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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4시간 후면 우리 일행들은 인수봉 고독길 코스를 올라 저위 뾰족하게 생긴 귀바위를 지나 인수봉 정상에 오를것이다.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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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영할아버지의 북한산 인수봉 도전기 북한산국립공원 인수봉 정상을 오르기 위하여 나와 늘 함게 산행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암벽 산행을 한다기에 6학년 7반 도영이 할베도 함께 도전 하였다. 갑자기 내린 국지성 호우와 락뇌로 인하여 정상을 코 앞에 두고 하산해야 하는 긴박감 넘치는 상황을 동영상에 담았어요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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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기상청 일기 예보에 서울 지방은 이날 1~5밀리 정도의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 정도 비라면 오히려 뜨거운 햇볕이 내리쪼이는 날 암벽 자락에 매달려 인수봉을 오르는 것보다 암벽등반을 하기에는 더 좋은 날씨라 판단했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계획했던 '북한산국립공원 인수봉' 암벽등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일행들과 오전 8시 반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 만나 3대의 택시에 분승하여 도선사 주차장까지 편안하게 이동했다. 이곳에서부터 암벽 등반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회원들이 나눠 짊어지고 하루재 고개를 넘어 북한산국립공원 인수대피소를 지났다. 인근지대에서 야영을 한 팀들은 벌써 인수봉 정상에 올랐다 하산하고 있다.
더구나 이날이 일요일이어서 각자 자신들이 희망하는 코스에 먼저 도착해 먼저 인수봉 등반을 하려고 은근히 코스 쟁탈전이 벌어졌다. 우리 일행들이 이날 북한산 인수봉을 오르기 위한 코스는 '고독길' 코스. 우리가 코스 들머리에 도착하니 벌써 먼저 온 한 팀이 산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2번째 팀으로 북한산 인수봉 '고독길' 등반을 하게 됐다. 대장의 선으로 대원들이 오를 수 있도록 자일이 설치됐고 이날 산행에 참석한 12명 중 암벽등반 9명, 나머지 3명은 워킹 산행으로 나눠져 산행이 시작됐다.
이날 내가 인수봉 암벽 등반에 참여한다고 하니 산행 떠날 때 웬만해선 군소리 안 하던 아내가 한소리 한다.
"아니 당신이 이팔청춘인 줄 아느냐? 그렇게 험한 암벽 산행은 젊은 사람들이나 전문 산악인들이 하는 코스인데 당신 나이가 얼마인데 감히 겁 없이 그 험한 암벽을 오르겠다는 것이냐."
이렇게 구시렁거리면서 누구 과부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났냐고 한다. 그러면서도 기왕지사 참석하기로 했으니 가서 당신은 워킹 산행이나 하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나도 그런다고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장엄하고 도도하게 버티고 선 인수봉 암벽을 아래서 올려다보니 아내와의 약속은 뒷전이 됐다. 나도 한 번 도전해 봐야지 하는 오기가 생겨 슬그머니 인수봉 도전팀 대열에 끼고 말았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저 도영이 할배 망령 났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미 3년 전에 인수봉 정상을 올랐던 경험도 있다. 또 일면에선 나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은 충동이 강했기 때문에 다소 무리라 생각이 들었지만 과감하게 '인수봉 고독길 암벽등반'에 도전장을 냈다. 대장이 늘여 놓은 자일에 매달려 '엄마 젖먹을 때 힘'까지 동원해 올랐다. 그리하여 일행들에게 큰 누를 끼치지 않으며 '6학년 7반' 도영 할배 기어코 인수봉 도전에 성공하겠구나 생각하며 마음이 들떠 있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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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봉 고독길 코스 북한산 국립공원 인수봉 고독길 코스를 오르고 있는 일행들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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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탐방객이 가장 많은 산 |
북한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중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공원 면적은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 걸쳐 약 78.5㎢(약 2,373만평)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서 울특별시의 도봉구 등 총 5개구와 경기도 고양시와 의정부시를 끼고 있는 도심 자연공원 으로, 2천만 서울 시민들의 자연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북한산 백운대(836.5m)와 인수봉(810.5m), 도봉산 자운봉(739.5m)과 선인봉 등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진흥왕순수비, 북한산성 등의 문화자원을 지니고 있는 북한산국립공원은 도시 에 둘러싸인 '고립된 생태섬'이지만 그 안에 1,3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녹색 허파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천만 서울 시민들의 휴식처인 북한산국립공원은 장점은 무엇보다 수도권 어디에서도 접근이 비교적 쉽다는 점일 것이다. 수려한 자연풍광과 편리한 교통편 때문에 연평균 탐방 객수가 약 500만에 이르고 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우이령을 중심으로 크게 북쪽의 도봉산과 남쪽의 북한산 지역으로 나 뉜다. 북한산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인 백운대가 있는 북한산의 옛 이름은 삼각산으로,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를 서로 이으면 삼각형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런 산이 름을 얻게 되었다.
북한산국립공원 가운데 또 다른 축을 이루는 도봉산은 자운봉 정상 부근에 포대능선과 칼바위암릉, 만장봉과 주봉 등의 아름다운 봉우리가 있어 도봉산만 전문적으로 다니는 산행객이 생겨났을 정도로, 일요일이면 도봉산 능선에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북한산과 도봉산은 잘 발달된 거대한 화강암벽이 있어 전문 산악인들의 암벽 훈련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봉우리를 중심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산악운동은 훗날 전국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한국의 산하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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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길 오름 코스에서 일행들이 고독길 3피치에서 선두 일행이 암벽을 오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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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인수봉 정상을 얼마 앞둔 '영자크랙'에 못 미쳐 오후 1시 반이 지난 시간이었다. 좁은 암벽 자락에서 일행들이 막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를 펼치는데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며 천둥 번개와 함께 국지성 호우가 세차게 쏟아졌다. 그 상황에서도 그놈의 '먹고 사는 것이 뭔지' 마치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일순간에 밥을 먹었다. 밥을 입으로 먹었는지 콧구멍으로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허겁지겁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것.
우리 일행들은 '앞으로 전진'도, 그렇다고 '뒤로 작전상 후퇴도' 용이하지 않은 암벽 자락에서 진퇴양난의 꼴이 됐다. 혹시라도 벼락이 우리 일행을 때리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암벽에 바짝 몸을 붙이고 비가 그치기만 애타게 기도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지성 호우와 낙뢰는 더 극성을 부리며 더욱 세차게 몰아쳐 마치 망망대해에서 풍랑과 해일로 난파선의 기로에선 조각배 신세가 됐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렇게 인수봉 자락에 매달려 있는 것은 국지성 호우는 차지하고서라도 불특정 대상물을 강타하는 '낙뢰'에 전무후무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아주 극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여성 대원들은 바로 머리 위에서 "아자 자작" 소리를 내면서 때리는 벼락 소리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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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호우와 낙뢰로 하강중인 일행들 마치 전쟁상황 방불케 집중폭우와 천둥번개로 감전사고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하강하고 있는 일행들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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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모처럼 어렵게 북한산 인수봉 암벽에 재도전한 나의 생각은 달랐다. 좀 더 기다렸다 비가 그치면 남은 구간을 마저 찍고, 인수봉 정상을 밟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을 놓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섣부른 오판을 했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평생 후회하게 될지 모를 곤경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선착순 대장'의 단호한 결단에 따라 아쉬움을 남긴 채 어렵게 올랐던 암벽을 다시 하강하기로 했다. 그리고 빗물에 흠뻑 젖은 자일을 다시 암벽 자락에 내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안전장치"를 철저히 점검 확인하며 9명의 대원은 침착하게 움직였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퍼붓는 폭우는 암벽에서는 바로 실폭포가 됐다. 밧줄에 매달려 하강하는 회원들 가슴에 마치 안기 듯 쏟아져 내렸다. 나는 심지어 등산복 바지가 벗겨질 정도였다. 한 마디로 양동이로 퍼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행인 것은 이렇게 악조건에서도 일행들 누구 한 사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일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번개가 자신을 강타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순간에도 이성을 잃지 않고 전원 안전하게 암벽구간 하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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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대장 선착순님 부부 인수봉 고독길 암벽등반 코스를 선두 지휘하는 선착순님 부부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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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인수봉 대피소 방향으로 하산했다. 그런데 세상에~ 인수봉 정상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가 마치 제주의 천지연 폭포를 연상케 한다. 그 '인수봉 폭포'의 길이만도 약 150미터 정도는 되는데 세 갈래로 장엄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다. 필자는 자신이 무슨 종군기자인 줄 아는지, 비로 말미암아 배낭에 넣어둔 디카를 꺼내 생생한 현장 사진을 찍지 못하는 것을 천추의 한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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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봉 암벽에서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꼭 살아야 한다. 강하고 억세계 ... 비바람아 불지 말아다오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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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잠시 쉬며 내 뒤에서 내려온 팀, 앞서 내려온 팀들의 위급상황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보다 앞서 올랐던 팀 5명은 인수봉 정상 바로 밑에서 갑자기 쏟아져 내린 국지성 호우와 천둥 번개로 5명이 미세하게 감전되어 동시에 쓰러질 정도였단다. 또 우리보다 뒤에 올라오던 다른 팀은 바위 밑(비트)에 숨어 있다가 감전돼 전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팀은 '은폐엄폐'도 안 된 노출된 상태, 마치 '풍전등화' 같은 상황에서도 전원이 무사히 위기의 순간을 피하며 하산할 수 있어 얼마나 천만다행이던지…. 일행들은 다 함께 결과에 안위하며 함께 악전고투 산행을 한 일행에게 축하와 감사에 악수를 하며 서로 껴안으며 위로했다(특별히 '선착순' 대장의 탁월한 지휘와 현명한 판단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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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봉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위험한 인수봉 코스를 오르는 도중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신 이름모를 산님의 암벽도전 모습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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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전은 성공이 목적이지만 때로는 성공을 위한 실패가 함께 해야 최후에 더욱 값진 성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진리를 터득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산행길이었다.
비록 이날 우리들의 '북한산 인수봉' 도전은 국지성 호우와 낙뢰로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우리들의 도전은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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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을 안전하게 마치고 일행들이 풍전등화의 실황속에서 전원 안전하게 하산하여 주차장에서 기념 사진을 .... |
ⓒ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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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 : 2010년 9 월 5 일 ( 일요일) 날씨 : 국지성 호우 낙뢰동반 --> -->
산 행 지 : 북한산 인수봉 고독길 코스
산행코스 : 도선사 = 하루재고개 = 인수대피소 = 인수봉 고독길 코스 원점회귀
교통수단 : 수도권전철
산행인원 : 12명 (암벽 9명 + 워킹산행 3 명)
산행시간 : 널널 8시간 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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