 거주하는 농촌 청장년들을 모집해 새농민 교육을 시켰다.

 

이때 나는 20대 청년으로 참여했다. 각처에서 참여한 생면부지 친구들을 만나, 6개월간 한 솥밥을 먹으며 고등농민학원에서 새농민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그 당시 새파란 청년이었던 우리들인데, 지금은 모두 하나같이, 머리가 희끗희끗 하고 나이도 고희를 훌쩍 넘겼다. 그뿐 아니다. 슬하에 자녀들도 모두 출가 시키고 손자, 손녀들을 거느렸다.

 

우리들은 그렇게 힘들고 배고프고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만난 친구들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우정은 유달리 더 남다르고 애틋하다. 하지만 우리세대 사람들은 대부분, 빈손으로 시작한 운명들이다. 가진것 없고 배우지 못한 죄 때문에, 우리들은 생존경쟁의 현실앞에서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살기'위해, 앞만보고 달려 살았다.


돌이켜 보면 참, 우리세대 사람들 바보처럼 살았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아프게 살았다. 그바람에 친구가 보고싶고, 그리워도 만남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10여년전이다. '산골짜기 계곡에 여기저기 흩어진 돌을 모아 소원탑을 쌓듯', 우리는 친구들 연락처를 수소문해 10여명이 만났다. 그리고 모인김에 앞으로 정기적인 만남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임 이름을 고민회라 짖고 회장 총무도 뽑았다.

 

지난 모임은 2017년 겨울 파주시 탄현면 해이리에서 만났다. 이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동안 만나질 못했다. 그러던중 이번 모임(2018.06.30.)은 월롱과 문산읍에서 철석같이 고향을 지키며 친구 최석구, 김상래 동지가 고민회 회원들을 고향으로 초대했다.

 

바로 김상래 동지 자택 살구나무 그늘 아래로...그리고 석구와 상래 두 친구를 비롯해, 사모님의 정성으로 이번 모임은 유달리 진수성찬이다. 무엇보다 쥔장 상래 동지가 15년 이상 귀하게 간수해온 오디주, 뽕주(왕탱이 벌주)에 두룹나무주인가 뭔가를 내놓는 바람에, 친구한잔, 나도 한잔 술이 술술 잘도 넘어간다.


마음같아선 오랫만에 만난 동지들 하룻밤 새며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싶다. 그러나 '만남은 약간의 미련'이 있어야 다음 모임이 더 기다려 지는법, 우리는 오후 2시 이날의 고민회 모임을 모두 마감하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날 고민회 모임을 주선해준 최석구, 김상래 동지와 맛있는 음식준비를 해주신 사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얼굴이 먼저 떠오르면, 보고 싶은 사람이고, 이름이 먼저 떠 오르면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