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출연하다.

2016. 1. 19. 13:47☎청파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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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늘 내가 존경하는 “일만 성철용, 휘암 이희철” 두 분 선생님과 손아래 남동생과 함께 아주 모처럼 1박 2일간의 속초 여행길에 나선다.

 

젊었을 때와 달리 내 나이 어언 고희를 훌쩍 넘기고 보니 속초까지의 장거리 운전이 약간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傘壽) 80세가 지나신 두 선생님들과 떠나는 여행을 버스 타고 속초까지 가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단단히 마음먹고 차를 몰고 나선다.

 

일산에서 일만 선생님을 모시고 또다시 경기 양주시 금곡에 계시는 휘암 선생님을 모시고 속초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지나고 있다.

 

서둘러 숙소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여가 시간을 갖고 그리고 느지막한 시간에 속초관광 중앙시장을 찾았다. 속초 하면 생각나는 잘 알려진 “만석 닭강정”도 있지만 우리는 '속초 중앙시장 144호 설악 수산(033-631-2159)회집'에서 회 안주에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형님 먼저 아우먼저’ 하다 보니 아마 서너 너댓병의 막걸리, 병을 비운 것 같다. 첫날 17일은 그렇게 하루를 일과를 보내고 우리는 속초에서 1박을 한다.

 

이튿날 18일 오전 6시 우리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속초 영랑호 산책길에 나선다.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캄캄한 영랑호에는 뜻밖에도 벌써 부지런한 우리 가족들이 고요한 영랑호 호반에 유영을 즐기는데 그 모습이 영락없는 “성웅 이순신” 영화에 나오는 거북선 출동과 흡사하다.

 

얼마쯤 걸었을까 우측에 “범바위”라는 거대 바위가 어둠속에 어슴푸레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 모두 산을 좋아한 사람들이라 첫 새벽녘부터 범바위에 오른다. 범바위에 오르니 옛날부터 전해오는 전설인지 아니면 누가 지어낸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는데 다섯 개의 거대 바위가 보이는데 영락없이 공깃돌을 모아놓은 형상과 똑같다.

 

이 다섯 개의 바위는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신선들이 내려와 공기놀이를 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새벽 운동 나온 현지 주민이 들려준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고 보니 정말 그 이야기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은 내친김에 영랑호 8킬로 구간 전체를 돌고 싶지만 짧은 일정에 짜인 스켓쥴에 마치느라 서둘러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현장 인근 함바 식당에 들려 백반과 김치찌개를 시켜 아침 식사를 하는데 주인장 아주머니가 정성으로 진수성찬을 차려내시며 맛있게 드세요.

 

그러다 보니 삼 식이 5년 차인 나는 평소 집밥 얻어먹든 신세와 비교하게 된다. 집밥 먹는 신세와 비교를 해보니 아무래도 내가 너무 큰 환대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친절한 아주머니 밥 매일 먹으며 영영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다. ㅋㅋㅋ

 

숙소에 들어 서둘러 여장을 챙겨 이번에는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리에 사는 나에 書友 공재 김일명 선생을 만나기 위해 달려간다. 공재 선생과는 꽤 오래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연시 때도 낙산사에서 행사한다고 초대를 했는데 참석을 못 했다. 이래저래 미안하기도 하고 보고고 싶고 또한 친구가 기인 같은 사람이라 일행들에게 소개도 하고 싶어서이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이면 이날따라 올 겨울 들어 제일 추운 날씨에 강풍까지 곁들여 산만하고 어수선해 친구를 찾아가는 마음도 조금은 을씨년 스럽다. 오후 2시반 지나 친구의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너무나 뜻밖에 현장을 보게 된다. 다름이 아니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제작진에서 공재 김일명 선생을 취재하고 있다. 그 복잡한 와중에 얼떨결에 친구와 반가운 해후를 하고 나니 아주머니께서 귀한 곡차라며 상을 차려내시는데 나는 정말 차인줄 알았는데 뜻밖에 아주 희귀한 술이다.

 

마음은 단숨에 원샷을 하고 싶지만, 나는 운전을 해야 하므로 꾹 참는다. 그러다 보니 공재 선생이 우리 일행들에게 방문기념 글을 한 수 씩 써 달라며 지,필,묵을 깔아 놓는 바람에 우리는 얼떨결에 붓을 들어 글을 쓴다.

 

우리나라 속담에 평소 “하던짓도 멍석 깔아 놓으면 않는다더니” 나의 경우 과거 수년간 붓글씨를 썼는데도 붓을 잡은 손이 덜덜덜 개 떨 듯 떨리며 붓이 마음대로 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억지로 악필 글을 쓰고 있는 나를 촬영팀이 촬영하고 있으니 더 떨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데도 일만 성철용 선생님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영어로 당신의 호 Ilman을 쓰시고 그 옆에 당신 자화상을 그리셨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영락없이 용용 자를 멋지게 일필휘지로 쓰신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그 옆에 휘암 이희철 선생님은 우리는 오른 손으로 글을 써도 어둑해서 쉽지가 않은데 좌수(왼손)로 평소 당신이 지으셨다는 한시를 일필휘지로 내갈걸 글을 써 내려가신다. 그러다 보니 촬영팀에서 휘암 선생님 글쓰시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촬영을 한다.

 

나는 인자승(忍者勝)이란 글을 썼다. 그 뜻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인데도 산속에서 서우 공재 김일명 선생 부부가 사는 것이 조금은 마음이 안스러워 ‘어려움을 이기는 사람이 승자’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동생은 공재 선생 부부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내용을 글을 남기고, 우리는 귀갓길이 바빠 작별을 아쉬워하는 공재선생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양양을 출발 영동 고속도로를 달려오는데 기상청 발표 강풍 주의보를 듣게 된다.

 

조심조심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오는데 개활지 다리 구간 같은 곳을 지날 때면 내 차가 중형차에 성인 네 사람이나 탔는데도 강풍에 씰룩쌜룩 균형을 잃을 정도로 바람이 세다. 그 바람을 뚫고 어렵게 집에 도착하니 오후 8시 40분이다.

 

운전을 하며 너무 신경을 썼더니 피로가 파도처럼 몰려온다. 서둘러 잠자리에 들어 내 평생 처음일 정도로 7시간의 단잠을 자고 새벽 5시반 또 다시 헬스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서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달리는데 올겨울 최고라는 강추위가 귀를 에는 듯하다.

 

 

 

 

속초관광 중앙시장을 찾았다. 속초 하면 너무나 잘 알려진 “만석 닭강정”도 있지만 우리는 '속초 중앙시장 144호 설악 수산(033-631-2159)회집'에서 회 안주에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형님 먼저 아우먼저’ 하다 보니 아마 서너 너댓병의 막걸리, 병을 비운 것 같다.

 

 

5만원어치 살아있는 횟감을 구입했는데 넷이 먹다 남아 싸가지고 와서 숙소에서 2차를 했는데도 또 남아 다시 쌓아 두었다 이튼날 점심을 먹으며 다시 회를 먹는데 세상에 회가 숙성이 되어 싱싱한 회를 먹을때 보다 더 꿀맛이다.

 

 

 

일만 선생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설이 더욱 막걸리 맛을 돋운다.

 

 

 

 

 

 

좌) 동생 평산 윤대균, 중) 휘암 이희철 선생님, 우) 일만 성철용 선생님이 포즈를 취하셨다.

 

 

 

숙소로 가지고 갈 횟감을 두고 나왔는데 친절한 "설악수산" 주인장이 그 많은 인파속에 우리 일행을 찾아 횟감을 전해준다. 그 바람에 주인장에게 부탁해 네명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위에 세분은 소개를 했고 단벌(군복)신사가 바로 나 청파 윤도균 입니다.

 

 

 

 

 

 

숙소 동진 오피스텔에 돌아와 우리는 또 다시

횟감을 안주로 몇병의 막걸리 병을 비웠는지 모른다.

 

 

시시 때때 순간순간 이어지는 일만 성철용 선생님의 다양한 유래 이야기, 여행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술잔이 돌아간다. 하지만 나는 내일 또 다신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시지는 못하고 애꾸진 건배만 선창을 유도한다. 그러다 보니 뱃속에서 무언가가 자위질을 하는데 먹고 싶은것을 두고 안먹는 고통이 얼마나 잔인한것인지를 비로서 알게 되었다.

 

 

 

 

18일 새벽 관동팔경의 하나인 속초 영랑호 산책길에 나섰다.

 

 

 

 

이른 새벽인데도 단란한 오리가족이 물살을 가르며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영락없이 "성웅 이순신"에서 본 거북선 출동하는 모습을 재현한것 비스무리 하다.

 

 

 

 

 

 

영랑정

 

 

 

 

 

 

 

 

 

 

범바위에서 기념 촬영을

 

 

 

범바위에서 기념 촬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