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5. 19:36ㆍ☎청파의사는이야기☎
62년지기 초딩 ‘할베 할메’들의 시니어 동창회
오늘(2014.4.13)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에 위치한 갈현초등학교 제10회 62년지기 동창생들이 심학산 둘레길을 가볍게 한바퀴 돌고 점심 식사를 하며 지난날의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로 한 동창회 날이다.
이런말 하면 우수운 일이지만, 나는 사실은 지금의 62년지기 친구들과 어울려 동창이라 할 자격이 안되는 사람이다. 왜냐면 6.25때 피난 나와 많은 가족들과 힘들게 살다 보니, 부모님께서 부득히 나를 초등학교 졸업도 못 시키고 글방 (한학)엘 보내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차피 가정 형편 안좋아 초등학교 졸업을 한다해도, 중학교 진학은 못할 것이 뻔한데, 차라리 어린 나이에 나에게 한학을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부모님의 2% 부족한 교육열이 오히려 나에겐 훨씬 더 유익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는 동창회를 나가도 사실은 반쪽 동창에 불과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나에 부랄친구 62년지기 동창들은 그런 나를 전혀 폄하 하거나 자격 운운하지 않고, 기꺼히 받아드려 동창모임에 끼어줬으니 나로선 그런 동창들이 모두다 황공 무지할 정도로 감사 할 다름이다.
하기사 동창이래 봐야 전체를 다 합쳐도 40여명 조금 넘었었는데, 안타깝게 벌써 이 세상을 떠나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이십여명 가깝고, 남은 친구들이 35여명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몇몇 동창은 아예 동창회에 한번도 안나온 친구들을 빼고 나면, 30여명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또 뭐가 틀렸는지 몇몇 친구들은 동창회는 외면하고, 끼리끼리 만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니,
동창회 참석 하는 사람들이 고작 25명정도 되는데, 이들 중에서도 이번 모임에는 바쁜 업무와 예정된 스케쥴 관계로 유난히 불참자가 많아 겨우 13명의 회원들이 만나 심학산 약천사에 도착하니 11시다.
서둘러 약천사 미륵불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데, 이 사진 찍는 것 마져도 어떤 친구는 사진은 뭣하러 뻔찔나게 찍느냐며 구시렁 거리는 친구들을 어렵게 불러모아 간신히 기념 사진 몇 컷을 찍고, 산행이 쉽지않은 두명의 친구를 제외하고 11명이 심학산 둘레길을 애돌아 정상에 오른다.
이곳 심학산은 우리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이따금씩 ‘원족’, 소풍을 왔던 곳이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어느새 꼬부랑 껭껭 할베, 할메가 되어 심학산 정상을 오르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 우리 동창들은 6.25 전쟁때 만난 동창들이다 보니, 같은 동창이라도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을 때 11살, 또 어떤 아이는 7살짜리가 동창으로 함께 공부를 했다.
그래서 우리 동창들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하며, 고희를 넘긴 친구들인데도 모임때 만나면 아직도 “야! 순자야, 명옥아, 갑순아” 하고 이름을 부르며, 소중한 만남 시간을 부담없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즐기는 만남으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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