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5. 17:16ㆍ☎파평윤씨네사랑방☎
경주 '불국사' 가 단풍에 불타고 있더라!
‘불국사’는 단풍으로 불타고 있더라!
어린 시절 해마다 이맘때면 아버지께서는 어머니가 정성껏 다듬이질해 지어주신 한복에 하얀 옥양목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꼬불꼬불 고랫논틀길을 따라 집을 떠나서시면 보통 3~4일 후에 집에 돌아오시는데 이때 아버지 양손에는 조상님 시제를 모시고 여러 곳에서 제관 몫으로 챙겨주는 시제 음식을 싸들고 오셨다.
그러면 동생과 나는 아버지 돌아오시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다 저 멀리 외턱굴 모퉁이를 에돌아 아버지 모습이 엿 보이면 달리기 마치 시합이라도 하듯 아버지를 부르며 허겁지겁 아버지에게 달려가 며칠 만에 뵙는 아버지껜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아버지 양손에든 시제 음식에 더 호감을 갖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랬던 내가 어언 고희 인생을 살며 그 옛날 아버지께서 다니셨던 조상님 모시는 추향제 참배를 위하여 올해도 포항, 예산, 안성, 파주로 전전하며 며칠씩 전국을 누벼 다니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내 아들이나 손자 녀석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아비가 며칠씩 조상님 추향제 모시기 위하여 돌아 다녀도 “가면 가나 보다 오면 오나 보다” 강 건너 불 보듯 한다. 아마 세월의 변화 따라 가족 간 관심도 변화했기 때문인 듯하다.
2013년 11월 3일은 파평윤씨 시조이신 고려태사공 윤신달 (高麗太師尹公莘達) 할아버지의 추향제에 참석 위해 지난해애 이어 올해도 문중 대부벌 되시는 어른과 동생 그리고 집안 조카와 함께 4명이 포항시 기계면 봉계 리에 있는 봉강 재를 찾아 가는 길이니 하루 전 떠나 이왕이면 경주 불국사 관광을 아래로 하고 2일 오전 7시 구로역에서 일행들을 만나 승용차 편으로 출발한다.
모두 다 바쁜 일 정중에 시간을 내 참석하는 추향제다 보니 효율적인 시간 이용을 위해 집을 나서 기전 각자 여행에 필요한 간단한 점심 요기와 간식꺼리를 준비하여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편리하게 간식과 김밥을 먹으며 달려가는데 일부구간 도로 공사로 인한 정체로 우리들이 예상했던 시간 보다 늦은 오후 1시 반 다 되어 불국사에 도착한다.
불국사엘 나는 이삽십년전 두 번 다녀온바 있는데 하도 오랜 세월이 지나다 경주시 일대가 얼마나 많이 변화를 했는지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다. 그렇게 불국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마침 한껏 곱게 물든 불국사 주변 단풍이 얼마나 곱게 물들었던지, 마치 어린 시절 소풍 나온 철부지 아이들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불과 며칠 전 올해 13살 초등학교 6학년 손자 녀석도 이곳 경주 불국사를 다녀왔는데 나에 손아래 동생은 60 중반 나이가 되도록 경주 구경이 처음이라며 형 덕택에 생각지도 않게 불국사 구경하게 되었다며 달려오는 차안에서 내내 마음이 들떠있더니 주차장에 도착 하자마자 어디를 갔는지 한참이나 보이지 않아 걱정하게 하더니 한참 지나 손에는 경주법주 막걸리 몇 병을 사들고 웃으며 온다.
그런 동생을 보며 “아니 이사람 고궁에선 술 못 먹는데 웬 술이야” 하니 “형 그냥 음료수 마시는 셈치고 한 모금씩 하시자구요” 한다. 아마 동생이 경주 불국사 구경이 처음이라 마음이 들떠 있나 보다.
네 사람 중 세 사람은 경로 우대증으로 무사통과 입장을 하고 조카 한 사람만 표를 끊어 ‘토함산 불국사 일주문’을 지나 이어지는 경내 도로 양 편엔 새빨갛게 곱게 물든 단풍이 눈이 시릴 정도로 자태를 뽐내 그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든 수많은 관광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이 순간을 사진에 담는 풍경도 가관이다. 불국사 단풍이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하던지 조금 거짓말 보태면 영락없이 불국사가 단풍에 불이 붙어 훨훨 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불국사 경내에는, 화강석으로 된 삼층석탑 [佛國寺三層石塔] 일명 무영탑과 다보탑이 대웅전 앞뜰에 동서로 나란히 서 있는데 이 두 개의 탑 중 서쪽에 있는 탑으로 높이 8.2미터이며, 국보 제21호 이다. 또한 두 탑 중 동쪽에 있는 탑이 불국사 다보탑 [佛國寺多寶塔] 높이 10.4미터로, 신라 경덕왕 때 김대성이 불국사를 크게 고쳐 지을 당시인 8세기 중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는 국보 제20호이다. <백과사전참조>
그런데 이 두 개의 탑중 서쪽에 있는 삼층석탑은 현재 한창 개보수중이라 유감스럽게 아름다운 삼층석탑의 자태를 볼 수 없었다. 언제쯤 수리 공사가 끝날지 모르지만 내 기억으로 1973년경쯤에도 이 삼층석탑을 보수 하는 과정에 공사 현장 업체의 실수로 중요 국보급 문화재를 파손 시켰던 일이 있는데 그때를 명심해 이번 수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치의 실수 없이 우리나라 귀중한 국보급 문화재를 원형대로 복원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일행들과 함께 천년고도 불국사에 온 기념으로 사진을 찍는데 주위에 휘드러지게 새빨갛게 물든 불국사 단풍이 곁들여 얼마나 아름답던지 즐겁기 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듯이 배가 출출하고 목이 말라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고궁이라 참고 2시간 정도 불국사를 돌아보고 일주문을 나서 인근 잔디밭에 둘러앉아 동생이 사온 경주법주 막걸리를 한 잔 마시니 그 맛이 얼마나 꿀맛이던지…….
오후 5시경 불국사를 떠나 이번에는 내친김에 소문난 포항 죽도 어시장으로 달려가 회를 시키고 이번에도 달콤쌉쌀한 경주법주 막걸리로 포항에서의 저녁 만찬을 즐기고 내일 시조 할아버지 추향제 모시는 시간에 맞춰 가기위해 포항에 소문난 온천수 찜질방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3일 아침 속까지 시원한 해장국으로 속 풀이를 한 후 30여분 달려 시조 할아버지 추향제에 참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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