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7. 25. 23:52ㆍ☎열린文學人사랑방☎
토마토에 관한 단상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철에 과일은 더욱 맛있다.
어머니가 장을 봐 오시면 우리는 짐보따리부터 풀었다.
짐속에서는 노오란 참외나 복숭아 포도가 나올때도 있었지만
토마토가 나오는 날이 더 자주 있었다.
토마토가 다른 과일보다 값도 싸고 양도 많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토마토를 칼로 잘라서 양푼에 담고
그 위에 설탕 한두스푼을 뿌렸다.
우리들은 젓가락으로 대충 저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토마토의 신맛과 설탕의 단맛이 어우려져서 그 순간만큼은
더위도 잊을수가 있었다.
토마토에도 맛있는 부위가 있다.아랫부분의 녹색부위는
살이 많아서 맛이 없었다.한입에 쏙 들어가는 맨윗부분이
특히 맛있었다.그래서 맨 윗부분부터 골라먹었다.
개밥의 도토리처럼 마지막까지 남아있는건 아랫부분이었다.
토마토를 다 먹고 난 다음에는또 다른 맛의 하이라이트가
나를 셀레이게 했다.
바로 양푼에 고여있는 토마토 국물이다.
새콤달콤한 국물맛이 요즘 나오는 토마토 쥬스와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진국은 사골국물에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그렇게 내 유년시절의 여름은 토마토와 함께 지나갔다.
성인이 되어서는 더이상 설탕과 함께 먹지 않는다.
단맛을 좋아하는 나이도 아니거니와
설탕이 들어간 토마토는
비타민을 파괴하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도 좋지않다.
이렇게 몸에좋은 토마토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채소라기보다 과일이라는 인식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관세를 많이 물리기 위해서 토마토를 채소에서
과일로 분류해 버렸지만
유럽에서는 참 많은 요리에 토마토를 사용하고 있다.
토마토는 열을 가했을때
리코펜 성분이 활성화해지는 채소다.
열을 가하면 리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생으로 먹었을때보다 4배정도 증가한다.
단 열에약한 비타민 C는 파괴되기도 하니
유의해서 살짝 익히는게 좋다.
앞으로는 토마토가 과일이라는 인식을 깨자.
콩국수에나 한조각 들어가는 토마토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요리에 토마토를 이용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나저나 토마토를 통으로 들고 먹을때 아무리 조심해도
국물을 흘리는데 뭐 안흘리고 먹을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리코펜:항함효과와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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