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을 손꼽을 정도로 여러 번 했어도 매번 (대원사-화엄사, 화엄사-대원사, 성삼재-중산리) 구간 1일 종주 산행을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친 상태에서 주 등산로에서 이탈하여 1시간 이상 빡세게 올라야 반야봉에 오를 수 있는데 왕복이면 2시간 이상 시간 낭비하는 것이 아까워 매번 반야봉을 지나치며 지리산 산행을 하여 마음속에 늘 어린 시절 학교 방학 숙제 못다 하고 개학 맞이한 것처럼 꺼림칙해 언젠가 한번은 꼭 반야봉에 오를 것이란 생각을 하고 이때나 저때나 기회를 엿보았는데
늘 나와 함께 산행을 하는 “우리산내음 부부산행팀” 정기 산행이 매월 둘째 주 산행이 되어 이번 달은 (11월 14일)로 예정이 되어 공지까지 했는데 갑자기 산행대장께서 올가을 마지막 지리산 뱀사골 단풍도 볼 겸 산행을 일주일 앞당겨 기차여행 여행으로 하자는 제안을 받고 서둘러 코레일에 15명에 대한 (영등포-구례구역)하행 열차와 (남원-영등포역) 상행선 무궁화 열차를 예약해놓고 참가 인원 체크를 하면서 명색이 부부산행팀 방장인데도 아내가 매번 산행 때마다 무릅통증을 호소하며 산행 참가를 꺼려
이번 지리산 산행도 이야기해봐야 입만 아프지 본전도 못 건질 것 같은 생각을 하며 ‘스쳐 지나가는 말처럼’ 지리산 뱀사골 단풍 산행 떠나는데 이번에도 못 가지? 하고 아내에게 물으니 왜? 내가 안 가는 것이 그렇게 재미가 좋으냐고 하면서 이번에는 아내도 함께 가겠다고 하니 괜스레 밑져야 본전이다 생각하고 스쳐 지나가는 말처럼 했다가 본전은커녕 이 불경기에 곱빼기 경비 부담하면서 아주 모처럼 아내와 함께 (2010.11.6 밤 10시 53분)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구례 구 역행 열차에 5섯쌍의 부부와 5명의 솔로(solo) 회원님들이 몸을 싫고 오랜만에 모처럼 열차 여행으로 4시간 20여 분 달려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새벽 3시 20분이 되어 서둘러 역 앞 새벽 식당에 들어 재첩국에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4시 출발하는 성삼재행 버스를 타려고 서둘러 나오니 맙소사 아직 출발 시각이 10여 분이나 남았는데 벌써 버스는 떠나고 새벽부터 완전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어 서성거리다. 차라리 잘됐다. 새벽부터 털털거리는 버스 타고 1시간도 더 입석으로 고생하며 성삼재에 가느니 차라리 몇 푼 더 주고 편안하게 택시로 가기로 하고 15명의 회원이 3대의 택시에 분승하여 30여 분 달려 성삼재에 도착하니
새벽 4시 10분인데 몇 년 전만 하여도 지리산 국립공원 성삼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입 시간을 제한했다. 문을 열어 입산하였는데 이번에는 일체 통제 하지 않아 그냥 통제센터를 지나 잠시 야간 산행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노고단을 향하여 산행이 시작되는 데 남쪽이라 기후가 따뜻할 것을 예상했는데 지리산이 산세가 높다 보니 온도교차가 뚝 떨어져 손, 발, 귀가 시렵고 떨려 일행들 모두 두툼한 점퍼를 착용하고 산행을 하는데
세상에 ~~~캄캄한 밤하늘에는 이름 모를 별들이 총총한데 마치 우리를 향하여 쏟아져 내리듯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이따금 획을 그으며 떨어지는 별똥별(유성)이 마치 나를 향하여 떨어지는 것처럼 쏜살같이 다가온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 후 5시 15분 다시 노고단을 향하여 본격적인 지리산 산행이 시작되는데
대피소에서 1박을 한 산 님들이 식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고 라면 끓이는 냄새가 진동하는데 왠지 그 냄새가 싫지 않다. 우리 이날의 가능하면 노고단 개방 시간에 맞춰 노고단을 거치기로 했었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 되어 생략하고 대신 모형으로 만들어놓은 노고단 돌탑 앞에서 야간 기념촬영을 하는데
노고단 밤하늘에 별빛이 강렬했으면 나의 고물딱지 똑딱이 디카에 하늘에 별이 그대로 다 찍힐 정도다. 그러니 마음속으로 아! 이런 때 대포 카메라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솔직히 내 체격엔 누가 줘도 부담되어서 다니기 쉽지 않으니 그냥 헛소리를 해본다. 그런데 마음 같아선 하늘에서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별똥별과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별을 따 실에 꿰어 올해 초등학교 3학년 손자 아이 도영이 목걸이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서성거리고 있으니
벌써 돼 지령 방향으로 진행하는 일행들과 아내가 도영이 할아버지 빨리 오라고 얼마나 재촉을 하던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행들 뒤를 따르는데 이곳 노고단-돼 지령 구간 등산로가 보통 험한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 너도나도 이마에 라이트를 켜고 조심조심 느림보 산 거북이가 되어 하나도 안전 둘도 안전 위주 산행으로 돼 지령을 지나는데
저 멀리 천왕봉 앞 제석봉 방향이 마치 단감 연시처럼 진주 황색으로 물들며 곧바로 일출이 보일 듯 말 듯하며 우리 일행들 발길을 잡아 하는 수 없이 우리는 30여 분을 더 기다려 지리산 산꾼들에게 소문으로 전해오는 말에 “천왕봉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지리산 일출을 볼까 말까 한다는데 비록 천왕봉 일출은 아니어도 돼지령지나 1,424봉에서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지리의 일출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 너도나도 환호하며 ‘운이 좋았다나 지리산 정기’를 받았다나 하면서 서로들 이번 기회에 아들 하나 더 낳으라고 서로들에게 걸쭉한 덕담을 하며 가던 길을 멈추고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으며 임걸령을 향하는데 언제나 해돋이 시간이면 기온이 더 급강하하기 때문인지 임걸령 그 이름난 샘물을 보고도 덜덜 개 떨 듯하여 물 한 모금 먹을 생각도 못하고 기념사진만 찍고 노루목으로 향한다.
노루 봉에 도착하여 일행 중 맏형인 김일래님께서 발목 관절이 안 좋아 반야봉을 생략하고 그냥 화개재로 먼저 쉬엄쉬엄 가기로 했는데 이때까지 곧잘 따라오던 아내가 자신도 반야봉 등정을 생략하겠다고 하는 것을 일행들이 간신히 설득하여 아내와 함께 반야봉에 오른다. 그렇게 아내와 함께 반야봉에 오르고 보니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쪽빛 파란 하늘에
발아래 먼발치로 첩첩이 겹친 산군들 사이를 운해가 마치 구름처럼 깊은 골짜기를 하얗게 에워싸고 아름다운 선경의 장관을 펼치며 장관의 쇼를 보여 주는데 필자의 가방끈이 짧아 그 아름다운 선경을 무어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가슴이 답답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린 시절 좀 더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해야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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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
해발 1,732m로 지리산 3대 주봉의 하나인 지혜를 얻는다는 뜻의 반야봉은 노고단에서 임걸령으로 뻗어나가는 높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동북방 약 8㎞ 지점 지리산 권의 중심부에서 지리산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지리산 어느 지점에서나 그 후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반야봉(1,732m)은 지리산의 얼굴과도 같다.
수치상 높이로는 지리산에서 천왕봉(1,915m), 중봉(1,875m), 제석봉(1,806m), 하 봉(1,781m)에 이은 다섯 번째지만 지리산 전체의 지형적으로나, 상징적 높이로는 천왕봉에 버금간다.
반야봉은 지리산 주능선 상 노루목이나 삼도봉에서 북쪽으로 약 1.2km 북쪽 능선에 위치하므로 종주팀이 대개 생략하고 지나치는 구간이기도 하다.
반야봉(般若峰)은 그 높이와 관계없이 지리산의 제2봉이며 지리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봉우리이다. 그런데 반야봉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나 대개 여인의 엉덩이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한다.
반야봉 조망을 마치고 하 올라던 고도를 다시 내려서 삼도봉에 이르니 반야봉을 오르지 않고 직진하신 김일래님께서 날씨가 쌀쌀하여 화개재에서 뱀사골로 먼저 내려가고 있다는 통화를 하고 우리는 삼도봉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서둘러 화개재를 향하는데 아내가 계속해 무릎이 안 좋다며 뒤처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화개재에서 뱀사골에 이르는 하산 구간 7킬로 정도는 너무나 험한 너덜겅 돌사닥다리 구간으로 이어지는데 다리가 성한 사람도 힘들어하는 구간인데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너무너무 힘든 산행을 하며 병풍소 지나 반선마을에 도착을 하는 것으로 이날의 모든 산행을 마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 한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올가을 기상청이 수도 없이 단풍이 예년보다 10여 일 늦다고 반복 예고를 했는데 그것은 모두 거짓말 구라 되고 말았다. 아니 오히려 예년보다 단풍이 더 빨랐다는 것이 올가을 산악인들의 한 대다수 평가다. 근래 들어 기상청 예보가 적중률은 좋아졌으나 아직도 장기 예보 적중률은 멀기만 한 것 같다.
뱀사골 유래
뱀사골의 지명 유래는 몇 가지가 있다. 정유재란에 불타버린 석실 부근의 배암사라는 절에서 유래 되었다는 설과 지리산 북사면의 계곡으로 돌돌 이 골이라고 도하여 물이 뱀처럼 곡류한다 하여 뱀사골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다.
또 뱀사골은 뱀이 죽은 계곡 이른 전설에서 나온 것이라 전해지고 있다. 그 절 설에 따르면 뱀사골 입구에 송림사를 절이 있는데 이 절에선 칠월 백중날 신선대에 올라가 기도를 하면 신선이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이 일을 괴이하게 여긴 어느 대사가 신선대에 올라 기도를 하려는 스님의 가사 장삼에 몰래 명주실과 독을 매달아 두었다.
다음날 뱀 소 부근에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고 하여 뱀사골이란 명칭이 붙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이무기에 죽어갔던 스님들의 넋을 기리려고 반쯤 신선이 되었다 하여 뱀사골 입구 동네를 반 선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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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2.48km)→노고단대피소→(0.36km)→노고단고개→(2.7km)→피아골 삼거리→(0.5km)→임걸령→(1.3km)→노루목→(1.0km)→반야봉→(1.0km)→무덤 삼거리→(0.64km)→삼도봉→(0.8km)→화개재→(0.2km)→뱀사골대피소→(2.5km)→간 장소→(1.0km)→제승대→(1.5km)→병풍소→(4.0km)→반선마을 총 산행거리 약 2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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