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001(서정훈) 아우가 세상에 마지막 남긴 산행기 / 북한산... 오지를 찾아서, 해골바위능선[사진]

2006. 8. 11. 17:55☎사람사는이야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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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를 찾아서, 해골바위능선... 북한산

 

(해골바위)

 


〔산행개요〕

 

- 산행일 : 2006. 8. 1(화) 흐린 후 맑음

- 산행자 : san001

- 산행요약

■ 코스 : 우이동~육모정매표소~헤골바위능선~우이능선~참호봉우리~육모정고개~육모정매표소

■ 시간 : 산행시간 2시간45분, 총시간6시간37분

■ 구간별

우이동(그린파크호텔)~(16분)~육모정매표소~(2분)~법안사갈림길~(4분)~용덕사~(19분)~제단바위~(13분)~해골바위~(12분)~밧줄~(14분)~능선안부(영산법화사갈림길)~(13분)~주능선~(2분)~참호봉우리~(13분)~육모정고개~(8분)~영봉계곡~(10분)~육모정고개~(17분)~용덕사~(7분)~육모정매표소~(14분)~우이동(그린파크호텔)


 

〔산행기〕

 

대도시 서울에 위치한 북한산. 급증하는 등산객들에 의해 웬만한 산길은 속속들이 파헤쳐진 상태이다. 숨은벽, 사기막골 등 예전에는 그 존재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소가, 지금은 인기 있는 산행지로 부상되는걸 보면 정보가 공유되는 인터넷 문화의 힘을 느낀다.

 

그렇지만 북한산에서 아직도 비교적 덜 알려진 장소가 있다. 작년말까지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된 구간 및 지역. 특히 하루재에서 영봉을 거쳐 육모정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우이능선) 사면은 처녀성을 간직한 자연의 보고이다.

 

휴식년제 구간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울타리는 그 높이가 높아 쉽게 넘어갈 수 없고 개구멍을 통해 변칙적으로 다녀오던 길도 고작 육모정고개로 가는 길 정도였다. 휴식년제가 해제되어도 아직도 우이능선의 사면은 비지정등산로가 대부분이고 울타리는 그대로 남아있다. 즉 용덕사를 거쳐 육모정고개로 가는 길 이외에는 휴식년제가 시행되던 시절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휴식년제 해제가 주는 마음의 여유, 그 여유에서 예전보다는 부담 없는 마음으로 산을 찾는다.

 

우이동 그린파크호텔 앞에서 우이령으로 가는 두 개의 길이 갈라진다. 육모정매표소는 좌측길로 약15분 정도 들어가야 한다. 매표소 앞의 오크밸리식당 약50m 전에 명상의 집으로 가는 좌측길이 있다. 이정표에는 등산로가 없다는 표시가 있지만 혹시 능선으로 붙는 길이 있을까 하여 안으로 들어간다. 10분 정도 헤맨 끝에 길이 없음을 확인한다. 집 주위를 역시 튼튼한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다.    

 

(육모정매표소로 가는 길)

 

다시 돌아 나와 육모정매표소길에 접어든다. 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 정식 등산로는 육모정고개로 올라가는 계곡길뿐이다.

현재 갈 수 있는 길은 세 가지 정도

첫째는 용덕사를 거쳐 육모정고개로 가는 일반적인 길

둘째는 용덕사에서 좌측 능선(해골바위능선)으로 올라 우이능선상의 헬기장 근처로 오르는 길

셋째는 용덕사 가기 전에 우측 법안사 방향으로 들어가 지능선을 타고 상장능선상의 9봉 근처로 오르는 길 등이다. 

 

 

(육모정매표소)

 

오늘 계획한 길은 해골바위능선길이다.

해골바위능선(정식명칭 없음)은 영봉과 육모정고개 사이의 참호가 있는 봉우리에서 육모정매표소가 위치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숲과 바위가 잘 어우러진 능선. 암릉지대는 규모가 크고 바윗길은 가파르고 거칠다. 능선에 완전히 올라서기까지 초행자들에게는 길 찾기가 다소 까다롭다. 바위에 서면 상장능선상의 9봉과 도봉산의 오봉과 우이남능선, 우이동 일대의 도심 등을 돌아보는 풍광이 뛰어나다.  

 

완만한 길을 따라 3분 정도 가면 법안사길이 갈라진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특이한 와불이 있는 절. 직진하면 곧 용덕사와 산길이 갈라진다. 우이동 그린파크 호텔에서 빈틈없이 이어지는 울타리가 여기서 잠시 트인다. 즉 좌측 해골바위능선을 타려면 여기밖에 길이 없다.

 

 

(법안사 갈림길, 우측이 법안사, 직진하면 용덕사로 간다)

 

 

(길게 이어지는 울타리가 용덕사 앞에서 잠시 트인다)

 

일단 용덕사에 들린다. 용덕사의 창건연대는 알 수가 없으나 마당 한 켠에 있는 오래된 석등의 잔해에서 그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좁은 계곡 옆에 축대를 쌓아 건물을 올린 사찰로 주위의 풍광이 기묘하다. 대웅전 옆의 거대한 바위면에는 마애석불이 있고, 산신각은 자연 석굴 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용덕사 요사채)

 

 

(용덕사 마애석불과 대웅전)

 

 

(산신각)

 

용덕사 갈림길로 다시 내려와 육모정고개 가는 길을 버리고 좌측 능선방향으로 오른다. 초반 길의 자취는 희미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뚜렷한 길을 만난다. 그런데 이 길은 산으로 오르는가 싶더니 계속 산허리를 감싸며 돌아간다. 혹시 길을 잘못 가지 않는 가 갈등이 생기는 길이다. 결국 내리막으로 바뀐다. 다행히 그 직전에 우측으로 올라가는 흐릿한 길이 있다.

 

조금만 올라가면 숲으로 둘러싸인 공터. 거대한 바위 아래 자연석굴이 있다. 석굴안은 4~5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다. 우측으로 조금 가면 제단이 설치된 바위. 아마 이 일대가 무속인들의 기도처인 듯하다.

 

 

(자연석굴)

 

 

(제단바위)

 

이런 장소도 있구나 하는 마음에 조금은 흥분상태가 된다.  

여기를 벗어나면서부터 오르막이 시작되고 조금씩 전망이 보인다. 용덕사계곡 너머로 도봉산의 오봉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며 답답한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우이남능선과 상장능선의 9봉 그리고 9봉에서 법안사로 이어지는 지능선 등 햇빛은 없어도 시계는 비교적 좋다.

 

 

(도봉산 전경, 우측 봉우리에서 좌측 능선은 우이령으로 이어지며, 우측은 우이남능선이다)

 

 

(줌으로 당겨본 오봉)

 

 

(계곡 아래 보이는 법안사)

 

눈앞으로는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길은 바위 사이로 힘겹게 이어진다. 잠시 후 또다시 나타나는 더 큰 바위. 바로 해골바위다. 한 면은 매끄러운 직벽의 바위 다른 면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괴물을 형상이고, 바위 아래 움푹 파여진 모습은 해골을 연상케 한다.  규모에 비해 거리가 너무 가까워 사진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처음 나타나는 거대한 바위)

 

 

(상장능선상의 9봉과 법안사로 연결되는 지능선)

 

 

(아가리를 벌린 형상의 해골바위)

 

 

(해골바위)

 

여기서 길 찾기가 까다롭다. 정면으로 길이 없을 것 같은 바위를 보면 아주 가는 줄이 달려있다. 의지를 할 줄은 아니고 가야할 방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위로 올라가면 다시 편안한 숲길. 숲길은 뚜렷하고 바윗길은 상대적으로 흔적이 흐린 곳이다.

 

 

(해골바위 안부에서 정면으로 가는 바윗길에 갈린 가는 줄)

 

다시 7m 정도의 밧줄이 걸린 바윗길이 나타난다. 이 일대가 최고의 전망지대. 보이는 시야는 거의 비슷하지만 상장능선의 9봉의 절벽 지대가 점점 대단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슬랩지대를 지나 조금 오르면 이제 반대편 능선의 코끼리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이능선도 이제 눈높이를 그리 차이를 두지 않는다.

 

 

(맞은편 능선의 암벽)

 

 

(밧줄지대)

 

 

(도봉산 전경)

 

 

(우이능선)

 

 

(좌중앙의 상장능선 9봉과 우측의 도봉산 오봉)

 

 

(코끼리바위)

 

얕은 안부를 만난다. 눈에 익은 장소. 영산법화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여기서 주능선까지는 급경사지대. 분명 몇 번 간 길임에도 순간 길을 놓친다. 다시 내려와 확인하였으나 분명 그 길이 맞다. 옛 기억을 되살려 바로 옆의 물기가 많은 급경사 바위를 기억해낸다. 얼핏 보아서는 도저히 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곳. 그 고비를 지나면 주능선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다.   

 

 

(거친 바윗길)

 

 

(주능선 오르기 직전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코끼리바위)

 

주능선과 만나는 지점을 반대로 내려가면서 찾기는 쉽지가 않다. 좌측으로 20m 가면 헬기장. 우측으로 약30m 가면 정상에 참호가 있는 봉우리이다.

참호봉우리는 영봉과 더불어 우이능선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봉우리이다. 상장능선을 한눈에 바라보며 영봉과 그 뒤 인수봉, 만경대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봉우리이다. 정상은 너럭바위로 이루어져 쉬어가기도 좋다.

 

 

(우이능선상의 헬기장, 우측 끝이 만경대이다)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좌측 만경대와 우측 백운대)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코끼리바위)

 

 

(참호봉우리)

 

 

(참호봉우리의 바위, 탱크처럼 생겼다)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해골바위 능선 상부)

 

 

(너럭바위에서 바라보는 해골바위능선)

 

이제 육모정고개까지는 지척. 

올라온 능선길이 잘 보이는 너럭바위를 지나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우뚝 솟은 상장능선의 9봉이 점점 가까워진다. 짙은 숲속으로 들어간 후 잠시 내려가면 육모정 고개에 도착한다.

 

(너럭바위를 내려가며 바라본 상장능선과 우측 9봉)

 

풍성한 물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영봉계곡에서 긴 휴식을 취한다. 어느새 하늘은 완전히 맑아지고 햇빛이 비추지만 숲 그늘은 시원하다.

 

산행시간만큼이나 긴 휴식을 취한 하루. 새로운 길의 답사는 휴식보다 더 소중한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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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 NZEO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유일한 모습입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코멘트 부탁드려요.
2006-08-11
17:15:13



김규대
211.189.207.30
몇년전 나홀로 도봉산에서 영봉 거쳐 백운대로 겨울에 오른적이 있습니다.
물론 안되는 코스지요.
도봉에서 영봉으로 가는데 경찰기동대에서 제지하는걸 부탁을 해서 통과 했지요.
님의 글과 사진을 보며 새롭다는걸 느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코스를 다녀와서 님과 같이 정확히 올려주시면 후답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06-08-04
08:00:40



고석철
60.197.140.201
전에 용덕사를 들리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아름다운 마애불도 있구 볼거리가 많군요.

해골바위도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구요.
또 다른 들머리도 알게 되었고..

모든게 이렇게 멋진
산행기를 올려 주시는 산님 덕입니다.

아프로도 계속 멋진 산행길 이어 가시길..
2006-08-04
10:42:23



라일락
124.254.230.244
멋스러운 홀로산행을 하셨군요
산행기 참하구 멋쪄요

san님~삼복더위에 건강조심하시구요
늘~~편안하소서^^^
2006-08-04
11:33:18



心山
211.222.209.147
전에 가보았던 구간이지만
기억이 새롭습니다.
산행은 2시간 45분하고
나머지 약 4시간은 오수를 즐기셨나요?
2006-08-04
13:13:16



원이
59.150.57.16
그 능선이라면..
오크밸리로 가지말고 직진해서 광명사 굿당 가기전에 좌측 울타리로 들어가면
그 바위능선으로 바로 붙던데요~~

영봉은.. 유독이 많은 갈래길들이 있는 것 같네요..
2006-08-05
06:20:35



한서락
59.9.52.135
지난 3월 5차 불,수,사,도,삼 5산종주하면서 용덕사 들렸다
혼자 맨마지막에 떨어져서리 지름길로 영봉방향으로 올라가려고
그길로 가다가 자꾸 산허리를 도는것같아서,,다시 백해서 육모정고개로
올라가 일행들과 합류한 기억이 납니다...

결국 길이 있긴 있었군요...멋진 해골바위능선 잘 알았으니
다음에 한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
2006-08-05
10:56:40



청파 윤도균
218.52.150.28

아우!
이 산행기 "북한산... 오지를 찾아서, 해골바위능선 (2006. 8. 1 화)"를
생애 불우의 명작 산행기로 남기시려
그렇게도 많은 한국의 산하를 두루 섭렵하시고
북한산을 주름을 잡으셨나요?

넘넘 아우의 가신 흔적이
역역히 살아 숨쉬는듯 체온으로 느껴 옵니다
아우!
부디 이승에서 못다한 아우의 꿈 소망!
하늘 나라에 승천하여 마음껏 나래를 펼처
이승 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 주세요

진심으로 사랑한 아우였는데...
산님 아우! 잘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