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김장 속전속결 전쟁 치르듯 뚝딱 해치웠어요[사진]

2007. 11. 25. 21:43☎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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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07.11.25)은 도영이네 김장을 하는 날입니다 금년은 예년과 달리 여름철 비가 많이 내려 채소 농민들께서 땀 흘려 키우신 채소가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했고 가을 날씨 또한 계속 비가 질척거려 채소 작황이 좋지 않어 김장은 담가야 하는데 매스컴에서 하도 배추값이 금값이라고 떠들어 대니 좀체로 움츠러 들어 우리 같은 서민들 선뜻 김장 담을 생각이 쉽지 않네요 하지만 배추값이 비싸다고 김장을 안 담을 수 도 없는 일이지요
 
옛날 고향에 살때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김장은 일년 반 농사라는 말씀을 하시며 입동 추위 지나고나면 뒷뜰 울 안 펌프 물 힘들게 퍼 올려 무려 300여폭이나 되는 배추를 절이고 이튼날 아침 절인 배추를 또 깨끗하게 물에 씻어 차곡 차곡 물이 빠지게 널판위에 싸 올려 두었다가 아침을 드시면 이웃집 아주머님들과 두런 두런 옛날 이야기 하시며 김장을 하시고 어머님께서 헛간이나 광에 있는 김장독에 포기 김치를 가득 채우시고 두껑을 덮고 나시면 
 
그 다음부터는 남자들의 몫 행여 겨울철 독이 얼기라도 해서 터질것을 염려하여 볏 집을 엮여 만든 보온 자재로 보온을 하고 나면 그때서야 우리집 김장은 모두 끝이났지만 늦 겨울 초 봄까지 김장 김치를  시지 않게 먹으려면 또 뒷곁 울안 양지바른곳에 땅을 깊이 파고 독을 묻고 그곳에 김장 김치를 넣고 갈무리를 해두었다가 늦은 봄까지 먹곤 했는데 ...  이 도영이 할아버지 어렸을 그 시절은 정말 가을 김장을 담아 놓으면 그것이 일년 반 농사와 같이 정말 소중했지요
 
그 김치로 6.25로 인하여 피란을 나와 식구는 많지요 농사라고는 쥐꼬리 만큼되어 얼마 되지 않았으니 늘 울 부모님께서는 그 많은 당신 자식들 배 곯치 않게 하시려 근면 성실하게 남들 보다 더 잠못 이루시며 사셨지만 그래도 언제나 늘 가난에 찌들어 사셔야 했으니 그때 그시절 우리집 식사 환경을 유추하여 보면 아침에는 밥을 먹고 점심은 굶거나 그렇치 않으면 아침에 어머님께서 해놓으신 찬 밥을 물을 부터 푹푹 가마솥에 끓이시어 그 끓인 밥으로 점심이라고  한 그릇씩 배를 채우고 나무를 하러 갔다가
 
돌아오면 저녁에는 특별한 날이 아니면 콩나물과 김치를 넣어 늘 김치죽을 끓이시여 놋 대접 가득히 담아 주시면 그 한 대접을 다 먹고 또 한 그릇을 더 먹곤 했는데 ...그래서 그렇게 겨울 김장이 우리 집은 중요 했고 김장을 담그고 나면 일년 먹거리 반 농사를 지은것 처럼 울 부모님들께서 흐믓해 하시곤 했는데...그 시절 혹시 저녁 식사 시간에 출타중이어서 식사 자리에 함께 하지를 못하게 되면 울 엄니께서는 그 가족을 위하여 죽 한 그릇을 별도로 따로 떠 놓으시면 나중에 가족이 늦게 돌아와 식사를 할때 보면 놋 대접에 김치가 파랗게 자국을 남기곤 했는데...
 
현대를 사는 이 도영이 할아버지네는 그때 그시절처럼 배 곫는 생활도 아닌데, 배추값 비싸다는 소리에 꼬리 내리고 여차 김장 값이 비싸서 김장을 못 하게되면 조금씩 사다 먹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느닷없이 군포에 사는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면 도영 할마이 나더러 군포에 사는 여동생네를 가자고 재촉을 하네요 그래 무슨일인데 그러냐고 하면서 그넘의 감기 증상으로 찡그린 얼굴을 펴지 못한 표정으로 짜증내듯 물어 보니 
 
동생네 며느리 친정 원주 사시는 사돈댁에서 손수 배추 무 농사를 지으신 배추로 김장을 담아  많이 보내셨다고 오빠와 함께 작은 고모(동생)네 집에를 오면  김치 좀 줄테니 갖다 먹으랬다는 동생의 연락을 받고 그렇치 않아도 김치 냉장고에 김치가 달랑달랑 한다고 김장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궁리를 하던 울 도영 할마이 여보 차 몰고 빨랑 작은 고모네 집에 갑시다 하네요 하여간 울 도영 할마이나 나나 은근히 공짜 엄청 좋아 합니다
 
그리곤 아침 10시 서둘러 백화점을 가더니 그곳에서 배추 3폭을 망에 담아 8,500원인가 얼마에 판다고 시장 보다 싼편이라나 뭐라나 하면서 한 망속에 3폭이 들어 있는 배추를 8덜 덩어리 24폭을 사놓고 차를 가지고 오라 하여 배추를 집에 사다 놓고 또 다시 군포 작은 고모네 집을 가자고 하네요 그러니 나도 속맘으로 그럼 그럼 증말 잘 하는겨 아니 여 동생이 요즘같이 배추값이 금값인 세상에 배추 김치를 준다는데 ㅋㅋㅋ 이 도영 할아부지 어케 안 갈 수 있나요 ㅎㅎㅎ
 
서둘러 차를 몰아 군포 여동생 집에 들러 동생 내외 그리고 며느리가 지어주는 따뜻한 점심 대접까지 잘 받고 배추김치에 또 생배추 몇 포기에 하여간 이것 저것 자동차 트렁크가 미여질 정도로 많이 싫어 주는대로 염치도 없이 싫고 어디 그뿐인가요? 심지어 사돈 어르신께서 배추꼬랑이까지 보내 주셨다고 하며 오빠 배추꼬랑이 좋아 하시지요 하면서 배추꼬랑이까지 싸주네요 요즘 시상에서는 배추꼬랑지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그 귀한 배추꼬랑이까지  자기들 안 먹고 이 오빠를 위하여 바리 바리 한 차를 싸주는데 세상에 이런 횡재가 어디에 있을 수 있나요?
 
못난 오빠를 생각하며 뭐 한 가지라도 더 싸주려 하는 여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된넘의 집안이 거꾸로 되서 오빠가 동생을 불러 챙겨 주어도 션치 않은데 누이동생이 친정 오빠네를 위하여 바리바리 챙겨 주다니 ...  오죽하면 물론 말은 안 하지만 옆에 앉은 막내 매제의 눈치가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매제 저가 그런 사이 아니니 맘 놓고 편안하게 동생 내외가 싸 주는대로 몽조리 다 차에 싫고 배웅나온 동생 내외 그리고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말만 건네고
 
다시 차를 몰고 달려 집 인근 재래시장으로 가서 내 친김에 이것 저것 김장 재료를 구입하여 집에 올려다 놓고 다시 화장실 욕조 대 청소 깨끗이 해놓고 올해따라 여기 저기서 선물로 받은 국산 소금이 많은지라 약간은 미지근한 물에 소금물을 풀고 도영 할마이는 포기를 쪼개고 나는 배추를 절이고 무려 한 시간여 만에 금나와라 뚝딱 배추 절이기 끝을 내고 해치우고 힘 아껴 무엇 하나요 또 다시 무를 도영 할마이 시키기전에 자진하여 닦아 놓고 도영 할마이 김장 양념재료 준비 하는 시간에 나는 대조영 연속극 보면서 쓱싹 쓱싹 무채를 다 썰어놓고
 
그러다 보니 대충은 김장 준비 서부전선 이상없이 완료를 해 두고 이튼날 그러니까 오늘 아침 6시 조금넘어 기상하여 덜그덕 거리며 화장실에 커다란 양다라 3개 펼처 물을 가득 가득 받아놓고 어제밤 폭 잘 절은 배추를 고무장갑을 끼고 하라는 도영 할마이 잔소리도 안듣고 밤새도록 잘 절은 배추를 맨 손으로 꺼내어 1차 물에서 배추를 흔들어 닦고 2차 물로 넘어가 그곳에서 다시 흔들어 닦고 3차 물로 넘어가 또 다시 흔들어 닦고 이렇게 하기를 여러번 반복을 하다 보니 배추 씿는 작업도 한 시간 이내에 모두 완료를 하여놓놓고 대충 아침을 먹고 도영할마이는 도영이 손잡고 교회를 가고
 
나는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하다가 교회에서 도영 할마이 돌아오는 시간에 다시 집으로 가 이때부터 김장을 시작 하는데 까짓꺼 남자라고 배추김치 못하라는 법 있나요 벌써 우리 결혼생활 30년이 넘다 보니 이제는 김장김치 속 넣는것 이골이 난걸요 그래서 내친김에 이날은 아예 앞치마까지 챙겨 입고 도영 할마이는 양념 넣어주고 김장중에 젤로 힘든 김장속 버무리기를 제가 하지요 김장속 버무리는 이야기 하니 생각 납니다 벌써 10년전 영업을 하는 처제네 김장을 처가댁에서 하는데
 
그때 무려 400여폭 배추를 담을 무속을 버무리는데 이웃에서 도와준 아줌니덜이 제가 김장속 버무리는것을 보시고는 아니 이 집 큰 사위님은 어쩌면 저렇게 김장속을 잘 버무리느냐고 칭찬을 해 대시는 바람에 그때 그넘의 칭찬 소리에 힘든줄도 모르고 죽을뚱 살뚱도 모르고 커다라 고무다라 2개를 무려 2시간여 비벼댓더니 시상에 그날은 모르겠더니 그 이튼날 허리가 욱신거리는데 증말 처제네 김장 담아 주다 형부 허리 상해서 울 도영 할마이 생과부 될뻔 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ㅋㅋㅋ 하여간 그렇게 김장속 버무리는 일이 김장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이 든다는 이야기 입니다
 
딴데 한 눈 파는 사이 벌써 김장속 다 버무려 졌네요 그리고 이제 부터는 배추속을 쌓아야 하는데 한 시절엔 늘 도영 할마이에게 뭐든지 물어 보면서 했는데 이제는 김장속 버무리는 간 마추는것 까지 이 도영 할베 일사불란하게 아주 잘 합니다 이제 배추속을 넣는데요 이 배추속 넣는데도 비결이 있지요 ㅋㅋㅋ 먼저 속 부분이 드러나게 하고 버무려 놓은 양념을 가지고 하늘을 보고 있는 배추속에 한 웅큼 올려 거의 버무리는 수준으로 골고루 양념을 묻혀놓고 다시 배추속잎을 하나 하나 양념질을 하며 쌓으면
 
훌륭한 배추김치가 탄생되는 순간인데 이것으로 끝나는것 아니지요 맨 마지막 넓다란 배추잎으로 기 쌓은 배추를 잘 감싸 덮어후 이것을 다시 김치냉장고 보관 용기에 차곡 차곡 쌓아 가면 어느사이 한통이 되고 또 어느사이 두통이 되고 그러다 보니 어느사이 우리집 김장 겨우 두어 시간도 안되어 완전무결하게 마쳐놓고 이때 부터 도영 할마이 점심준비 하는 시간에 나는 양념 묻은 스텐 다라 그리고 각종 용기 깨끗이 닦은후 나중에 퐁퐁으로 한 번더 깨끗이 용기들을 닦아 정리를 하고나니
 
울 도영할마이 김장이라고 아침에 정육점에서 사온 돼지고기에 김장속 고갱이 뽑아 무채속 양념 집어넣어 입 크게 벌이고 한 잎에 넣고 우물 우물 거리며 음미하는 우리집 김장하는날 풍경 정말 얼마나 맛있는지요 마음같아선 내친김에 이슬이 한 잔 곁들이고 싶었지만 아직도 내 주변에 겉돌고 있는 감기 바이러스 관계로 애써 참으며 지글 지글 들기름 넣어 볶아놓은 배추속에 따뜻한 밥 한 그릇 금나와라 뚝딱 하는 사이 해치우고 나니 앉은 자리에서 스르르 졸음이 오네요 이렇게 울 도영이 할아부지네 일년 반 농사 김장 서부전선 이상없이 얼렁뚱땅 번ㄴ개불에 콩 볶아 먹듯 해치우고 말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