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7. 16:29ㆍ☎청파의사는이야기☎
님도 보고 뽕도따고
님도 보고 뽕도따고 “진관근린공원길”을 걷다
며칠 전 조카딸 (큰누님 딸)에게 전화가 온다.
“외삼촌 오늘 (2014.3.16.일요일) 시간 되시면 저희 집에 외삼촌 두 분과 이모님 함께 놀러 오세요.”
“아니 왜? 무슨 일 있냐?”
“아냐요. 이번에 갑자기 생떼 같았던 오빠 하늘나라에 보내고 나니, 훌쩍 엄마 오빠 생각이 나면서 외삼촌과 이모 생각을 했어요.” 하고 말이다.
조카의 전화를 받고 보니 나 또한 조카들 어릴 때 때 이웃에 살다 보니 종종 놀아주곤 했지만 조카들이 성년이 되어 다 시집, 장가가고 난후에는 명색이 외삼촌이면서도 집안 애, 경지사일이 있을 때 제외하곤 언제 변변히 만나서 이야기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던 터라.
“그래 고맙다. 네가 이렇게 외삼촌, 이모를 챙겨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하는 전화로 시작된 우리의 만남은 (2014.3.16.일) 아내와 함께 부평에서 전철을 세 번이나 갈아타며 약속장소인 구파발역에서 10시 30분 만나니 우리 부부, 손아래 남동생, 그리고 막내 여동생 부부와 조카사위(심정섭)가 만나 얼싸 앉고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이어 아내와 여동생은 곧바로 조카딸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고, 우리 남정네 네 사람은 구파발역에서 시작하는 ‘진관근린공원길’을 따라 가벼운 산행을 시작하는데 이날따라 해마다 이맘때면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중국발 미세 먼지 관계로 시야가 흐리멍덩하지만, 그래도 완만한 코스로 이어지는 근린공원길을 따라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밟으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다 북한산지역 아파트지구에 입주해 사는 조카사위의 근린공원길 자랑에 귀가 솔깃해 걷는 산책길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어느 결에 봉우리를 넘어 하나 고등학교 방면으로 내려서 내친김에 진관사까지 갔다 되돌아오기로 하고 가는데, 중간에 한옥마을 분양 모델하우스가 있어 잠시 들어가 보니,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가 어쩌면 그렇게 맘에 들던지…….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한옥 분양가는 10억대를 호가 하니, 우리네 서민으로선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에 놀라 그림에 떡만 먹고 돌아선다. 이어 서둘러 진관사를 향하는데, 좌측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돌 비석이 세워져 있고, 그 비에는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태극기와 문양이 조금은 다른 태극 문양을 새긴 그림과 비문이 새겨 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하도 이상해 왜 이런 곳에 생뚱맞게 태극문양을 아로 새긴 돌비석이 있는 것일까? 관심을 갖고 다시 돼 돌아와 돌비에 새겨진 비문 내용을 확인하니 아래와 같이 태극기에 얽힌 사연이 새겨 있다.
태 극 기
三角山 마루에 새벽빗 비췰제
네 보았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를
네가 보앗나냐 죽온줄 알앗던
우리 太極旗를 오늘 다시 보앗네
自由의 바람에 太極旗 날리네
二千萬 同胞야 萬歲를 불러라
다시산 太極旗를 爲해 萬歲萬歲
다시산 大韓國
[진관사 칠성각에서 발견된 독립신문(獨立新聞) 제30호에 실린 <태극기> 시(詩) 일부]를 비에 새긴 것이라 한다.
이 태극문양은 『진관사 칠성각 해체 복원 불사 중에 독립신문을 비롯한 신문 6종 20점이 태극기 안에 싸인 채로 발견되었다. 이 유물은 1919년 중국과 국내의 항일독립운동에 실제 사용된 것으로, 진관사가 당시 서울 지역 항일독립운동의 거점 사찰이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 <진관사 태극기> 기념비는 3년 전 불기 2555년(2011) 8월 10일, 광복절 제 66주년을 앞두고 제막되었다고 한다. < 진관사 태극기> 비는 한국독립운동(韓國獨立運動) 중심에 섰던 초월(初月. 1878~1944) 스님이 보관했던 태극기 형태를 비에 새긴 것으로, 초월 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서울지역 항일운동 거점사찰인 진관사의 역사를 후세에 전하고자 조성했다고 전한다. (진관사홈페이지발췌)
그렇게 숭고한 뜻이 담긴 줄도 모르고 나는 이 비석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려 했던 것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돌비에 새겨진 ‘태극기 사랑’ 시와 비문 내용을 읽으며 머리가 숙여지며, 그 시절 진관사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한 명찰이란 사실을 새롭게 깨우치며 진관사로 가는데, 요즘 진관사는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장소를 건축하느라 일대가 각종 공사로 혼란스럽다.
그 모습 보면서 이렇게 태극기에 숭고한 역사를 간직한 진관사만이라도 옛날처럼 고요한(靜)포교 활동을 하는 사찰로 남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보지만, 솔직히 요즘 종교 시설들 하나같이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된 현실을 외면하고 내가 진관사에만 옛 모습으로 남기를 바라는 나의 생각도 모순은 마찬 가지란 생각을 한다.
한창 중수중인 진관사를 돌아보고 이어지는 조카네 집까지 가는 길은 마침 북한산둘레길 구간이라 편안하게 걸으며 동생들과 조카사위와 나누는 남정네들만의 이야기가 얼마나 깨가 쏟아질정도로 재밌고 고소한지, 지루한줄도 모르고 서너시간 걷다 보니 얼떨결에 북한산 입구 산 좋고 물좋은곳에 우리나라 전국에 널려있는 대부분 아파트 성냥각 쌓아놓은 것 같은 건축 방식과는 색 다르게 유럽스타일로 분위기 있게 조성한 조카네 가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 도착한다.
11층 조카네 집에 도착하니 외삼촌 하면서 달려 나오며 반기는 조카가 어려선 그렇게 야리야리하고 앳돼 보였는데, 외삼촌과 이모를 초대해 놓고 정성으로 차려낸 음식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에 맛은 왜 그렇게 외삼촌 입에 꼭 맞는지, 그 분위기에 흠뻑 젖어 형님 한잔, 아우 한잔 마신 소주, 맥주, 막걸리병 숫자가 어마 어마하다.
그렇게 조카의 초대 만찬을 즐기고 귀가를 하려는데, “외삼촌, 이모 잠깐만요.” 하면서 일행들 손에 들려주는 5년산 매실 원액과 온갖 먹을거리를 쇼핑빽 가득 담아 주며, 외삼촌 이렇게 우리집 방문 해주셔 고맙다며, 차를 몰아 구파발역까지 태워다 주며 “외삼촌 안녕히 가시라”는 조카딸 부부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대견하던지, 전철을 타고 집에 오는 내내 하늘에 계신 누님 생각에 눈시울이 글성해진다. 경숙아! 그리고 심서방 고마웠어.
몇년만에 가본 구파발역 분수광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 옛날 아웃도어 거리엔 '구파발역환승센터'가 생겨났다.
진관근린공원길은 분수대에서 기자촌 방향으로 조금가다
곧바로 왼쪽으로 이어지는 계단길을 따라 오른다.
동생과 매제가 나무 계단길을 앞서 오르고 있다.
곳곳에 세워진 이정표가 길 안내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즈넉한 숲길엔 먼지가 날까봐인지 삼으로 만든 깔판길로 조성되어 있다.
이 코스에서 길 모르면 바보 소리 들어도 싸다.
그정도로 길 안내가 잘 되어 있다.
려흥민씨 세장비라고 하는데 아마 조상님 묘를 이장 한것 같은데 선대 조상님의 비석이 등산로 골짜기에 아무렇게나 나자빠라져 이를 보는이의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 후손들이 있다면 최소한 등산로변에 바르게라도 눕혀 놓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진관근린공원 쉼터
잠시 가던길을 멈추고 쉬었다 갑니다.
근린공원이라 간이 운동시설도 여러곳에 보인다.
아! 산이막혀 못오시나요? 여기가 3.8선인가 웬 철조망이 웬말인가?
열번, 백번듣고 보아도 과하지 않은 산불조심 안내 현수막
여기가 하나 고등학교 입니다. 이 학교를 지나 우리는 진관사로...
건널목에서 조망하니 한눈에 북한산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한옥마을 분양 합니다.
내 맘에 꼭 들었던 한옥마을 그런데 싯가가 10억대가 넘는다.
태 극 기
三角山 마루에 새벽빗 비췰제
네 보았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를
네가 보앗나냐 죽온줄 알앗던
우리 太極旗를 오늘 다시 보앗네
自由의 바람에 太極旗 날리네
二千萬 同胞야 萬歲를 불러라
다시산 太極旗를 爲해 萬歲萬歲
다시산 大韓國
[진관사 칠성각에서 발견된 독립신문(獨立新聞) 제30호에 실린 <태극기> 시(詩) 일부]를 비에 새긴 것이라 한다.
이 태극문양은 『진관사 칠성각 해체 복원 불사 중에 독립신문을 비롯한 신문 6종 20점이 태극기 안에 싸인 채로 발견되었다. 이 유물은 1919년 중국과 국내의 항일독립운동에 실제 사용된 것으로, 진관사가 당시 서울 지역 항일독립운동의 거점 사찰이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 <진관사 태극기> 기념비는 3년 전 불기 2555년(2011) 8월 10일, 광복절 제 66주년을 앞두고 제막되었다고 한다. < 진관사 태극기> 비는 한국독립운동(韓國獨立運動) 중심에 섰던 초월(初月. 1878~1944) 스님이 보관했던 태극기 형태를 비에 새긴 것으로, 초월 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서울지역 항일운동 거점사찰인 진관사의 역사를 후세에 전하고자 조성했다고 전한다. (진관사홈페이지발췌)
진관사 둘레길 안내판
생명을 일깨워준 푸르름을 선물하는
풍요로움을 가르쳐준 세월을 견뎌내는 나무처럼...
진관사 일주문 그런데 코앞에도 뒤에서 하나같이 주차를
해 제대로된 일주문 모습 사진 한장 찍기도 쉽지 않다.
극락교를 지나
몇년전만 해도 이 삼각산 공적비가 저많큼 외딴곳에 있어 일부러 찾아들어 공덕비를 보았었는데 지금은 바로 공적비 앞에도 주차를 해놔 사진도 한컷 찍기 어렵다.
대한불교 조계종 진관사
대웅전에 새겨진 대련글
동생, 조카사위, 매제
나, 조카사위, 매제
북한산 둘레길따라
다시 한번 새겨본 진관사 태극기에 담긴비를 돌아본다.
마실길 구간 입니다.
둘레길 주변 꽃집에 핀 봄 소식
개발과정에 드러난 암벽
전국 대부분 아파트 성냥갑 싸놓은 모형의 아파트가 아닌 층수도 다양하게 유럽식으로 지은 아파트 인데 맨 위층은 복측으로 아래윗층을 다 쓸 수 있어 어르신들을 모시고 살 수 도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단지에 다양한 조형물도 여러곳에 설치되어 있다.
조카가 외삼촌들을 위해 차려낸 만찬 메뉴
자! 우리의 만남과 조카 부부의 새집살이 번성을 위하여 건배!!
평소 그런데도 한 술 한다는 사람인데, 이날따라 조카딸이 차려넨
다양한 메뉴 만찬 바람에 코가 삐뚤어질 정도로 마셨지요.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기며 기념 사진을 찍었지요.
어때요 이만하면 우리 가족들 재밌게 놀땐
놀고 일할땐 일하는 모습 괜찮지 않나요?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니 저 만큼 서녁 하늘에
시뻘건 일몰이 아파트 밀림속으로 숨으려 하고 있다.
Gooy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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