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그날이다

2008. 2. 5. 00:51☎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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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그날이다

 

젊은 신사가, 행인도 드문 변두리 화원을 찾아 왔다.

늙은 원예사가 그 젊은 손님에게 화원을 구경시켜 주었다.

이제 막 새싹이 돋는 수선화 화분을 어루만지던 신사가 물었다.

 

“여기에 얼마 동안 사셨습니까?”

“꼬박 25년째 됩니다.”

늙은 원예사의 대답에 젊은 신사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 동안 주인은 자주 찾아오던가요?

맨 마지막으로 왔다간 게 언제였죠?”

젊은이의 질문이 되바라지기도 했건만, 원예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13년 전이었습니다.”

“주인이 편지라도 하던가요?”

“그 분은 편지 같은 걸 도무지 써 보낸 적이 없는 걸요.”

“그럼 매일 노임은 누가 줍니까?”

“대리인을 통해 받고 있습니다.”

“그 대리인은 자주 오겠군요?”

“아닙니다. 매달 제가 대리인을 찾아가서 받아오죠.”

“그리고 또 누가 찾아오죠?”

“거의 저 혼자 사는 셈이죠. 낯선 이들도 보기 드물답니다.”

“그런데도 화원을 이렇게 잘 가꿔놓으셨군요.

그 이유가 뭐죠?

 

마치 내일 당장 주인이 오기라도 할 것처럼 예쁘게 꾸며 놓으셨으니 말입니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아마 오늘일 겁니다! 저는 날마다, 오늘이면 주인이 찾아오실 거로 생각하고 있습지요.”

“그렇습니다, 노인장.

이 화원의 주인은 지금 바로 당신 눈앞에 서 있습니다.”

젊은 신사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자기 아버지가 남긴 유서 한 장을 노인 앞에 펼쳐 보였다.

그리고 부친이 돌아가시기 전에 작성한 유언장에 따라,

원예사가 지난 20여 년간 화원을 가꿔 준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화원을 그 원예사에게 물려준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과 행운은 뜻 하지 않은 시간에

당신을 찿아 옵니다

 

 

  행복한 설날 맞으세요설 명절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