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니 가라사대

2007. 6. 9. 10:32☎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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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니 가라사대

 

 

            

                    우리엄니 가라사대

 

                                                       산돌배 / 조성구


며칠부터 노인의 안색이 심상치 않더니만,
변절기 탓인지 노인이 눕고 말았다 - 이런 낭패가.

일요일인지라 병원은 문 닫았을테고 약국을 찾았다.

 

< 기침을 하고 목이 아프며 숨소리가 골골하는데 약 좀 주슈.>
< 댁이 드실거유?>
< 아니고, 울 엄니요>
< 연세가 몇 이신데요?>
< 아흔 넷이요>
< 에? 죄송합니다. 연세가 깊으셔서 약을 드릴 수 없으니 병원으로 가세요>
< 이런 찌부럴! 거 누가 몰라 여기왔냐?>


나이 먹은것도 서러운데 몸 아프면 나이 많다고 약, 병원까지 박대하다니 -.

혀를 끌끌차고 집에 돌아와 노인을 병원에 모셔야겠단 맘 먹고 생각해 보니,

일요일이라 가봤자 귀때기 시퍼런 인턴 놈 하나가,


검사 한답시고 가죽만 남은 노인에게 링겔 꽂고는,

주사기로 나오지도 않는피 짜내고 이검사, 저검사
그러다 노인 자진해서 일 내겠다싶어 안방의 약장 속을 뒤진다.


옳커니.
얼마전 중국 오가는 선배가 가정 비상구급통을 하나 줬는데,
열어보니 열 몇 개의 알약통이 가즈런히 있다.


선배 마음 씀씀이가 어찌 섬세한지, 약통에 일련 번호를 써 붙이고,
일일히 한글로 번역해서 용도와 용법을 자세히도 적어 놓았다.

이 선배 과거, 정치에 꿈을 뒀던 그야말로 에스대 법학부 엘리트다.

 

노인을 깨워 약을 드리고 이튿날 보니,거 참 신기하게 상태가 좋아 지셨다.
그래도 노인은 노인인지라 눈가의 어두운 그림자가 며칠새 드리워져 있다.

틈 나는대로 나만 보면 짓던 미소도 그쳤다.


이제 나만의 비장의 무기를 꺼낼 수 뿐이 없다 .

 

<엄니 엄니, 엄니이 - >
<응? 왜 그려어  - 나, 밥 안먹어 >
지레, 밥 잡숫자 소리 할까, 미리 거절부터 손사례다.

 

<그게 아니구 날 봐 봐 - 여기유 - >
< 왜그려어 - 뭔데 - 에이 귀찮게스리 >

 

어릴적 엄니 앞에서 곧 잘하던 가위다리 춤을 냅다 추웠다.
반쯤 다리를 엉거주춤 내리고 양쪽으로 무릅을 바들바들 떠는 춤.

 

뭐 어떠랴! 집안에는 엄니와 나, 둘 뿐인데 보는 사람도 없고.

실눈을 겨우 뜬 노인의 입에서  비로소 웃음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 깔깔깔, 아이구,우리 아범 주책 부리는구나! 깔깔. >
<늙은이 주책은 괴기로 고치구, 젊은놈 주책은 매질로 고친다는데 저를 어쩌누 호호>

 

맞다! 명언이다.

늙은이 주책은 고깃국으로 고치고 젊은놈 주책은 몽둥이로 고친다?.

 

그렇다면, 요즘 걸핏하면 대통령질 못하겠거니, 선거관리위원회도 부정하고

대한민국 헌법도 부정하는 저 대통령, 대통령이 헌법 소원내겠다면
주책바가지 아니면 망령아닌가. 

그렇담 대통령은  아직 젊은x이니,
그저 몽둥이로 다시리면 되겠구나. 옳거니다.

 

이봐라 - 가서 건실한 박달나무 몽둥이 하나 가져온나 -
내, 청와대 좀 얼렁 다녀와야 쓰겄니라 - !

 

                          <사진은 본문내용과 관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